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소재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 제공=하나금융
차기 하나은행장에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선임된 데 대해 금융권에서는 "예상을 깬 발탁"이라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이승열 현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등 유력 후보들을 제치고 이 후보가 최대 계열사 수장에 오르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이 후보의 선임으로 하나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이 두터워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 이 대표를 단독 추천했다. 임추위는 후보 선정 이유로 '풍부한 현장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꼽았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금융환경에서 위기를 타개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추위는 "손님의 기반을 탄탄히 하면서 풍부한 현장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갖춘 이 후보를 적임자로 평가했다"며 "특히 하나카드 대표 재임 기간 조직에 긍정 에너지를 확산시키면서 트래블로그 카드를 히트시키는 등 영업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려 회사를 변화시킨 리더십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 이승열 행장은 그룹의 안정적 경영관리와 기업가치 제고에 전념하기 위해 행장 후보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하나금융 부회장에 내정돼 함 회장과 이 행장, 강 대표 등 총 3명의 사내이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함 회장의 내년 3월 임기연장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하나금융 측은 최근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해 주목되고 있다. 규범에 따라 함 회장은 당초 오는 2027년 2월 임기를 종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규범 개정으로 사실상 2028년 2월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가 행장으로 임기를 시작할 내년 이후 직제상 그룹 사내이사에 포함될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함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후보군이 확연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현 사내이사와 더불어 이 후보가 새로운 멤버에 포함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통상 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후보군 중 최대 계열사인 은행장을 유력 후보로 지목했던 관례를 볼 때 이 후보 역시 이번 인사 이후 급부상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그룹의 전사적 영업 업무를 담당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계열사(카드사) 대표로 왔어도 그의 영향력은 컸다"면서도 "은행장 영전 전망은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역시 그동안 언급된 이 행장, 강 대표와 마찬가지로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오른 셈"이라며 "이번 계열사 사장단인사는 유사시 경영공백을 줄이려는 후임 구도가 그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복수의 관계자는 이 후보의 행장 임기 2년, 강 대표의 추가 임기 1년 등 재임 기간에도 이목이 쏠린다고 알렸다. 또 다른 소식통은 "탄핵 정국을 맞으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금융그룹 회장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후보는 1964년생으로 대구중앙상고를 졸업하고 1981년 옛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1992년 5월부터 하나은행 소속으로 근무했다. 이후 하나은행 대기업영업1·2부장, 서초중앙영업본부장, 강남서초영업본부장(전무), 중앙영업본부·그룹장(전무), 영남영업그룹장(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신병근·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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