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특별하고 남다른 플래그십, 볼보 S90 T8 리차지

김성환 2024. 10. 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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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만의 감성 깃든 대형 세단
 -강력한 출력과 전기차 수준 효율 눈길

 자동차에 있어서 플래그십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핵심 제품이자 최상위 위치에 속한다. 말 그대로 가장 높은 곳에서 깃발 역할을 하며 본보기가 되는 차종을 의미한다. 그만큼 각 브랜드별로 플래그십을 정의하는 기준은 다르다. 최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둘러 수 억원에 달하는 럭셔리 플래그십도 있고 강한 오프로드 주파 성능을 가진 플래그십, 또 오로지 속도에만 전념해 기록 경쟁을 하는 슈퍼카 플래그십도 있다.

 그리고 여기 독보적인 위치에 서서 합리적인 소비자를 겨냥하는 플래그십 세단 볼보차 S90 T8 리차지도 있다. 절묘한 크기를 바탕으로 쇼퍼드리븐의 역할을 충족 하고 센스있는 구성과 가격을 갖춰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심지어 400마력을 훌쩍 뛰어넘는 강한 출력을 가지고 오너드리븐 영역까지 소화할 수 있는 전무후무한 플래그십이다. 볼보차가 말하는 플래그십을 경험하기 위해 키를 건네 받아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겉모습은 단정하고 익숙하다.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램프와 그릴, 범퍼의 경계선이 모호한 요즘 파격적인 차들과는 선을 긋는다. 적당한 위치에 모든 부품들이 놓여있고 호불호 없는 디자인을 띄고 있다. 크롬도금을 생각보다 많이 둘렀는데 과하거나 촌스럽지 않다. 강약조절을 잘해서 적재적소에 넣는 모습이 매우 고급스럽다.

 화려한 펄이 들어가 있는 흰색 시승차는 햇빛과 반사돼 더욱더 조화롭게 보인다. S90의 핵심은 옆모습이다. 길이와 휠베이스가 상당하고 너비도 넓어 제네시스 G80 보다도 훨씬 크다. 큼직한 20인치 휠은 다이아몬드 커팅 방식으로 매끈하게 표현돼 있으며 두툼한 도어와 유리창, 반듯하게 내려 앉은 트렁크 라인까지 훌륭하다.

 뒤는 볼보차 세단 패밀리-룩을 잘 따른다. ‘ㄷ’자 형태 램프가 대표적인데 요즘 차 치고는 큰 편이다. 그래픽 변화보다는 침착하고 정갈하게 표현했으며 트렁크 중앙에 붙은 볼보 레터링 정도가 눈에 들어온다.

 실내는 큰 변화가 없다. 다른 볼보 라인업과 동일한 구성이며 우드 패널을 깊게 둘러 플래그십다운 특징을 드러낼 뿐이다. 그렇다고 밋밋하거나 흥미가 떨어지는 건 더더욱 아니다. 시간이 오래 흘렀어도 여전히 세련되고 모던한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여기에 감각적인 투톤 컬러까지 더해 따뜻함마저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힘이다.

 유광 블랙과 오래 포스 크리스털 기어 노브, 금속 스피커 커버와 파이핑 등 적재적소에 소재를 기가 막히게 활용한다. 탑승자는 단번에 고급차임을 알 수 있고 품격 있는 이동을 보장 받는다. 디지털 요소도 빼놓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T map 네비게이션이다. 볼보차에 최적화 된 시스템을 제공하며 계기판과 헤드업디스플레이 연동성도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음성인식 수준이 높아 차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기능을 말 한마디로 다룰 수 있다. 뉴스와 음악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컨텐츠를 쉽고 빠르게 제공 한다는 점도 큰 강점으로 부각된다. 오감을 자극하는 감성 품질도 참 좋다. 대표적으로 바워스앤윌킨슨 사운드 시스템이다.

