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6.3지방선거 ‘내란 청산’+‘지방권력 교체’ 정도에 따라 ‘국정 전환’ 추동

김두천 기자 2026. 6. 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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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청산-정권 심판 속 격전지 경남 주목
영남권 전체 승부와 5극 3특 추동력 ‘핵심’
선거 결과 따라 총선 전 ‘정계 개편’ 중심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24년 12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응원봉과 촛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6.3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날이다. 이번 선거는 12.3 내란 사태 이후 1년 7개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1년 2개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만에 치러진다. 그만큼 '내란 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투표로 '내란 척결'을 완수하고, 기울어진 지방권력도 균형을 찾아 현 정부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2024년 총선 패배, 지난해 대선 패배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패하면 "견제 없는 권력은 오만해지고, 오만한 권력은 결국 헌정 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며 정권 독주를 막아달라고 호소한다. 주요 매개는 여당이 추진하려한 조작 기소 특검법 내 이 대통령 기소 사건 관련 특검 '공소 취소' 권한 부여다. 이 탓에 애초 '국정 안정론'에 크게 실린 무게가 '정권 심판론'으로 다소 옮겨 온 형국이다.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0곳 이상을, 국민의힘은 7~8곳 이상 당선을 바라고 있다. 결과에 따라 향후 정치 지형과 2028년 총선까지 그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크다. 거대 양당 내 계파 갈등과 당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일단 경남을 위해 일할 도지사와 시장·군수, 광역·기초의원 등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라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 이번 경남 지방선거 양상은 이전과 크게 다르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경남은 '보수 일당 독점'구조가 고착화했다. 그러던 게 2016~2017년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 국정농단 사건과 탄핵으로 말미암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018년 지방선거는 갖 1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를 향한 높은 지지율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 바람 속에 경남에서 사상 처음 민주당 소속 도지사가 당선했다. 민주당이 18개 시군 중 7곳(창원·김해·양산·거제·통영·고성·남해) 단체장을 차지하고, 광역의회 의석을 과반을 넘은 것도 전례없는 일이었다. 2022년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가 탄생 후 84일 만에 치러지는 '대선 바람' 속에 국민의힘 일당 독점 회귀로 기울었다.

이렇듯 8년 새 두 차례 지방선거는 '바람'의 작용으로 거대 양당에 손쉬운(?) 선거였다. 하지만 이번 6.3지방선거는 경남에서 당세를 키운 민주당과 보수 아성 수성을 노리는 국민의힘이 외부 요인 없이 진검승부를 벌인 첫 선거다. 허성무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역대 가장 이성적인 선거"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정당도 정당이지만 인물·공약·정책 등에 눈이 한 번이라도 더 가는 선거가 됐다.

경남 유권자들은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18명), 지역구 도의원 59명, 비례대표 도의원(8명), 지역구 시군의원(236명), 비례대표 시군의원(36명) 선거에 모두 7표를 행사해 총 360명을 뽑는다. 지역 선출 권력은 4년 동안 바뀌지 않는다. 거대 양당 특히 국민의힘에서 극심했던 공천 잡음, 후보자 과거 전과나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선거관리위원회 조사 등 각종 고소·고발 등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특히 챙겨봐야할 건 내란을 옹호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던 현역 단체장, 지방의원 후보들이 사과·반성 없이 유권자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가다. 반헌법·불법 비상계엄으로 군과 경찰, 정보기관을 동원해 국회 등을 침탈하고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한 사건에 침묵하고, 친위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윤 전 대통령을 체포와 탄핵을 막은 이들이 민주적 의사 결정을 대변할 순 없기 때문이다. 현재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원 42명 중 32명이 공천을 받아 출마한 상태다. 박완수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도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가 대법원에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보수 일당 독점'으로 회귀한 경남에서 '정권 심판론'을 크게 키우는데는 다소 어폐가 있다. 남해군을 제외하고 지역 행정·입법(조례 제정권)을 국민의힘이 독점한 현실에서 경남 민주당은 도전자 처지이기 때문이다. 정권 견제론을 경남보다는 전체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시도지사가 얼마나 당선되느냐에 따라 정부에 경고 또는 국정 기조 전환에 구실이 된다.

그럼에도 전국에서 가장 격전지로 꼽히는 경남도지사 선거 결과는 향후 정국 방향을 좌우할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으로서는 경북을 제외하고 경합지로 분류되는 경남·부산·울산·대구에서 최소한 3곳 이상 승리를 거둬야 현 정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다. 김경수 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이 도지사에 출마한 경남과 부처 이전을 이끈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출마한 부산 선거는 정부 '5극 3특' 지방주도 성장 정책 성패를 좌우할 열쇠다. 당 차원에서도 수도권과 호남을 넘어 전국 정당으로서 제 면모를 갖추려면 경남에서 승리가 꼭 필요하다.

국민의힘 또한 영남권 5개 시도 중 3곳 이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당 존립까지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인다. 3곳 광역단체장을 내주고 만에 하나 부산 북구 갑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하는 일이 벌어지면 당 주축인 영남권 의원들에게 책임론이 불 수 있다. 원내 친한동훈계에 힘이 실리고, 수도권이나 영남권 내 비주류에 머물던 중진들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개혁신당 등과 통합 논의로까지 이어지면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개편' 시나리오가 나올 수도 있다. 낙선한 시도지사 중 정치적 중량감이 큰 인사들의 다음을 노린 움직임도 시작되는만큼 장기간 내홍이 불가피하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