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유권자는 美대선 승자 가를 한끗”
“주요 경합지로 꼽히는 조지아주
4년전엔 재검표 끝 바이든 승리
초접전 대선 한국계 역할 커져”
“8만 명이 넘는 미국 조지아주의 한국계 유권자는 11월 5일 대선의 ‘승자를 가를 한 끗’(margin of victory)입니다.”
11월 미국 대선의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조지아주의 샘 박 주(州) 하원의원(39·민주당)이 12일 동아일보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계 유권자는 차기 미국 대통령을 결정할 힘이 충분하다”고 했다. 이번 대선이 초접전 양상을 띠고 있지만, 결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이길 것이라 자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조지아주에서 재검표까지 가는 소동 끝에 트럼프 후보에 1만1000여 표 차(0.25%포인트)로 신승했다. 이 결과에서 보듯 원래 공화당 우세였던 조지아주는 최근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북동부에서 많은 주민이 이주해 좀처럼 선거 판세를 점칠 수 없는 곳이 됐다.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16명이 걸려 있어 대선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1985년 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에서 태어난 그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4년 어머니의 암 진단을 계기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공공 의료보험 ‘메디케이드’ 덕분에 어머니가 항암 치료 기회를 얻어 2018년까지 생존했다며 “정치가 한 가족 전체의 삶을 바꿀 수 있음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가 10일 해리스 후보와의 TV토론에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의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주민들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한 발언은 큰 패착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트럼프 후보가 2020년 대선에서 진 것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러 증오범죄의 표적이 된 아시아계 유권자가 결집했기 때문”이라며 두려움 없이 살고 싶은 이민자 출신 유권자가 이번에도 투표로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50개 주정부의 권한이 강한 미국에서 총 5400여 명에 이르는 주 하원의원 중 한국계는 박 의원을 포함해 불과 10여 명에 그쳐 인구에 비해 적은 편이다. 박 의원은 “더 많은 한국계가 공직에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를 민주당 승리에 유리한 요인으로도 봤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조지아에 온 젊은층이 바이든 행정부의 첨단 제조업 유치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파성이 옅고 실용적 성향이 강한 젊은층이 “째째한 정치 싸움을 뒤로하고 번영과 전진을 위한 선택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만만치 않은 싸움이지만 해리스는 최근 조지아에 부쩍 늘어난 이민자와 젊은층을 위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지도자”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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