 19개 스피커와 1400 와트가 넘는 출력으로 순식간에 차 안을 공연장으로 바꾼다. 질 좋은 나파 가죽과 수수한 듯 은은한 조명, 공기 청정, 파노라마 썬루프 등 섬세함이 묻어나는 감성 요소가 가득하다. 반면, 실내에서 딱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센터 콘솔이다. 깊이가 낮아 물건 수납이 쉽지 않고 휴대폰 무선충전패드도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키와 반지갑 정도 넣으면 끝이 난다. 그나마 도어 패널 안쪽에 큼직한 공간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2열은 이 차를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무릎 공간이 상당히 넓어 다리를 꼬고 앉아도 앞 시트가 발에 닿지 않으며 장거리 이동 시 몸을 자유 자재로 뻗어도 넉넉하다. 머리 윗 공간도 충분하며 웬만한 대형 SUV보다 훨씬 좋은 거주성을 갖췄다.

 가운데 턱이 높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플래그십 답게 편의품목도 차고 넘친다. 개별 공조 장치와 송풍구, 통풍 및 열선 시트 등이 기본이며 컵홀더 겸 팔걸이도 고급스럽게 표현돼 있고 USB 충전 타입과 12V 소켓 단자 등 필요한 기능이 전부다 있다. 

 심지어 조수석 뒷자리 상석에서는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시트 포지션 및 양쪽 유리창과 햇빛 가리게, 뒷자석 선 블라인드까지 조종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을 단번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감각적인 버튼 배열도 인상적이다. 트렁크는 무난하다. 바닥 면에 별도로 공간이 있거나 2열 폴딩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차가 크기 때문에 제법 깊고 넓은 공간이 나온다. 한쪽 끝에는 충전 단자 전용 보관함도 마련해 흔들리거나 잡소리도 막아 준다.

 ▲성능

 S90 T8 리차지는 직렬 4기통 2.0 가솔린 터보 엔진과 고출력 전기모터, 배터리 조합으로 움직인다.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 통합 최고출력은 455마력에 달하며 최대토크도 72.2㎏∙m까지 발휘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4.8초다. 공인복합연비는 11.9㎞/ℓ를 인증 받았다.

 가속은 여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조용하고 차분히 뻗어 나갈 뿐이다. 다만 S90 T8 리차지는 초기 발진 가속이 조금 더 경쾌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미끄러지듯이 뻗어 나가며 빠르게 속도를 올리는 과정이 사뭇 신선하다. 엔진의 개입도 최소화 하는 편이다. 되도록이면 중속까지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힘으로 차를 굴리는 느낌을 받는다.

 즉 일상적인 도심 속 주행에서는 매끄러운 전기의 힘을 최대한 누릴 수 있으며 고급스러운 이동을 경험할 수 있다. 가속페달에 힘을 실어 고속 영역으로 넘어가면 엔진이 힘차게 작동한다. 내연기관만으로도 300마력이 넘기 때문에 힘은 절대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오버스펙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력하게 튀어나간다.

 직결감을 강조하거나 역동적인 독일차의 성향과는 조금 다르지만 충분히 볼보차만의 짜릿함과 즐거움이 묻어난다. 치고 나가는 펀치력이 상당하며 순식간에 도로 위 차들을 따돌리고 가장 앞에서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플래그십 세단에서 이러한 경험을 느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마치 스포츠성 짙은 쿠페를 타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다.

 주행 모드는 제법 다양하다 하이브리드와 파워, 퓨어, 콘스턴트AWD가 있다. 하이브리드는 가장 일반적인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드다. 출발과 정지 시에는 전기 모터의 힘을 빌리고 고속에서는 엔진과 배터리까지 모두 힘을 합쳐 달린다.

 파워는 온전히 순간적인 출력과 토크에 신경을 집중 한다. 그만큼 400마력이 넘는 화끈한 파워를 몸소 경험할 수 있는 모드다. 반대로 퓨어는 최대한 전기의 힘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주행을 이어나간다. 마지막으로 콘스턴트AWD는 접지에 신경을 쓴다. 빗길이나 눈길과 같은 다소 노면 상황이 좋지 않을 때 활용하면 매우 좋을 듯하다.

