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초기품질 심상찮다...내연기관차 대비 1.6배 문제점 발생!

현대차, 아이오닉 6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전기차의 초기품질 문제점 수가 내연기관차의 1.6배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전기모터와 엔진·변속기 등 구동계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에서 전기차 이용자가 경험한 문제점 수가 많았다. 특히 전기 장치·액세서리, 소음·잡소리의 지적이 눈에 띈다.

기아 EV9

컨슈머인사이트(대표 김진국)는 새차 구입 후 1년 이내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초기품질(TGW-i, Things Gone Wrong-initial)의 경험을 묻고 100대당 문제점 수(PPH, Problems Per Hundred)를 산출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8일 밝혔다.

새차 구입 1년 이내 전기차의 PPH는 193으로 내연기관차(117 PPH)의 1.6배에 달했다. 100대당 전기차는 193건, 내연기관차는 117건의 품질 문제를 소비자가 경험했음을 의미한다. 품질 문제 경험률은 전기차가 2대 중 1대꼴인 51%로 내연기관차(37%)의 1.4배에 달했다.

제네시스, GV60

또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모두 전기장치∙액세서리, 소음∙잡소리, 오디오∙비디오(AV)시스템 분야에 문제가 많은 것은 같았으나 숫자 차이는 컸다.

전기장치∙액세서리(36.2 PPH)에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2.2배였으며, 소음∙잡소리(30.2 PPH)와 AV시스템(18.8 PPH)는 각각 1.5배였다. 온도조절∙환기장치, 핸들∙조향장치, 타이어의 문제점 수도 2배 수준이었다.

볼트 EV (Bolt EV)

이 중 전기장치∙액세서리와 AV시스템 등의 문제는 배터리 부하가 큰 전기차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소음∙잡소리의 경우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전기차는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음에도 주행 중 발생하는 바람소리, 타이어 소음, 저속구간의 진동이 더 잘 들린다. 소음 저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만 사례가 많음을 감안하면, 소비자의 기대수준에 부합하는 기술적 대응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르노 조에

부문별로 구동계의 문제점 수는 전기차(전기모터)가 8.3 PPH로,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변속기를 합친 17.2 PPH의 2분의1 이하였다. 배터리(고전압 9.6PPH, 저전압 1.3 PPH)에서는 저전압 내연기관차(1.5 PPH)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품질문제를 작동 상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고장’과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설계 상의 미흡’으로 구분해 보면 전기차의 고장 관련 문제점 수는 내연기관의 1.6배, 설계 상의 미흡 문제점 수는 2배였다.

KG 모빌리티, 토레스 EVX

김진국 컨슈머인사이트 대표는 “내연기관차는 대중화 100년의 역사를 통해 수많은 혁신과 개량이 이뤄졌지만, 전기차 상용화의 역사는 10여년에 불과하다”며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많은 기술적 부분을 공유한다고 해도 품질 문제점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과 지각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계속 등장하는 설계∙기술 상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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