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한국 극장 되살릴까…현재 ‘압도적’ 예매율로 1위 달리고 있는 뮤지컬 영화

‘위키드: 포 굿’ 공식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극장가가 11월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 평일이었던 지난 3일과 4일, 전국 극장 일일 관객 수는 10만 명을 밑돌며 약 8만 명 수준에 그쳤다. 신작이 개봉한 4일에는 잠시 반등세를 보였으나 약 14만 명에 머물렀고, 다음 날인 5일에는 다시 10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4일과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프레데터: 죽음의 땅’조차 각각 3만 명, 2만 명 수준의 일일 관객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비수기 돌파 나선 ‘위키드: 포 굿’, 극장가 부활 신호탄 될까

한동안 활기를 잃었던 극장가에 다시 온기가 돌 조짐이다. 오는 19일 개봉을 앞둔 ‘위키드: 포 굿’이 지난 5일부터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올렸다. 영화진흥위원회 실시간 예매율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예매율은 15.2%, 예매 관객 수는 4만 4485명으로, 11월 비수기 극장가에서 가장 많은 사전 예매를 확보한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위키드: 포 굿’ 아리아나 그란데 포스터 / 유니버설 픽쳐스

‘위키드: 포 굿’은 전편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마녀 엘파바(신시아 에리보)와 사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마녀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가 엇갈린 운명 속에서 진정한 우정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작품이 흥행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속편이 전편보다 훨씬 빠르게 예매 열기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위키드’ 1편은 전 세계 누적 수익 7억 5642만 달러(약 1조 462억 원)를 기록하며 ‘맘마미아!’ 이후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작 영화 중 최고 흥행작으로 꼽혔다. 국내에서도 224만 명이 관람해 연말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1편이 개봉 4일 전 예매율 1위에 올랐다면, 속편은 개봉 10일 전 이미 정상을 선점했다.

‘위키드: 포 굿’ 신시아 에리보 포스터 / 유니버설 픽쳐스

전편의 완성도에 대한 호평과 후속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이 결합되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1편에서 엘파바와 글린다는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며 눈물의 이별을 맞았다. 속편에서는 이들의 관계가 완전히 뒤바뀐다. 명성과 인기를 한몸에 받는 글린다와 달리 엘파바는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인물이다. 진실을 밝히려는 과정에서 극적인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두 인물의 상반된 상황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고 감정선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

‘위키드: 포 굿’은 개봉 전부터 흥행 예열에 공을 들였다. 제작사는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1편을 재개봉해 관객층을 다시 불러 모았다.

하반기 극장가는 일본 애니메이션 두 편이 견인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558만 1340명,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 284만 952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시장의 흐름을 이끌었다. 그러나 두 작품이 장기 상영을 마치고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관객 수는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위키드: 포 굿’은 올해 하반기 극장가의 반전 카드로 꼽힌다. 전편이 남긴 여운과 음악, 화려한 미장센이 여전히 관객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고, 이어지는 결말이 어떤 울림을 줄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미완으로 끝난 이야기’가 1년 만에 완결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가 높다.

‘위키드: 포 굿’ 핵심 관전 포인트

이번 작품은 전편의 감정선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음악과 장면으로 서사의 깊이를 더했다. 엘파바의 신곡 ‘No Place Like Home’은 자신을 둘러싼 오해와 외면 속에서도 진심을 지키려는 마음을 담았고, 글린다의 ‘The Girl In The Bubble’은 화려한 명성 뒤에 감춰진 불안과 외로움을 표현한다. 두 곡은 각자의 선택과 성장 과정을 상징하며, 두 인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맞서는 모습을 드러낸다.

‘위키드: 포 굿’ 글린다와 엘파바 공식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또한 뮤지컬에서 네사로즈가 마법 구두 덕분에 걷게 되는 장면으로 유명했던 ‘The Wicked Witch of the East’는 이번 영화에서 새롭게 각색됐다. 영화 예고편에서는 네사로즈가 구두의 마법으로 걷는 대신 공중에 떠오르는 모습으로 연출됐다. 이는 마법의 의미를 확장하고 인물의 해방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변화로 해석된다.

속편의 시놉시스는 “너로 인해 완전히 달라졌어, 내가”라는 문장으로 요약된다. 전혀 다른 성향의 두 마녀가 우정을 쌓고, 이후 오즈의 마법사와 그를 둘러싼 비밀을 마주하며 각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엘파바와 모든 걸 잃을까 두려운 글린다가 대척점에 서면서 이야기는 더 깊은 감정의 대립으로 이어진다.

‘위키드: 포 굿’ 글린다 공식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외적 요인도 있다. 개봉 시기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직후 주간으로, 학업에서 벗어난 학생 관객층의 유입이 기대된다. 또한 전작의 160분 러닝타임보다 다소 줄어든 상영 시간이 극장 회전율을 높일 전망이다. 긴 상영 시간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접근성을 높인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위키드: 포 굿’은 뮤지컬 영화 특유의 음악적 웅장함을 유지하면서도 인물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연출을 보여줄 예정이다. 두 마녀의 상반된 여정이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어질지, 그 결말이 시리즈 전체의 의미를 어떻게 완성할지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비수기 극장가에서 이처럼 일찍 예매율 정상을 차지한 사례는 드물다. ‘위키드: 포 굿’이 예매 단계에서 이미 관객층의 신뢰를 확보한 만큼, 개봉 이후 실질적인 흥행세로 이어질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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