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잠수함 계약, 한국이 승기 잡았다... '가격 못 밝힌' 독일의 패착"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가 직접 한국과 독일의 잠수함을 탑승하면서 캐나다에서도 이에 대한 후속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캐나다 CTV News는 한국과 독일의 입장을 전하면서

한 달 사이에 독일 킬의 조선소와 한국 거제의 바다를 오가며 잠수함에 올라탔죠.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1,000억 달러 이상의 잠수함 구매 계약을 앞두고 벌어진 일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같은 잠수함 계약을 두고 경쟁하는 한국과 독일의 태도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입니다.

캐나다 CTV News에 따르면 한국 한화오션은 당당하게 견적을 제시하며 구체적인 인도 일정까지 공개했지만,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TKMS)은 "우리 독일인들은 매우 진지해서 대략적인 가격을 외치지 않는다"며 견적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과연 이 대조적인 두 접근 방식 중 어느 쪽이 캐나다의 마음을 사로잡을까요?

절박한 캐나다의 사정


캐나다가 얼마나 절박한지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캐나다 왕립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4척인데, 그중 실제로 운용 가능한 건 단 한 척뿐입니다.

더 심각한 건 이 함대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교체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2035년까지 전체 함대가 노후화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겁니다.

캐나다 해군 최고 사령관 앵거스 탑시 중장의 말은 이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잠수함이 빨리 필요해요." 간결하지만 절박함이 느껴지는 한마디입니다.

탑시 중장은 독일 기술이 한국으로 이전되는 데 35년이 넘게 걸렸다는 사례를 들며, 캐나다에서 직접 건조하는 방안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척을 건조하는 데만 처음부터 끝까지 약 6년이 걸리는데,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죠.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장관은 2025년 연방 예산에 국방비로 800억 달러 이상을 배정했지만, 정작 잠수함 구매 비용은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구매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 확보는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습니다.

일부 국방 분석가들은 이 점을 이상하게 여겼지만,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카드를 먼저 공개하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오션의 자신감 넘치는 제안


10월, 카니 총리와 맥귄티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화오션은 자신감 넘치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두 정치인은 한화의 KSS-III 잠수함 선체 내부로 7미터 깊이까지 직접 잠수하며 함정을 체험했습니다.

한국이 이미 실전 배치한 검증된 모델을 보여준 것이죠.

한화의 제안은 구체적이고 명확했습니다. 2032년까지 첫 번째 함정을 인도하고, 2035년까지 세 척을 추가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후 매년 한 척씩 추가 인도하여 2043년까지 12척 전체를 완성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습니다.

무엇보다 한화는 잠수함 한 척의 건조 비용이 약 2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견적까지 공개했습니다.

거제 조선소의 규모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축구장 900개 크기의 이 조선소에는 로봇 기술과 결합된 최첨단 설비가 갖춰져 있고, 3만 1천 명의 직원이 연간 40척의 군함과 상선을 건조하고 있습니다.

잠수함은 매년 한 척씩 조립 라인에서 꾸준히 생산되고 있죠.

이는 한화가 약속한 납기를 지킬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췄다는 증거입니다.

한화의 제안에는 실질적인 경제적 이점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조기 인도를 통해 캐나다가 노후 함정을 일찍 퇴역시키면 유지 보수 및 수리 비용으로 1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습니다.

또한 잠수함 인도 전에 캐나다 해군과 합동 훈련을 실시하겠다는 제안도 내놓았죠.

한화 관계자는 "경쟁사는 자사의 일정을 따라올 수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독일의 신중한, 아니 애매한 접근


반면 독일 TKMS의 태도는 사뭇 달랐습니다. 카니 총리가 8월 독일 킬의 조선소를 방문했을 때, 그는 바다가 아닌 생산 라인에서 잠수함을 봤습니다.

TKMS가 홍보하는 Type 212CD 모델은 2027년까지 완성되지 않을 최신 모델이었죠. 즉, 아직 검증되지 않은 함정인 겁니다.

TKMS CEO 올리버 부르크하르트의 발언은 독일의 접근 방식을 잘 보여줍니다. "저희 독일인들은 매우 진지합니다.

