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talk)!세상] 의친왕 이강을 알면 역사가 다시 보인다

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2025. 9.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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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황제 차남이자 순종황제 동생
일본·유럽 다니며 조선 미래 설계
‘대한제국은 멸망한 적 없다’ 주장
독립선언서 33인중 맨 처음 ‘李堈’
일제강점기 독립운동한 유일 왕족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의친왕 사동궁 양관. 1906년 건립. /의친왕기념사업회 제공

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의친왕은 누구인가? 영친왕은 알아도 의친왕은 잘 모른다. 역사 속에서 철저히 가려져 있다. 의친왕은 고종 황제의 차남이다. 순종 황제 동생이다. 하지만 명성황후 아들이 아니다. 심지어 명성황후는 의친왕 이강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정치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1877년 의친왕 이강은 도성 안 범숙의궁, 철종의 후궁 숙의 범씨 궁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덕수 장씨는 의친왕 평길을 낳았지만 명성황후 질투로 궁에서 처참하게 쫓겨났다. 이후 덕수 장씨는 숙원에서 귀인으로 추증되었다.

평길은 14살 때까지 궁 밖에서 살았다. 아니 궁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운명이었다. 가슴에 응어리를 안고 살았지만 세자 순종의 건강이 악화되자 명성황후 허락하에 1891년 궁으로 들어온다. 평길의 운명이 바뀌는 찰나, 그는 왕자의 신분인 의화군으로 조선을 생각하게 된다. 의화군은 언제나 조선의 위기 속에 있었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과 청일전쟁은 일본의 승리로 끝난다. 그리하여 청나라 군대는 물러나고, 의화군은 조선국 보빙대사로 일본국으로 향한다.

2025년 8월 15일 의친왕 70주기 기신제향을 준비하는 이준 회장과 젊은 청년들. /최철호 소장 제공


의화군 이강은 조선국 대표로 일본에 다녀온다. 1895년 특파대사로 영국·독일·러시아·이탈리아·프랑스·오스트리아까지 유럽을 다니며 세계 역사 흐름을 살펴본다. 그의 가슴은 웅대해지고 조선국 미래를 설계하게 된다. 경복궁 건청궁에서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고종은 경복궁에서 아관으로 망명길을 떠났다. 러시아공사관에서 고종은 영친왕을 낳고 1년 7일 만에 경운궁으로 환궁한다. 역사의 소용돌이가 경운궁 궁담길 주변에서 몰아치고 있었다.

고종은 경운궁 대한문 앞 환구단에서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 즉위식까지 한다. 제후국이 아니라 황제국임을 세계만방에 알린다. 왕세자는 황태자로, 의화군은 의친왕으로 봉해진다. 의친왕은 더 많은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간다. 아니 일본은 눈엣가시인 의친왕보다 나이 어린 영친왕을 그들의 왕위 계승자로 선택하였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영친왕은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가 일본군 장교가 되고 결혼까지 하였다. 대한제국의 운명이 결정지어지는 순간이다.

‘대한제국은 멸망한 적이 없다’고 의친왕은 주장한다. 의친왕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함께 항일운동을 하였다. 1919년 의친왕은 대동단 독립선언서에 ‘대한민국 원년’이라고 쓴다. 33인 중 맨 처음 이강(李堈)이라 표기되어 있다. 대한제국은 1910년 망하지 않았고,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1948년 대한민국으로 정통성이 이어졌다고 ‘의친왕기념사업회’ 이준 회장은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의친왕기념사업회는 매년 세계유산 홍유릉에 있는 의친왕 묘에서 젊은 청년들과 함께 기신제향을 봉행한다.

대한제국 육군부장(현 3성장군) 의친왕 이강의 예복 입은 모습. /의친왕기념사업회 제공


하지만 의친왕에 얽힌 역사는 많지 않다. 몇 해 전 ‘덕혜옹주’ 영화에서 상해임시정부로 몸을 숨기려한 이가 의친왕이다. 그래도 잘 모른다.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고, 망국의 멍에를 들추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알아야 한다. 의친왕과 대한제국, 의친왕과 봉황각·손병희 선생, 의친왕과 진관사 태극기·백초월 스님, 의친왕과 대동단 대한독립선언서를 조금씩 알아야 대한민국이 다시 보인다. 의친왕 이강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한 유일한 왕족이었다.

굴곡진 역사는 의친왕 후손들만의 몫이 아니다. 역사는 함께 공유되어야 한다.

/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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