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비 절약카드' 비상…내년엔 환급 못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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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퉈 대중교통비 지원 제도를 시작하면서 '교통비 절약카드' 사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사업을 시행 중인 지자체마다 사용자 증가에 맞춰 불어나는 환급액 탓에 올 연말 관련 예산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도 케이패스 예산(국비 기준)은 올해(735억원) 대비 세 배 이상 증액한 2375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만약 지자체에서 이에 맞춰 예산을 마련하지 못하면 환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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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패스 이용자수 217만명 돌파
정부·지자체, 비용 절반씩 부담
지역별 추가혜택 제공하는 경우
할인해준 비용 전액 떠안아야
인천, 올해 추가 배정분 46억 중
2차 추경으로 10억 더 확보해야
케이패스(국토교통부), 기후동행카드(서울시), 더경기패스(경기도)·아이패스(인천시)….
올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퉈 대중교통비 지원 제도를 시작하면서 ‘교통비 절약카드’ 사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사업을 시행 중인 지자체마다 사용자 증가에 맞춰 불어나는 환급액 탓에 올 연말 관련 예산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교통비 절약카드 사용자 전국 300만 명
15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시행된 케이패스 전국 이용자는 8월 말 기준 217만 명에 달했다. 서울시 61만 명, 경기 더경기패스 92만 명, 인천 아이패스 19만 명 등으로 수도권 이용자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케이패스를 기반으로 자체 혜택까지 추가해 별도 브랜드의 교통카드로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이와 별도로 올해 초 무제한 탑승 교통카드인 기후동행카드를 선보이면서 62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를 모두 합산하면 전국 교통비 절약카드 사용자는 300만 명에 달한다.
이들 교통카드 사용자가 늘수록 정부와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환급액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는 인당 평균 3만원, 더경기패스는 인당 2만원, 아이패스는 인당 1만7000원 정도의 혜택을 제공한다.
케이패스는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지자체가 소요 비용의 절반씩 부담한다. 다만 서울시는 60%를 낸다. 물론 더경기패스, 아이패스와 같이 추가 혜택을 지원하는 경우 해당 비용은 전액 지자체 몫이다. 기후동행카드는 대체로 서울시와 산하 운송기관(서울교통공사, 서울버스조합 등)이 5 대 5로 나눠 부담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시행 첫 달인 5월 190억원이던 전국 케이패스 환급액은 6월 237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7월 288억원, 8월 295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카드 예산 사수” 지자체들 ‘비상’
예상보다 높은 인기에 정부와 지자체들은 예산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도 케이패스 예산(국비 기준)은 올해(735억원) 대비 세 배 이상 증액한 2375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만약 지자체에서 이에 맞춰 예산을 마련하지 못하면 환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당장 올해분조차 마련하지 못해 연말께 2차 추가경정 예산을 계획하고 있다. 시는 지난 8월 국토부로부터 올해 케이패스 관련 예산 46억원을 추가 배정하라는 요청을 받고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시 관계자는 “일단 아이패스 혜택분으로 배정한 시비 53억원 가운데 33억원이 남아 일단 46억원 증액에 전용할 수 있게 됐다”며 “그러나 13억원은 2차 추경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전했다.
경기도도 내년도 예산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는 올해 국비와 도비, 추가 혜택 등을 모두 포함해 총사업비 1175억원을 편성했지만 내년에는 두 배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올해는 8개월치였지만 내년은 1년치여서 전체 사업비가 2100억원 정도 필요할 전망”이라며 “만약 내년 상황에 따라 추경이 불가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북부의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세수가 좋은 성남시를 제외하면 도내 기초단체의 재정이 다 어려워 도비와 국비 부담 비율을 높여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올해는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내년엔 솔직히 환급이 안 될 가능성도 있는데 도에선 ‘생색내기 홍보’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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