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 할머니 구했지만’…잿더미 된 터전, 희망 잃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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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 겨를도 없죠. 집은 잿더미가 됐고, 아들의 치료비까지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었습니다."
안방에서 할머니를 돌보고 있던 아들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창문으로 대피시켰지만 할머니는 사망했다.
김씨는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다. 아들은 혼자 움직이지도 못하고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병원에 누워 있고 병원비는 매일 100만원씩 늘어 가고 있다"며 "하루빨리 온 가족이 함께 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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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씨 순식간에 김씨 집 삼켜
창문으로 피했지만 사망한 어머니
할머니 구하려던 아들 전신 화상
병원비 수천만원… 고통의 나날
“슬퍼할 겨를도 없죠. 집은 잿더미가 됐고, 아들의 치료비까지…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었습니다.”
12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탑동의 한 건물 3층. 김상태씨(가명·67)가 새까맣게 타버린 집을 멍하니 바라봤다. 30년간 고령의 어머니를 모시며 아들, 딸과 함께 네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던 따뜻한 삶의 터전은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됐다. 함께 따뜻한 밥을 먹던 주방, 온 가족이 모여 대화를 나눴던 거실,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해줄 안락한 방까지 화마가 훑고 지나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
지난 4일 오전 6시29분께 방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는 삽시간 김씨 가족의 보금자리를 삼켰다.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이른 아침 집을 나섰던 김씨와 딸이 없는 사이 불이 난 것. 안방에서 할머니를 돌보고 있던 아들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창문으로 대피시켰지만 할머니는 사망했다. 아들은 할머니를 구하다가 팔과 다리, 얼굴까지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화상치료를 받고 있다.
5년 전 노환과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할머니를 온 가족이 돌봤다. 아들은 2년 전 직장까지 그만두고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를 보살폈다. 화상을 입어 온몸을 붕대로 칭칭 감고 기도에 연기가 차 식사도 하지 못하는 아들은 그저 할머니가 무사한지 매일같이 물어보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김씨는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슬퍼할 겨를도 없다. 장례가 끝난 뒤 남은 건 잿더미로 변한 집과 아들의 치료비. 김씨 가족이 임시거처에 머무르는 3개월 동안 집을 복구해야 하며 수천만원의 병원비를 감당해야 하는 것. 아들의 간병을 위해 김씨와 딸은 휴직을 했고 매일같이 복구 방법도 알아보고 있지만 막막하기만 하다.
김씨는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다. 아들은 혼자 움직이지도 못하고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병원에 누워 있고 병원비는 매일 100만원씩 늘어 가고 있다”며 “하루빨리 온 가족이 함께 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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