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조용히 판을 바꿨다. 수십 년간 하이브리드의 상징이었던 ES가 이번엔 순수 전기차로 돌아왔다. 9월 14일, 렉서스코리아가 8세대 완전변경 '올 뉴 ES'의 사전계약을 시작했고, 공식 출시는 10월 13일로 잡혀 있다. 브랜드 최초의 배터리 전기차인 ES350e가 수입 전기 세단 시장에 던진 질문은 단순하다. 7,160만원이면 어떤 선택이 맞나.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싸다
이번 올 뉴 ES 출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가격 구조다. 전기차 기본 트림 ES350e 프리미엄이 7,160만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동급 하이브리드 ES350h 기본 트림은 7,290만원. 배터리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130만원 더 저렴하다. 전기차는 배터리 가격 탓에 항상 하이브리드보다 비쌌던 기존 공식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렉서스코리아 측은 '전기차 전환 가속'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서 읽히는 메시지는 더 직접적이다. 하이브리드 살 돈이면 전기차를 사라는 신호다.

ES350e 스펙 — 227마력에 복합 478km
ES350e의 파워트레인은 77kWh 배터리와 227마력 싱글 전기모터 조합이다. 환경부 인증 기준 복합 주행거리는 478km(도심 503km, 고속 448km). 저온에서도 복합 379km를 확보했다.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바디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전기차에 맞게 더 매끈하게 다듬었다.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 렉서스 커넥트 등 첨단 편의·안전 사양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렉서스가 줄곧 앞세운 강점은 정숙성과 승차감이다. 내연기관 특유의 진동 없이 더 고요하게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기화가 ES의 본래 성격을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 아이오닉6 AWD가 있다
더 뉴 아이오닉6 롱레인지 AWD 2026년형 공식 가격은 5,660만원이다. 렉서스 ES350e와 가격 차이를 계산하면 정확히 1,500만원(7,160 - 5,660 = 1,500만원). 출력은 325마력으로, 렉서스 ES350e의 227마력보다 98마력 앞선다. 현대의 e-GMP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에 800V 초급속 충전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350kW 급속 충전기와 만나면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18분이면 충분하다. 아이오닉6 AWD는 앞뒤 두 모터 구성으로 각 바퀴 구동력을 독립 제어한다. 눈길이나 급가속 상황에서 두 모터가 즉각 반응하며 균형을 잡는다. 전기차 전용 AWD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 배분은 렉서스 ES350e의 싱글 전기모터 구성으로는 얻기 어려운 영역이다. 1,500만원을 아끼면서 더 강한 모터와 AWD 기술까지 얹는다는 게 이 비교에서 국산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명확한 포인트다.

두 차의 지향점은 다르다
물론 두 차는 전혀 다른 가치를 판다. 렉서스 ES350e는 수십 년간 쌓인 브랜드 신뢰, 정숙하고 부드러운 완성도의 프리미엄 세단을 앞세운다. 전기차로 바뀌었어도 렉서스 오너들이 오랫동안 원해온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이동 경험'은 유지된다. 반면 아이오닉6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기술 경쟁력, 빠른 충전 속도, 국내 광범위한 서비스망의 편의성이 강점이다. 실용성과 퍼포먼스에 집중한다면, 같은 예산에서 국산이 내줄 수 있는 답이 더 많아 보인다.

어떤 구매자에게 ES350e가 맞나
렉서스 ES350e가 딱 맞는 구매자 유형은 명확하다. 자동차는 무엇보다 조용하고 편안해야 한다는 주의,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실제 구매 결정 기준으로 삼는 층이다. 반면 충전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거나, 같은 예산 안에서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이 예산대 국산 선택지가 훨씬 넓다. 7천만원 예산 앞에서 브랜드 감성과 실질 스펙 중 무엇을 고를 것인지, 그 선택이 이 두 차를 결정짓는다.

10월 13일, 답이 나온다
렉서스 올 뉴 ES 공식 출시일은 10월 13일이다. 지금 사전계약을 넣으면 그때 차를 받는 구조다. ES300h가 수십 년간 쌓아온 충성 고객층이 얼마나 전기차 ES350e로 전환할지가 렉서스코리아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다. 한 가지 확실한 건, 7,160만원짜리 전기차가 같은 브랜드 하이브리드보다 싸다는 사실이 나왔고, 그 돈으로 국산 전기 세단을 사면 1,500만원 남는다는 계산도 함께 나왔다는 것이다. 나라면 어느 쪽인지, 솔직히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