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선배님의 선배님’ 등장에 모여든 KIA 영건들…윤석민의 열정 특강 “나 때는 말이야”[스경x비하인드]

김은진 기자 2026. 8.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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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해영이 25일 훈련을 마치고 윤석민으로부터 조언을 듣고 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스포츠경향 광주 | 김은진 기자] KIA 투수 정해영(25)과 최지민(25)은 지난 25일 훈련을 마친 뒤 대선배 윤석민(40)을 마주쳤다.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윤석민은 이날 티빙 슈퍼매치 해설을 위해 KIA-롯데전이 열리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윤석민은 2000년대 중반부터 KIA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2011년 투수 4관왕을 차지했던 당대 최고의 투수였다. 현재 KIA 투수 최고참이자 리그 레전드인 양현종의 2년 선배다. 지금의 KIA 젊은 투수들에게는 까마득하게 높은 선배다. 자주 마주칠 기회도 없고 만나더라도 말을 걸기는 어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이날 정해영은 용기를 냈다. 꾸벅 인사를 한 정해영에게 윤석민이 덕담을 건넸고 망설이던 정해영이 질문을 하나 했다. 1이닝만 확실히 던져야 하는 불펜 투수인데 컨디션이 나쁠 때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노하우를 물었다. 윤석민도 2015년 30세이브를 거둔 KIA 마무리였다. 윤석민은 공이 뜬다고 느껴질 때, 힘이 쏠려서 밸런스가 안 맞을 때 팔과 발목을 이용하는, 자신이 취했던 방법을 알려줬다. 윤석민만의 이 옛날 방식은 정해영이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런 방법은 생각하지 못했었다”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KIA 최지민이 25일 경기장을 찾은 윤석민을 만나 조언을 구하고 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최지민은 그 옆에서 조용히, 정말 열심히 듣고 있었다. 최근 등판할 때마다 실점하고 영 풀리지가 않아 답답한 고민이 한가득이지만 입을 떼기 어려웠던 최지민은 주변의 권유에 “저도 여쭤보고 싶은 게 있긴 한데”라며 아주 조심스럽게 고민을 이야기했다. 좌완 관련 질문이라 처음에는 살짝 당황한 듯 보이던 윤석민은 자신이 현역 시절 여러 유형의 타자들을 상대했던 방법을 에피소드를 통해 알려줬다. ‘타자와 싸우는 법’이었다.

윤석민은 선수 시절 예민한 성격이었지만 마운드 위에 올라가면 사실상 ‘돌+아이’라고 불렸다. 까다로운 타자를 만나면 오히려 생각지 못한 공을 던지거나 예상하기 어려운 코스로 던져 역으로 괴롭혔다. 선수단에 해태의 색채가 아직 지워지지 않고 있던 시절이었다. 윤석민의 ‘깡’은 결국 통할 때가 많았다.

시대가 달라 10여 년 전과 달리, 지금처럼 눈과 입이 많은 환경에서 그렇게 거침 없이 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보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결국은 깡 있게 던져야 타자를 누를 수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KIA 정해영과 최지민이 25일 윤석민에게 조언을 듣는 동안 지나가던 성영탁과 김태형도 멈춰서 열심히 듣고 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윤석민은 “결국 중요한 것은 1점 차 접전이라도 ‘그냥 쳐라’ 하고 자신있게 던지는 거다. (양)현종이도 맨처음에는 위기만 되면 150%를 던지려고 했다. ‘제발 그러지 말아라. 네 공 지금 빨라서 상대는 이미 위축돼 있다’고 항상 했었다. ‘최선’의 의미가 다르다. 많은 투수들이 올라가면 항상 최선 다해서 세게 던지려고 하는데 공이 아무리 빨라도 계속 똑같은 걸 보면 다 치게 된다. 중요한 건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윤석민이 열과 성을 다해 ‘특강’을 펼치고 있을 때, 지나가던 성영탁(22)과 김태형(20)이 이 풍경을 목격했다. ‘뭐지?’하며 궁금한 표정으로 멈춰서더니 귀를 쫑긋 세우고 합류했다. 2004년생이고 2006년생인 둘에게 윤석민은 신화 속 유니콘과도 같은 존재다. 데뷔했을 때부터 잘 던진 윤석민은 투수 막내인데도 에이스를 맡자 별명이 ‘석민 어린이’였다. “진짜 어린이 팬이 나를 ‘석민 어린이’라고 부른다”며 어처구니 없는 심정을 호소하던 시절도 있다. 어느덧 지금 KIA 막내 투수 김태형과는 20살이나 차이 나는 완전히 다른 세대가 되었다. 김태형은 “윤석민 선배님이 직접 말하시는 걸 이렇게 바로 옆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전설 속 투수 윤석민을 ‘구경’하는 듯 했다. 이날 윤석민의 특강은 20분 넘게 이어졌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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