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년 역사 CS, 내부통제 없이 위험투자 즐기다 몰락
55억달러 초대형 손실
사기 스캔들에도 휘말려
◆ CS 인수 속전속결 ◆
167년을 이어온 크레디트스위스(CS)가 UBS에 인수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만 하더라도 스위스 금융의 골칫거리는 UBS였다. 당시 UBS는 정부에서 구제금융 53억달러를 받고 파산을 겨우 모면했다. 당시 CS는 카타르 국부펀드 등 민간 투자자에서 90억달러를 조달해 정부 지원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CS는 안정적인 사업에 집중하는 대신 위험 선호 성향을 뚜렷이 드러내며 아찔한 베팅을 즐겼고, 결국 파멸의 길을 걷게 됐다. 각종 스캔들도 이어졌다. 스파이 스캔들을 비롯해 세금·제재 회피와 관련된 벌금, 모잠비크 대출 판매에 따른 사기 혐의 등에 수없이 휘말렸다. 은행 재무 상황은 약화됐고 신뢰도는 깎였다. CS가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공개한 각국 정부 조사와 소송 내용만 12페이지에 달한다.
위험 징후가 강해진 것은 2021년부터다. CS는 100억달러를 투자했던 영국 금융회사 그린실캐피털이 위험 거래와 분식회계에 연루돼 파산하면서 17억달러 손실을 봤다. 뒤이어 미국 헤지펀드 아케고스캐피털의 마진콜 사태에 자금이 물리며 무려 55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스캔들과 실적 악화로 누더기가 된 CS는 결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세계 금융시장 불안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승자'로 평가받던 CS가 위험한 베팅을 즐겨 하던 버릇을 고치지 못해 몰락했다"고 평가했다. 라이벌이었던 CS를 30억스위스프랑(약 4조2400억원)에 인수한 UBS는 총자산,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스위스 1위 금융사이며 바젤과 취리히에 본부를 두고 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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