계산을 하거나 대략적인 가격을 외치지 않습니다." 그는 캐나다 정부의 공식 제안 요청서(RFP)를 받아보기 전까지는 가격을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부르크하르트는 잠수함이 "30만 개의 보안 관련 부품"을 포함한 가장 복잡한 무기라고 강조하며,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명확히 알기 전까지는 가격 범위를 제시하기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11월 말 이전에 RFP 문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덧붙였죠.

그런데 독일 국방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의 발언은 좀 더 솔직했습니다.

그는 맥귄티 국방장관과의 회담 후 기자들에게 "한국인들은 훌륭한 잠수함을 만들지만, 우리는 더 나은 잠수함을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려해야 할 점은 가격입니다. (한국산 잠수함이) 1달러나 2달러 정도 더 저렴할 수도 있고, 또 하나는 믿을 만한 파트너가 누구냐는 겁니다"라고 덧붙였죠. 212CD가 더 비쌀 수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생산 능력과 납기의 차이


현재 TKMS는 2027~2028년까지 매년 최소 3척의 잠수함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독일이 6척, 노르웨이가 4척을 주문한 상태죠. 하지만 캐나다 주문이 추가되면 생산 일정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TKMS는 캐나다에 제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부르크하르트는 공장 건설에 3년에서 5년이 걸리고 인력 양성에도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제안은 첫 6척은 독일에서, 나머지 6척은 캐나다에서 건조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노르웨이는 비용 절감을 위해 캐나다에 정비 시설 설계도를 제공하겠다고도 했죠.

반면 한국은 이미 가동 중인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앵거스 탑시 중장도 독일과 한국 모두 2035년까지 캐나다에 최소한 한 대의 대체 잠수함을 인도할 수 있는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한국의 생산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가 2032년 첫 인도, 2035년까지 4척 인도를 약속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죠.

산업 협력과 전략적 파트너십


한화오션은 단순히 잠수함만 파는 게 아니라 캐나다 산업계와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12개 이상의 캐나다 기업과 기술 활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죠. 밥콕 캐나다, CAE, 개스톱스 같은 캐나다 파트너들이 거제에서 카니 총리를 맞이했을 때, 이는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이미 구축된 협력 네트워크를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맥귄티 국방장관이 강조한 조건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낙찰 기업은 캐나다산 철강 사용 같은 산업적 이점을 제공하고, 국내 기술과 전문성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죠.

한화는 이 요구사항을 선제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독일과 노르웨이도 나름의 카드를 내놓았습니다.

독일이 캐나다로부터 해군 함대와 민간 항공기에 대한 캐나다 전투 관리 프로그램을 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제안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주 동안 캐나다와 한국은 새로운 안보 및 방위 협력 파트너십에 서명했습니다.

군사 훈련 협력 확대뿐만 아니라 방위 산업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이 파트너십은 한국의 입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NATO 카드와 새로운 안보 축


유럽 측은 캐나다가 NATO의 잠수함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동맹과의 유대감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노르웨이 국방장관 토레 산드비크는 "우리는 함께 정비하고, 함께 개발하고, 함께 승무원을 훈련시키고, 나아가 함께 항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래된 동맹 관계를 활용한 설득인 것이죠.

하지만 한국도 NATO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한화로부터 로켓 발사기와 미사일을 구매하고 있으며, 발트해 순찰을 위해 KSS-III 구매도 고려 중입니다.

한국은 더 이상 NATO 밖의 국가가 아니라 NATO와 협력하는 주요 파트너로 자리잡고 있는 겁니다.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위협 속에서 전시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도 역설적으로 강점이 되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군비 생산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절박함이 한국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거제 조선소의 로봇 기술과 연간 40척의 군함 생산 능력은 그냥 나온 게 아닌 것이죠.

캐나다의 선택은 결국 가격과 신뢰, 납기와 전략적 파트너십 사이의 균형을 찾는 작업이 될 겁니다.

한화는 투명하게 카드를 공개하며 "우리는 이만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우리는 더 좋은 걸 만들지만 가격은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말하고 있죠.

데이비드 페리 글로벌 어페어스 인스티튜트 전문가의 지적처럼, "정부 계약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자금 출처가 있어야" 하는데, 견적 없이 예산을 세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연말까지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 계약의 향방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