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 "10년간 드라마 거절, '응사' 이후 욕망 휩싸여.." 슬럼프 극복기 [★FULL인터뷰]
정우는 17일 개봉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감독/각본 김민수)(이하 '더러운 돈')로 관객들을 찾아갔다. 수사는 '본업' 뒷돈은 '부업', 두 형사 명득(정우 분)과 동혁(김대명 분)이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 정우는 낮에는 수사하고, 밤에는 불법업소의 뒤를 봐주며 뒷돈을 챙기는 형사 명득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더러운 돈'은 정우와 같은 서울예대(서울예술대학) 영화과 출신인 김민수 감독의 연출 입봉작으로, 이들의 특별한 인연이 결실을 맺어 주목을 끌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민수가 저랑 유미 씨의 결혼 기사가 나왔을 때 '이 형 뭐지?' 하며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웃음). 하지만 저는 정말 기억이 안 난다. 근데 유미 씨는 당시에도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을 때라, 학생들 사이 유명해서 민수가 그 말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던 거라더라"라고 웃어 보였다.
이 일화를 접한 아내 김유미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정우는 "얘기했더니 유미 씨도 무섭다고 했다"라면서 "저는 사실 유미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저희 학교 출신인 줄도 몰랐다. 서울예대 출신분들이 너무 많으니까. 저랑 작품 했던 사람들 거의 다가 서울예대를 나왔을 정도다. 정말 몰랐어서, 그런 말을 했던 게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랬다"라고 김유미와 '천생연분'임을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정우는 대학 동문 김민수 감독의 뒤늦은 입봉을 자신의 일처럼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그는 "학교 다닐 때 큰 친분은 없었지만 이 친구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너무 궁금하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첫 미팅 자리를 가졌었다. 사실 데뷔작이고 주연 배우한테 본인 작품을 직접 소개한다는 게 얼마나 긴장되고 부담스럽겠냐. 더군다나 같이 학교를 다녔던 형 앞에서. 저도 실제로 제 친구 앞에서 오디션을 본 적이 있어서, 당시 여러 복합적인 기분이 들고 정말 희한한 감정이 들었던 게 생각이 났다. 오디션장에서 받은 배려, 매너는 감사함과 리스펙트가 있었는데 거기를 가기까지가.. 처음에 오디션을 안 본다고 했을 정도였다. 스무 살에 만난 친구 앞에서 오디션을 본다는 자체가 기분이 묘해서. 그래서 민수가 말한 적은 없지만 민수도 그런 엇비슷한 감정이 있진 않았을까 싶었다. 난 먼저 데뷔한 상태이니, 어떻게 보면 민수가 저를 꼬셔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말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왜 그러냐면, 저는 다른 작품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는데 민수는 이 작품을 하기 위해 수십 년을 기다렸으니까. 우리가 스무 살 대학교 때 만나서 서로 같은 꿈을 꾸며 걸어 나갔던 동기였는데, 나는 어쨌든 다른 작품이 있는데, 민수에겐 이 작품밖에 없어서 마음이 더 그랬다. 그게 배우와 감독의 차이인 거 같다. 물론, 다작하는 감독님이 많이 계시긴 하겠지만 코로나19 이후 한국 영화 시장이 더 위축되다 보니 여러 많은 감독님이 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라서, 가슴이 아팠다"라고 터놓았다.
이어 그는 "어떤 표현을 써야 할지 모르겠는데 고뇌, 갈등하는 명득을 연기하는 내 모습이 안쓰러웠다.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발광하는 제 모습이 너무 보이는 거다. 이 무렵 찍은 영화 '뜨거운 피'도 마찬가지로 이때가 가장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임했던 시기였던 거 같다. 기본적으로 어두운 작품, 캐릭터이긴 했지만 현장에서 웃고 농담할 여유조차 없었다. 결국 이 두 작품을 끝내고 2년 반 정도를 쉬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근데 저는 그간 결과를 중요하다 착각해 잘하고자 하는 욕망에 휩싸여 있었다. 그래서 '응사' 이후 10년간 드라마를 못했다. 이걸 뛰어넘을 거 같았으면 다른 걸 했을 거다. 또 '응사' 이후 저랑 잘 맞지 않는 상황에 놓여졌다 생각했다. 내가 한 거에 비해 너무 많은 걸 누리게 됐으니까. 너무나 큰 사랑을 받은 거다. 물론, 내 나름 최선을 다한 건 '응사'도 '더러운 돈'도 다 마찬가지로 똑같이 했다. 어느 하나 허투루 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감당을 못했다. 그래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나의 시작은 영화였으니, 단역 오디션부터 봐서 시작을 했으니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되새겼다. 다시 바닥부터 다져간다는 자세를 가지려 했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정우는 "'붕' 떴는데, 같이 뜨고 싶지는 않았다. 인기도 너무 중요한 거고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할 수 있지만 배우로서 본질을 다시 찾고자 했다. 그래서 '응사' 이후 차기작을 하기까지 1년 정도 걸렸었다. 당시 '왜 빨리 나오지 않느냐' 여러 관계자들이 그랬는데, 그때 사실 수많은 작품 제안을 거절했었다. 요즘도 관계되신 분들을 만나면 사과하고 다닌다. 제가 배우로서 고집이 있었던 거 같다. 하지만 제 출연작 중 흥행을 떠나 배우로서 성장함에 있어서 단 한 작품도 버릴 작품은 없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 어떤 마음으로 대했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그게 본질이라는 생각이다"라고 본업에 대한 진정성을 엿보게 했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결혼' 남보라, 예비신랑 공개 '상견례 프리패스상' - 스타뉴스
- 문근영 솔직 고백 "살 쪘다..다이어트 성공 응원해줘" - 스타뉴스
- 성유리, 쌍둥이 딸 공개..엄마 닮아 사랑스럽네 - 스타뉴스
- 김소연, 란제리 속옷 팔다가..母 "역겹다" - 스타뉴스
- 이지혜, 백종원에 공개 사과 "여러모로 죄송"..♥문재완도 사죄 - 스타뉴스
- 군백기에도 '짐토버ing'..방탄소년단 지민 생일 기념 전 세계 팬이벤트 - 스타뉴스
- "前여친, 허웅 처벌 안하고 무고교사 자폭" 충격 폭로 - 스타뉴스
- 역시 '美의 남신'! 방탄소년단 진 라네즈 크림스킨 日 큐텐 전체 카테고리 판매 랭킹 1위 - 스타뉴
- 최준희 "내가 지방흡입 했다고?" 직접 입 열었다 - 스타뉴스
- 방탄소년단 지민, 군백기가 뭐죠? '이달의 베스트 픽' 4번째 1위 -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