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숨겨준 김봉현 친누나 처벌 못한다?...'도피교사'는 처벌 가능

친족인 범인의 도피를 도운 것은 범죄행위가 아니다. 하지만 타인을 시켜 범인을 도피시켰을 경우 친족이라 할지라도 처벌이 가능하다. 범인 스스로 타인을 시켜 도주한 경우 방어권의 행사로 볼 수 있어 어느 정도 조력을 받았는지에 따라 법원 판단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가법령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범인의 도피를 돕는 타인의 경우 친족을 제외하곤 처벌이 가능하다. 형법 151조 1항에 따르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친족 간 특례를 규정한 해당 법조 2항에 따라 친족 또는 동거 가족이 범인을 숨기거나 도피를 돕는다면 처벌하지 않는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를 도운 조카가 범인도피 혐의를 피한 것은 이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보석 상태로 재판받던 중 지난달 11일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했다. 김 전 회장의 조카 A씨는 김 전 회장이 도주한 당일 CCTV(폐쇄회로TV)에 함께 포착되는 등 김 전 회장의 도주를 적극적으로 도운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공용물건손상' 혐의만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8일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형법상 친족에게는 범인도피죄를 적용하지 않는 것을 고려해 해당 혐의를 적용했다.
범인도피죄의 대상이 되지 않는 친족이라 할지라도 타인에게 도피를 돕도록 부추겼다면 처벌이 가능해진다. 판례에 따르면 친족이 제3자를 부추겨 범인을 도피시킨다면 방어권이 남용된 것으로 보고 교사 범행을 인정한다.
최근 검찰은 도주 중인 '라임 몸통'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친누나를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렸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28일 김 전 회장의 친누나 김모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김씨가 미국 체류중임에 따라 검찰은 같은 달 30일 외교부에 여권 무효화를 요청했다. 김씨는 자신의 남자친구, 김 전 회장의 여자친구 최모씨 등과 함께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범인이 스스로 타인을 교사해 자신이 도주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조력자에게 어느 정도의 도움을 받았는지가 쟁점이 된다. 법조계에선 범인이 스스로 숨겨달라고 부탁하는 것만으로는 범인에게 도피 교사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허위 자백 등 다른 행위를 사주한다면 범인도피 교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계곡 살인사건' 등으로 1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이은해씨(31)와 조현수씨(30)은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씨와 조씨는 전날 열린 범인도피교사 혐의 2차 공판에서 은신처를 제공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은신처를 제공해달라 말한 행위 자체가 범인도피교사에 해당하는지도 판단해달라"고 밝힌 것은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13일 검찰의 1차 조사를 마친 뒤 같은 날 지인들에게 도피를 도와달라고 부탁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 등으로부터 도피를 교사받은 조력자 B(32)씨와 C(31)씨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역 인근에 있는 오피스텔 등 도피은닉 장소 2곳을 임차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인이 스스로를 숨겨달라고 타인에게 부탁하는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제3부(노정희 대법관)는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기소된 D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D씨는 2018년 10월 1개월간 집행정지를 받았으나 같은 해 11월 6일 집행정지 연장은 거부당했다. 하지만 D씨는 형집행정지 신원보증인이자 전 연인인 E씨를 찾아가 같은 해 11월 8일부터 12월 17일까지 E씨의 어머니 집에서 거주하면서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재판부는 은닉 외 다른 방법을 동원해 수사나 재판이 불가능하도록 할 경우에만 도피중인 범인을 '범인도피교사'로 처벌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D씨에게 요청해 새로운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은신처를 제공받은 행위는 형사사법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한다고 보기 어려운 통상적인 도피의 한 유형"이라고 밝혔다.
반면 2016년 대법원은 무면허 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동생을 경찰서에 대신 출두시켜 피의자로 조사받게 한 F씨에게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인정했다. 허위 자백을 하게 해 범인도피죄를 범하게 하는 행위는 방어권의 남용이라고 본 것이다. 박도민 변호사(법률사무소 수훈)은 "범인도피죄의 정범이 되는 조력자의 행위가 어느 정도 적극적이었냐에 따라서 법원 판단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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