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추천 여행지

바다를 따라 걷는 길에서 수백만 년 전 지질의 흔적과 마주칠 수 있다면, 그 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선 위에 펼쳐진 돌기둥 무리는 인간이 만든 어떤 조형물보다 더 정교하고 극적이다.
육각형으로 가지런히 솟은 바위도 눈길을 끌지만 둥글게 퍼지는 부채꼴 지형은 그 형태 자체가 하나의 기념비다. 겉보기엔 평범한 해안 데크처럼 보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옮길수록 드러나는 풍경은 전혀 다른 차원의 자연이다.
이 길은 단순히 걷기 좋은 길이 아니라 보기 드문 지질 유산을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입장료 없이 누구나 방문할 수 있어 접근성도 좋다.
여름철 무더위 속에서도 바닷바람과 그늘이 적절히 어우러져 걷기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흔한 화산암 지대에서 볼 수 있는 주상절리와 달리 이곳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형태의 주상절리 군을 보유하고 있다.

자연의 힘이 만든 구조물은 지질학적 의미는 물론 시각적인 충격까지 함께 전달한다. 바다와 지형의 압도적인 조화를 경험할 수 있는 경주 파도소리길로 떠나보자.
파도소리길
“경주 양남면 해안에 숨은 천연기념물 산책길, 다양한 지질 형태 한눈에!”

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405-5에 위치한 ‘파도소리길’은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이어지는 1.7킬로미터 길이의 해안 산책로다. 전체 구간은 목재 데크로 잘 정비돼 있어 계절이나 연령과 무관하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산책로에는 벤치와 정자, 구름다리 등의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어 중간중간 쉬어가며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길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한 해안 경관이 아니라, 그 아래에 숨겨진 특별한 지질 자원 때문이다.
이 구간을 따라가다 보면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이라 불리는 천연기념물을 바로 옆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이 주상절리는 일반적인 직선형 돌기둥 형태 외에도 기울어진 모양, 눕거나 퍼진 형태 등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어 관찰 가치가 높다.

특히 ‘부채꼴 주상절리’는 펼쳐진 부채처럼 반원형을 이루고 있는데, 세계적으로도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희귀한 형태로 평가된다.
이 구조물은 오랜 시간 화산 활동과 냉각, 압력 작용이 반복되며 형성된 것으로,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로 간주된다.
원래 이 지역은 한동안 군부대에 의해 통제돼 있었으나 2012년 군이 철수하면서 비로소 일반에 공개됐다. 이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보존과 탐방이 병행되고 있다.
파도소리길 전체는 완만한 구간이 많고 그늘도 일정 부분 확보돼 있어 여름철에도 비교적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용료는 따로 없으며, 차량 이용 시 읍천항 공용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데크를 따라 조성된 구간은 폭이 넉넉해 단체 관람이나 가족 나들이에도 적합하다. 또한 해안과 지질 경관이 동시에 드러나는 구간이 많아 사진 촬영 포인트로도 손색이 없다.
자연이 만든 조형미와 바다의 동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산책로는 경주의 대표적인 무료 자연 명소로 점점 주목받고 있다.
일상적인 해안 산책로에서 벗어나 지질과 조형이 만난 드문 풍경을 경험할 수 있는 이곳은 여름 여행지로도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과하지 않은 인프라와 자연 그 자체의 형태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파도소리길은 그 조용한 이름과 달리 한 번 다녀온 사람에게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무료이면서도 드물게 보존된 지질 유산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경주 파도소리길은 여름 바다를 다른 방식으로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최적의 목적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