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과학으로 읽는 후성유전의 신비 ‘유전자 스위치’[화제의 책]

우리는 유전자에 새겨진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가능할까?
후성유전학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우리 몸의 시스템을 밝히는 유전학의 한 분야다. 주로 타고난 유전자의 변화 없이도 환경과 경험에 따라 형질이 달라지고 그 형질이 유전되는 현상을 연구한다. 후성유전학 연구가 본격화된 이후 생물학과 유전학의 판도는 뒤바뀌고 있다.
DNA 구조를 풀어 노벨상을 받은 제임스 왓슨 박사는 후성유전학에 대해 “당신은 DNA 염기서열 그 이상의 무언가를 자손에게 전달할 수 있다. 후성유전학은 유전학 중에서도 정말로 우리를 흥분시키는 분야다”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유전자를 조절하는 스위치이자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스위치인 후성유전. 그 연구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자못 궁금해진다.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교수로 오랜 시간 후성유전학 강의를 진행한 장연규가 그 궁금증을 단번에 풀어준다. ‘유전자 스위치’(히포크라테스)를 통해서다. 이 책은 후성유전학의 기본 원리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동시에 최신 연구 결과들의 동향과 전망에 대해 소개한다.
후성유전은 생명체가 태어나고 성장하며 자손을 남기는 등 우리 몸의 수많은 과정에 개입하는 생명 현상 중 하나다. 따라서 ‘유전자 스위치’를 접하는 독자들은 후성유전학뿐만 아니라 우리 몸이 작동하는 다양한 원리와 신비에도 접근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읽기 쉽게 쓰였다는 점이다.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생물학의 기본적 개념인 유전자의 원리부터 복잡한 분자 수준의 후성유전 작용까지 순차적으로 설명한다. 유전자의 형태와 구조 그리고 후성유전이 영향을 끼치는 각각의 과정과 작동이 삽화로도 표현돼 이해에 도움을 준다. 단 한 권의 책으로 후성유전을 이해하고 싶다면 ‘유전자 스위치’는 괜찮은 선택이 될 듯하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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