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화로운 오후, 호기심 많은 고양이 한 마리가 냉장고와 수납장 사이 아주 좁은 틈새를 발견했습니다. 마치 새로운 세상을 찾은 것처럼 두 눈이 반짝였죠. 평소 통통한 체격을 자랑하던 녀석이라 턱없이 공간이 좁아 보였지만, 망설임도 없이 몸을 틈새에 밀어 넣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도톰한 몸이 틈새에 맞춰 납작해지더니 순식간에 날씬하게 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막 반죽한 밀가루처럼 유연하게 모양이 변하는 고양이를 보니 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잠시 후, 그 좁은 틈새가 불편했는지, 아니면 탐험이 끝난 건지, 고양이는 다시 밖으로 나오려고 꿈틀거렸습니다. 어렵게 몸을 빼내는 순간,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습니다. 납작하게 변해 있던 몸이 ‘펑’ 하고 다시 부풀어 오르더니 금세 원래의 사랑스러운 통통한 고양이로 돌아온 겁니다. 들어갈 때는 홀쭉해졌다가 나올 때는 다시 통통해지는 극적인 변화에, 고양이가 마치 액체로 만들어진 생명체처럼 느껴질 정도였죠.

마치 변신 마술을 부리는 마술사처럼, 자유자재로 몸집을 바꾸는 고양이는 매일의 일상에 큰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고양이는 좁은 틈새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표정으로, 다시 당당하게 넉넉한 몸매를 뽐내며 유유히 자리를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