방탄소년단 지민, '블랙 스완'의 비상 [가요공감]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 솔로 데뷔 포문을 열었다. 강렬하고 화려한 퍼포먼스 속 단순하고 직설적인 진심을 담아 청중의 마음을 공략하는 노련한 모습에서 데뷔 11년 차 방탄소년단 멤버로서의 능숙함과, 그룹 활동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매력이 모두 묻어난다.
17일 지민은 솔로 앨범 '페이스(FACE)' 선공개 곡 '셋 미 프리 파트2(Set Me Free Pt.2)'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번 앨범은 지민이 2013년 방탄소년단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래 처음 내놓는 솔로 앨범으로, 지난 2년 간 지민이 겪었던 생각과 마음을 담아낸 작업물이다. 앨범에는 방탄소년단 메인 프로듀서로 활약해 온 피독과 지민이 손잡고 만들어 낸 6개 신곡이 담겼다. '셋 미 프리'는 24일 앨범 발매를 일주일 앞두고 먼저 대중에게 첫 선을 보였다.
◆ 자유를 찾은 '블랙 스완', "지나간 나를 위해 손을 들어"
'셋 미 프리 파트2'는 아픔과 슬픔, 공허함 등 내면의 다양한 감정들을 떨치고 자유롭게 나아가겠다는 지민의 결연한 의지가 담긴 곡이다. 강렬한 브라스와 드럼라인이 곡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끌어올리고, 성가를 연상케 하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합창(Choir) 사운드에 오토튠 목소리가 겹겹이 쌓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민은 이번 앨범을 통해 온전히 자신을 마주하고, 아티스트 지민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밝혔다. 지난 2년 간 느낀 다양한 감정들을 진솔하게 담았다고 이야기했는데, 이 2년이라는 시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무대에 서지 못했던 시간, 그룹 활동을 일지정지하던 순간들,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 고민하던 순간 등이 모두 담겨있다.
때문에 지민의 이번 '페이스' 앨범은 자연스레 3년 전 방탄소년단이 냈던 앨범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을 떠올리게 한다. '맵 오브 더 솔' 이후 나왔던 '다이너마이트' '버터' '퍼미션 투 댄스' 3개 싱글이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세계관과 연결되지 않은 채 즉흥적으로 나왔던 곡임을 감안하고, 지난해 6월 나온 '옛 투 컴(Yet to Come)'이 활동을 멈추기 전 팬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가사 또한 방탄소년단으로서의 삶을 "제 발로 들어간 아름다운 감옥"으로 표현하던 '온(ON)'에서 한발 나아간 모습이다. '온'에서 "미치지 않으려면 미쳐야 해"라고 노래하던 소년은 "더 이상 아파도 숨지 않아 / 미치지 않기 위해 미치려는 것 / 지나간 나를 위해 손을 들어"라며 단단해진 내면을 드러낸다. "올라타 봐 / 브링 더 페인 온(Bring the pain on)"이라며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겠다던 모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기꺼이 올라타 / 나아가 버터플라이"라는 가사로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 BTS 퍼포먼스의 중심=지민, '명불허전' 급이 다른 댄스
뮤직비디오는 곡이 지닌 굳건하고 성대한 느낌을 시각화했다. 원형의 공간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형상화하고, 위와 아래, 양옆으로 가까워졌다 또 멀어지는 카메라 워크나 다양한 앵글, 조명 등 역동적인 연출로 마치 굴레 안에서도 방황과 상처를 극복하려는 지민의 의지를 드러냈다.
지민은 수십 명의 댄서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면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퍼포먼스의 중심을 이끌었다. 목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손끝, 발끝까지 쭉 뻗는 특유의 춤선을 바탕으로 파워풀하면서도 섬세한 자신만의 동작을 만들어 내는 모습에서 방탄소년단 메인 댄서로서 쌓아온 경험치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여기에 자유를 갈망하는 듯한 표정 연기까지 더해져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
퍼포먼스적으로 보자면 지민의 과거 솔로곡 '라이(Lie)', 방탄소년단의 대표곡 중 하나인 '블랙 스완(Black Swan)'를 떠올리게 한다. 지민의 첫 솔로곡이었던 '라이'는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소년의 고뇌를 담은 곡으로, 당시 안무에서 사용했던 대형 군무와 리프팅 동작 등을 그대로 차용해 웅장한 곡의 분위기를 극대화 했다. 또한 '블랙 스완'의 정체성과도 같았던 지민의 무용수 같은 순간들이 빛을 발한다.
죄수들 스스로가 자신을 감시하는 원형 감옥, 파놉티콘을 형상화한 세트의 중심에서 지민은 신 들린 듯 춤을 춘다. 내 안의 '블랙 스완'을 마주한 순간, 결국 내게는 음악 밖에 없었음을 역설적으로 깨달았던 것처럼, 지민은 사람들의 시선을 형상화한 듯한 댄서들의 손가락질 사이에서 "날 비웃어도 멈추지 않아"라며 당당히 한 팔을 치켜 든다. 마침내 지나간 시간의 고통을 털어내고, 해방을 이야기하는 듯한 마지막 뒷모습은 앨범 전체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기 충분했다.
'셋 미 프리 파트2'를 통해 화려한 비상을 알린 지민은 24일 앨범 공개와 함께 다양한 활동에 돌입한다. 23일, 24일 양일 간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펄론'에서 신곡 무대를 펼치며 KBS2 '뮤직뱅크' 등 국내 음악 방송, KBS2 '홍김동전'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팬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예정이다. 새로운 비상에 나선 '블랙 스완', 지민의 활동에 이목이 집중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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