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는 언제나 가장 익숙한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수년간 해외여행 수요의 최전선에 서 있던 일본이, 2025년 여름을 기점으로 한발 물러나는 분위기입니다. 이유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가격, 분위기, 심리적 신뢰—그 모든 것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채워나가는 지역이 있습니다. 중국입니다.
“가깝고 저렴하다”는 일본의 강점, 더 이상은 아니다

한때는 누구나 ‘가볍게 떠나는 해외여행’ 하면 일본부터 떠올렸습니다. 오사카나 후쿠오카 정도는 마치 국내 여행지처럼 편안하게 다녀오던 시절이 있었죠.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흐름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엔화 강세, 그리고 현지 물가 상승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환율 부담이 커지고, 현지에서 식사 한 끼에도 부담을 느끼게 되면서 ‘일본 = 가성비’라는 공식이 더 이상 성립되지 않게 된 것이죠.
“7월 괴담”이 여행 심리에 던진 그림자

이 시기 또 하나의 이슈가 터졌습니다. 바로 SNS를 중심으로 퍼진 ‘2025년 7월 일본 대재앙 예언’ 괴담입니다. 출처는 오래된 일본의 한 예언 만화였지만, 이를 둘러싼 불안은 현실로 번졌습니다.
실제로 일부 호텔의 예약률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대만 단체 여행 취소가 이어지는 등 괴담이 실제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기이한 현상도 목격됐습니다.
안전은 곧 신뢰입니다. 그리고 여행은 무엇보다 안전해야 한다는 감각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여행객의 눈은 ‘중국’으로 향한다

이러한 시점에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으며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2023년 말부터 적용된 한국인 대상 비자 면제 조치는, 오랫동안 막혀 있던 심리적 장벽을 빠르게 걷어낸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상하이, 항저우, 칭다오 등 문화적 낯섦보다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도시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으며, 짧은 비행 거리와 합리적인 물가까지 더해지며 ‘가성비 대체지’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죠.
일본의 흔들림은 곧 시장의 재편

여행 업계는 이번 여름을 하나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 독주의 시대는 끝났고, 앞으로는 더 다양한 목적지에 대한 관심과 선택이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실제로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비주류 도시를 검색하는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고, 반대로 국내로 시선을 돌리는 움직임도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젠 여행지도, 내 기준으로 고른다”

결국 지금의 흐름은 단지 일본의 하락이나 중국의 부상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행의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단지 가깝고 싸다는 이유로 떠나는 여행에서, 안전과 콘텐츠, 만족도가 중심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2025년 여름, 우리는 익숙했던 여행지에서 한 발짝 물러나, 새로운 기준으로 여행을 고르기 시작한 첫해를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시작에는, 중국이라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나라가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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