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격은 그만합시다”…미·이란 휴전, 핵물질 처리 막판 쟁점

임성현 특파원(einbahn@mk.co.kr),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6. 5. 24. 23: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이란 휴전 MOU 합의 임박
이란, 호르무즈 해협 기뢰제거
미국은 이란산 석유 판매 허용
이란 자산 동결과 제재 해제는
구체적 성과에 따라 적용키로
미·이란 합의 불발에도 대비
美공중급유기 50대 중동집결
이란전쟁이 발발한 지 3개월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이 임박했다고 밝히면서 실제 전쟁이 종식될지 주목된다. 협상과 전쟁을 병행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에 힘을 싣고 있지만 그동안 수차례 최종 합의 직전에 원점으로 돌아갔던 전례에 비춰 막판까지 양측의 ‘전리품’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서명을 앞둔 양해각서(MOU)에는 60일간 호르무즈 해협은 통행료 없이 개방되며 이란은 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해 선박 통행을 허용하는 안이 담겼다. 미국은 그 대가로 대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이란산 원유 판매도 허가할 계획이다. 미국으로선 이란에 대한 반대급부 제공뿐만 아니라 급등하는 국제유가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다만 핵문제가 여전히 막판 협상 쟁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이란은 중재국을 통해 미국에 우라늄 농축 중단과 핵물질 포기에 대해 양보할 의향을 밝혔다. 미국 측에선 향후 핵협상 과정에서 이란이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60일 전에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미국이 초기 합의로서 이란에 고농축 우라늄 포기를 요구했고, 이란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우선 우라늄 비축분 포기에 합의하고 핵 프로그램은 향후 논의하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핵문제는 종전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그동안 미국과 이란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엇갈렸던 만큼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최종 합의는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이와 관련한 대화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상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만족스럽게 처리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나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는 합의에만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는 그동안 양국 간 협상 때마다 번번이 발목을 잡아온 최대 쟁점이다. 이란은 60%의 고농축 우라늄 약 440㎏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비축분을 미국이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이란전쟁을 감행한 명분으로 공언한 만큼 분쟁 장기화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집권 시기 이란과 핵협정을 통해 이란이 비축 우라늄을 러시아에 넘긴 바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측 대미 협상 대표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오른쪽)이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ICANA·AP연합뉴스
이란은 협상 진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쟁점에선 엇갈린 입장을 나타내며 신중한 모습이다. 앞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대화가 이견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지만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과 핵물질 처리 문제를 두고선 합의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바가이 대변인은 “핵 문제의 자세한 내용은 현 단계에서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무관한 일로, 연안국인 이란과 오만 간 협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전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장남 결혼식에 불참한 것은 물론 애초 메모리얼 데이 휴일을 맞아 뉴저지 골프장에 체류하기로 했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백악관에 머물렀다. 전날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재공습을 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협상이 급진전되며 상황이 바뀌었다.

앞서 인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후든, 내일이든, 아니면 며칠 후든, 우리가 발표할 내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과 협상을 담당해온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자신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만나 이란이 보내온 최신 답변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은 이란과 막판 합의 불발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어떤 국가도 이란이 곧 겪을 것만큼 강력하게 타격을 받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미국 고위 국가안보팀 회의를 열고 협상 상황과 함께 회담 결렬 시 시나리오도 보고받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재공습에 대비해 미국 공중 급유기 50여 대가 이스라엘 공항에 집결한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 3월 초 36대 수준이던 급유기는 4월 초 휴전 발효 시점 47대로 늘었고, 이번 주 기준 52대가 포착됐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