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 대리인 선임 늑장 부리는 국회…의도된 패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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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이 3주 뒤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국회는 아직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는 등 늑장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장관은 탄핵소추 이틀 뒤인 지난달 10일 김능환 전 대법관과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리해 탄핵심판에 참여했던 윤용섭 변호사 등을 선임하는 등 일찌감치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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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이 3주 뒤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국회는 아직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는 등 늑장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를 대표해 탄핵심판에 나서야 하는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쪽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한달이 넘은 현재까지도 법률대리인단을 꾸리는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관 등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지면 헌법재판소법상 법사위원장은 ‘검사’ 역할을 하는 소추위원을 맡고 법률대리인단을 꾸린다. 법률상 근거는 없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건 땐 여야 의원이 참여하는 ‘소추위원단’도 따로 구성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8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한 달이 넘었지만, 국회 쪽 소추위원단과 대리인단은 아직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 쪽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여야가 각각 2명씩 4명으로 대리인단을 구성하기로 했으며 의견을 취합해 국회의장에게 의결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장관은 탄핵소추 이틀 뒤인 지난달 10일 김능환 전 대법관과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리해 탄핵심판에 참여했던 윤용섭 변호사 등을 선임하는 등 일찌감치 대응에 나섰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는 전례 없이 더딘 편이다. 2004년 3월12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뒤 당시 김기춘 법사위원장은 가결 6일만인 18일 여야 의원들과 정기승 전 대법관, 이시윤·한병채 전 헌법재판관 등 총 60명으로 구성된 ‘탄핵심판 수행대리인단’을 발표했다. 2016년 12월8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에도 권성동 당시 법사위원장은 일주일 뒤인 15일 소추위원단과 함께 대리인단 명단을 발표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이 장관 탄핵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해온 김 위원장이 법사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장관 탄핵심판은 헌정사상 최초의 장관 탄핵사건으로 쟁점이 복잡하고, 헌재가 ‘사건 접수 후 180일 이내’에 결정하게 돼 있어 대리인들이 신속하게 법적 쟁점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대리인 선임이 늦어지는 것 자체가 ‘의도된 패소 전략’ 아니냐는 것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리인단을 아직도 선임하지 않는다는 것은 법사위원장의 직무유기이며, 심판절차를 무력화하는 행위다. 헌재의 인용 결정을 사실상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을 다수 대리한 한 변호사도 “형사재판과 같이 탄핵심판에서도 검사 역할을 맡은 소추위원이 증인을 신청하고 입증 계획을 제출하는 등 할 일이 많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리인도 선임하지 않았다는 건 검사가 무죄를 주장하는 꼴”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쪽은 “소추위원으로서 소추의결서, 증거자료, 피청구인측 답변서 등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탄핵심판을 준비하고 있다.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다음달 4일 오후 이 장관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을 열어 심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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