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5천만원짜리 키즈카페가 있다고?”…대체 뭐가 다르길래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9. 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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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수백~수천만원대
프리미엄 키즈카페 확산
영어 요가·미술·체스 제공
단순 놀이 시설 뛰어넘어
탁아 역할까지 수행하며
백화점 VIP 유입에 한몫
베트남 등 해외로도 넓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있는 프로맘킨더 매장에서 아이가 외국인 크루와 화산 관련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 신세계]
고가의 프리미엄 키즈카페에 공을 들이는 백화점이 늘고 있다. 프리미엄 키즈카페는 이용 요금이 일반 키즈카페 대비 2배 이상이거나 수천만원대 회비를 내야 한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도 자녀에게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VIB(Very Important Baby, 매우 소중한 아이) 트렌드를 타고 백화점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29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이 백화점은 프로맘킨더, 더브릭, 블루타이거 등 프리미엄 키즈카페 개수를 2021년 4개에서 올해 8개까지 2배로 늘렸다. 이중 프로맘킨더와 블루타이거는 멤버십 회원 위주로 이용하는 시설이다. 블루타이거의 경우 실버 회원은 연회비 500만원에 한 명의 아이가 100시간을 쓸 수 있다. 블루는 2년간 1000만원에 두 명의 아이가 200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최고 등급인 하이퍼의 경우 5000만원을 내고 5명이 무제한으로 사용하는데 여기엔 조부모 2인의 시니어 대상 프로그램까지 포함된다.

프리미엄 키즈카페는 단순 놀이를 넘어 교육이 이뤄진다는 점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일례로 프로맘타이거에서는 영어를 쓰는 원어민 크루(직원)와 함께 모형 화산 만들기 체험, 미술 공예품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흥미로운 활동과 영어 수업을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외국어에 노출되게 하려는 것이다. 더브릭 키즈카페는 다양한 색상과 모양의 레고 블록을 활용해 창의력을 키우는 놀이를 할 수 있다. 1시간당 1만5000원의 요금을 받아 일반 키즈카페의 2배에 해당한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프로맘킨더 매장에서 아이가 외국인 크루와 함께 영어 놀이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 신세계]
프리미엄 키즈카페에 힘주는 건 신세계뿐만이 아니다.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엔데믹(일상적 유행) 이후 프리미엄 키즈카페를 지속 늘려가고 있다. 실제로 올해에만 3개 시설을 새롭게 오픈했다. 대표적으로 타임빌라스 수원에 지난 2월 키즈 테마파크인 바운스를 오픈했고, 지난주에는 프리미엄 영어 키즈클럽인 블루타이거를 열었다. 올해 4월 대구점에 지역 최대 규모 키즈파크 메타시티를 개점했다. 메타시티는 디지털 챌린지존, 미디어 뮤지엄존, 경주용 카트 등 50여종의 놀이시설로 꾸며졌다. 아이뿐 아니라 엄마와 아빠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방과 PC방까지 갖췄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메타시티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사진 = 롯데쇼핑]
현대백화점은 격렬한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액티브형 키즈카페 위주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프리미엄아울렛에 입점한 챔피언·타이거릴리는 200평 이상의 대규모 시설에 고공 놀이기구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2시간에 최대 2만9000원으로 일반적 키즈카페 대비 80% 상당 높다.

백화점이 프리미엄 키즈카페를 늘려가는 이유는 가족 단위 방문객은 매출 신장 효과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모에 자녀들까지 한 번에 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보니 가전, 가구, 키즈상품, 식품까지 전반적으로 판매를 늘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메타시티 개장 이후 아이 동반 가족 단위 고객의 방문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5~8월 이 지점 키즈 상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키즈카페를 유치하면 자연스럽게 아이 동반 가족 단위 고객들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키즈 상품군 매출 증가 효과도 나타난다”며 “앞으로도 패밀리 친화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메타시티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사진 = 롯데쇼핑]
아이를 덜 낳는 만큼 한 아이당 지출이 늘어나는 것도 프리미엄 키즈카페 인기의 원인이다. 권정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요즘 가정별 아이 숫자는 소득에 비례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여유 있는 사람이 아이에 더 많이 투자한다”며 “키즈카페에서도 부모를 넘어 조부모 결제까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들은 프리미엄 키즈카페를 해외로도 넓혀갈 계획이다. 저출생에 따른 텐포켓키즈(한 아이에게 부모 조부모 삼촌 이미 등 10명이 지갑을 여는 모습) 현상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9월 그랜드 오픈한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 익스트림 키즈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유명한 챔피언1250과 직업 체험 테마파크인 키자니아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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