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편 3명…中선 인신매매 당해” 연매출 100억 CEO 탈북민 사연

박선민 기자 2024. 9. 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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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 요리 전문가 이순실씨. /KBS2

탈북 18년만에 한국 요식업계에서 연 매출 100억원을 내고 있다는 이북 요리 전문가 이순실(57)씨가 남편을 3명 갖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이씨는 22일 방영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연 매출 100억원의 식품업체 최고경영자(CEO)로 출연했다. 이씨는 사업 규모에 대해 “냉면이 한달에 7억이 나온다”며 “평양냉면이라든지 여러 가지 식품을 팔다 보니 연 매출이 100억이 넘는다. 운영 중인 공장만 5개”라고 했다.

이씨는 조선인민군 간호장교 중위 출신으로, 11년간 북한군으로 복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때 시집을 갔으나, 남편의 폭력과 시어머니의 폭언 등으로 약 6개월만에 집을 나와 ‘꽃제비’(거지)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탈북을 결심, 여러 차례 실패 끝에 2007년 한국 입국에 성공했다. 당시 나이 40세였다.

이씨는 직원들과 야근을 마치고 함께 밥을 먹던 중 북한 생활과 탈북 과정 등 과거 이야기를 언급했다. 이씨는 북한의 현실에 대해 “군인들한테 한달에 2원50전을 주는데 달걀 하나도 못 산다. 사탕 두 알 사 먹을 돈”이라며 “북한의 고층아파트는 보여주기식이다. 전기가 안들어와 다들 오히려 기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엘리베이터가 아침에 내려오면 저녁에 한번 올라간다. 그래서 할머니들은 다 내려와 있다가 저녁 돼서야 올라갔다”고도 했다.

2007년 11월 한국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는 이씨는 남편을 총 3명 갖게 된 사연도 털어놨다. 이씨는 “나는 남편이 많다”며 “북조선, 중국, 남조선에 각각 한명씩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다. 북한에서 결혼해서 살다가 중국으로 건너와 인신매매로 팔려 가 결혼은 안 했지만 남편을 맞았고, 한국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가는 곳마다 남편이 있었던 셈”이라고 했다.

이씨는 “남한의 남편은 하늘의 천사”라며 북한 남편으로부터 당한 가정폭력 내용을 상세히 털어놨다. 이씨는 “북한에서는 무조건 남자가 위”라며 “북한 남편이 생일날 친구 4명을 데려와 술대접했는데, 술이 떨어지자 앞에서 ‘이 간나XX’라며 앞에서 보란듯 나를 연탄집게로 때렸다”고 했다. 또 “시어머니는 거지 같은 게 시집와서 우리 집에 복이 없다고 하더라. 가난의 화풀이 대상이 됐다”고 했다.

이씨는 “돌이켜보면 꽃제비 생활을 한 30대 나이가 제일 아깝다”며 “한국 30대 엄마들 보면 아주 처녀들이다. 그렇게 예쁜 시절을 우리는 거지로 살았다”고 했다. “삶의 무게를 버티기 힘들었던 여성들이 많이 탈북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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