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 없어도 강하다' 현대건설, 똘똘 뭉쳐 1위 추격… 양효진 8,400득점 금자탑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이 외국인 주포의 결장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원팀'의 저력을 발휘하며 정규리그 1위 경쟁의 불씨를 끝까지 살려냈습니다. 주전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고른 활약과 세터 김다인의 환상적인 경기 운영이 빛난 한판이었습니다. 특히 '리빙 레전드' 양효진은 은퇴를 앞두고 대기록을 작성하며 코트를 수놓았습니다.

현대건설은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1, 25-27, 25-22, 25-23)로 승리했습니다. 2연패에서 탈출한 현대건설은 승점 65점(22승 13패)을 기록, 선두 한국도로공사(승점 66점)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주포 없으면 우리가 낸다"… 나현수 생애 최다 20점 폭발

이날 현대건설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팀의 득점을 책임지던 외국인 선수 카리 가이스버거가 무릎 통증으로 명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쳤습니다.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선 나현수는 블로킹 4개를 포함해 양 팀 국내 선수 중 최다인 20점을 몰아치며 카리의 공백을 완벽히 지웠습니다. 본인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운 만점 활약이었습니다. 여기에 자스티스(17점), 이예림(16점)이 좌우에서 화력을 보탰고, 양효진이 중앙에서 14점을 기록하며 상대 블로커들을 무너뜨렸습니다.

"카리가 빠지면서 선수들이 더 큰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를 믿고 연결해주는 후속 동작들이 훌륭했다. 지고 있어도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이번 승리의 가장 큰 수확이다."

'8,400득점' 양효진의 라스트 댄스… 깨지지 않을 기록

이날 경기의 또 다른 주인공은 단연 양효진이었습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그녀는 이날 14점을 추가하며 정규리그 통산 8,406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V-리그 567번째 경기 만에 세운 금자탑입니다.

양효진은 득점뿐만 아니라 블로킹에서도 4개를 추가하며 통산 1,748블로킹을 기록, 이 부문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건히 했습니다. 2위 그룹과의 격차가 워낙 커 당분간 깨지기 힘든 '불멸의 기록'이 될 전망입니다. 은퇴를 앞두고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면서도 묵묵히 중앙을 지키는 그녀의 '라스트 댄스'에 대전 홈팬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효진이가 몸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은퇴 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앙에서 버텨주는 존재감만으로도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된다. 전설의 마지막 여정에 대기록까지 더해져 더욱 뜻깊다."

김다인의 완벽 분배와 정관장의 끈질긴 저항

세터 김다인의 조율 능력도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어느 한 명에게 공격이 쏠리지 않도록 속공과 오픈 공격을 적재적소에 섞어 정관장의 수비 라인을 흔들었습니다. 특히 4세트 승부처에서 터뜨린 연속 서브에이스는 경기의 흐름을 현대건설 쪽으로 완전히 가져오는 결정타였습니다.

반면 최하위 정관장은 홈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사력을 다했습니다. 자네테가 양 팀 최다인 23점을 올렸고, 신인왕 후보 박여름이 16점을 기록하며 맹추격했습니다. 2세트를 듀스 끝에 가져오며 기세를 올렸으나, 경기 후반 현대건설의 조직력과 노련미를 넘어서지 못하며 아쉬운 패배를 안았습니다.

운명은 13일 인천으로

이제 시선은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경기로 향합니다.

도로공사 승리 시: 승점 3점을 따내면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됩니다.

도로공사 패배 시: 승점 차가 유지되거나 좁혀진다면 18일 열리는 현대건설의 최종전(vs GS칼텍스) 결과에 따라 정규리그 우승팀이 가려지게 됩니다.

주포 카리의 결장에도 '나현수 카드' 적중과 양효진의 대기록 작성으로 승리한 현대건설이 도로공사를 1점 차로 압박하며, V-리그 여자부 1위 경쟁은 역대급 안개 정국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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