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갑상선질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작은 기관, 갑상선.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 우리 몸 대부분에 영향을 끼친다. 갑상선질환이 흔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개포삼성앤서울내과의원 박지윤 원장과 함께 갑상선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
갑상선호르몬은 성장과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기초대사의 25%를 담당하고, 심장 기능과 심박수를 조절하며 체온을 유지한다. 또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대사에도 관여해 체중을 조절하고, 우울이나 피로, 불안, 초조, 인지 기능 등 신경계에도 영향을 끼친다.

갑상선 기능과 관련된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내분비기관으로, 두 개의 엽이 하나의 가느다란 협부로 연결된 나비 모양의 장기다. 갑상선 내부는 포도알 모양의 여포가 여러 개 뭉쳐져 있고, 그 안에 콜로이드라고 하는 단백질을 포함한 도넛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 도넛 공장에서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 혈액으로 분비하는데, 많이 만들어내면 갑상선기능항진증, 적게 만들어내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중독증과 같은 것인가?
혼동하는 분이 많지만 동일한 질환은 아니다. 갑상선중독증은 원인과 관계없이 혈액 속에 갑상선호르몬이 증가한 상태를 총칭한다. 갑상선중독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 갑상선호르몬이 많이 생산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지만, 자가면역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갑상선에 염증이 생겨 갑상선호르몬이 누출이 되면서 일시적으로 혈액에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증가해 나타날 수도 있다. 환자 중에 처음에는 갑상선항진이었다가 나중에 저하라고 듣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갑상선중독증이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일 가능성은 낮다.

갑상선 기능 질환의 증상이 궁금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의 결핍 정도나 발생 속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서서히 진행하거나 정도가 경미하다면 무증상인 경우도 많다. 저하 속도가 빠르거나 심하면 피로나 쇠약감, 갑상선의 크기 증가, 부종, 탈모, 체중 증가, 변비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심장이나 폐에 물이 차기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주요 증상은 체중 감소, 떨림, 발한, 심계항진, 호흡곤란, 배변 횟수 증가를 비롯해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불순이 생길 수 있다.

갑상선질환이 있는 남성의 경우 성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데
갑상선은 여성의 생식 능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임신 전후에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잘 조절하는 것이 임신과 태아의 성장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비슷한 이유로 남성의 경우 갑상선호르몬에 이상이 생기면 성기능장애나 난임이 생길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성욕 감퇴뿐 아니라 정자의 수를 현저히 감소시킨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질환을 잘 치료하면 정자 수는 정상으로 돌아온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성욕 감퇴와 관련이 있으며, 현저한 갑상선 기능 저하에서 난임 비율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난임 남성이라면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갑상선암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나?
일반적으로 갑상선 기능과 암은 별개의 문제다. 다만,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사람은 갑상선암 발병률이 2.5배 증가하므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갑상선암은 기능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인 만큼 초음파를 통해 결절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초음파의 모양으로 악성도를 판단하고, 이 때 악성 결절이 의심된다면 조직검사를 진행한다. 악성도가 높지 않은 결절은 초음파로 추적하면서 크기가 커지거나 모양이 변하는지 관찰한다.

갑상선 기능 질환은 어떻게 치료하나?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증상이나 정도에 따라 경과관찰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갑상선호르몬 약을 복용하는데, 이 약제는 공복에 단독으로 복용해야 흡수율이 높아진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자가면역질환으로 갑상선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항체 때문에 발병하는데, 이 항체를 없앨 방법이 없어 갑상선호르몬을 합성하는 과정 중 일부를 차단해 갑상선호르몬 농도를 감소시키는 치료를 진행한다. 이 약제는 가려움증, 두드러기, 간 수치 상승, 백혈구감소증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약제에 부작용이 있거나 약물 복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나 수술로 갑상선의 크기를 줄이거나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갑상선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영양 성분에는 어떤 것이 있나?
셀레늄은 갑상선 호르몬 대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충분 한 양의 셀레늄 섭취는 갑상선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기전상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셀레늄 보충이 도움될 수 있으나 아직 명확한 근거는 없다. 단,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 중 안구돌출이 되는 안병증 환자들의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있다. 셀레늄은 브라질 너트, 해바라기씨 같은 견과류나 참치·고등어·홍합·굴 등의 해산물, 동물의 간, 우유, 치즈 등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ㅣ 덴 매거진 2025년 4월호
에디터 윤새롬 (ysr0112@mcircle.biz)
사진 송승훈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