 배터리를 관리하는 방식도 운전자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자동과 유지, 충전으로 나뉘며 자동은 말 그대로 운전자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충-방전을 진행하고 유지는 남은 배터리를 묶어 두며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충전은 엔진을 적극적으로 굴려 빠르게 회생 제동으로 충전하고 장거리 고속 주행에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이처럼 다양한 모드를 필요할 때 잘 활용하면 진정한 스마트 에코 운전자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시승을 하면서 지하 주차장이나 골목 길을 빠져 나올 때는 순수 전기 모드로 움직였고 간선도로에서는 하이브리드, 고속도로에서는 파워 모드와 배터리 충전으로 운전 즐거움을 즐기면서 효율까지 챙겼다. 배터리는 순식간에 차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다시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도심에서는 전기모드로 주행하며 만족을 키웠다.

 이 경우 연료 효율은 리터당 18㎞ 수주까지 보여줬고 순수 전기모드로 달린 주행가능 거리까지 계산해 보면 어지간한 디젤차 보다도 우수한 경제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18.8㎾h급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60㎞ 수준을 갈 수 있다고 인증 받았지만 실제로 테스트해 보니 완충하면 70㎞ 넘게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효자가 따로 없다.

 이 외에 주행에 도움을 주는 각종 기능은 호불호 없이 평균 값을 잘 맞췄다. 스티어링휠은 정직하게 방향을 틀고 유연하게 반응한다. 하체 세팅도 적당히 탄탄하고 고속 안정성도 수준급이다. 서스펜션도 부드러운 쪽에 속하는데 후륜에 탑재한 에어서스펜션은 뒷좌석 탑승자에게 높은 만족을 안겨다 줬다. 지능화된 로직이 함께 있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에어서스펜션 부품이 주는 만족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한다. 이처럼 S90의 승차감은 플래그십의 성격과 방향을 잘 알 수 있는 요소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제동이다. 브레이크 시스템 자체는 문제가 없다. 기본기가 좋고 언제 어느 순간에서든지 차를 잘 잡아 세운다. 반면 저속에서 정지로 넘어가는 구간에서의 회생제동 감각은 다소 이질감이 있다. 유압에서 전기모터로 전환될 때 느껴지는 반응이 자연스럽지 않아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럽다. 내 차로 오랜 시간 다루면서 익을 필요가 있겠다.

 반면, 안전의 대명사 답게 관련 기능은 꼼꼼히 챙겼다. 레이더, 카메라 및 초음파 센서 어레이로 구성된 최신 ADAS 기반 "드라이버 어시스턴스"를 기본 제공한다. 이를 통해 조향 지원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교차로 교통 경고 및 긴급제동 지원, 후방 충돌 경고 및 완화 등 첨단 안전 기술을 지원한다. 자동차 간 안전거리와 차선을 유지해주는 파일럿 어시스트도 기본이다.

 이 외에 충돌 시 외부 충격에서 운전자와 탑승객을 보호해 주는 경추 보호 시스템(WHIPS), 측면 충돌 방지 시스템(SIPS)을 비롯해 차량 최고 속도를 180㎞/h로 제한하는 스피드 캡, 오너가 차의 최고 속도를 스스로 제한할 수 있는 케어 키, 긴급 출동 및 구급차 호출 등이 지원되는 볼보온콜 등이 탑재돼 있다.

 각 주행 보조 기능들은 민첩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실력이 수준급이며 빠르게 달리는 순간, 앞에 차가 들어가고 나오는 상황에서도 매우 자연스럽게 대처한다. 장거리 주행에서는 더욱 유용하며 차에 대한 믿음은 배로 커진다.

 ▲총평
 S90 T8 리차지는 볼보가 생각하는 플래그십의 개념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차다. 세련미를 기본으로 은은하게 풍기는 고급감, 부족함 없는 구성, 쇼퍼드리븐의 능력치를 힘껏 발휘한 공간과 역할까지 모두 어우러져 새롭게 세그먼트를 정의한다.

 여기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주는 장점을 적극 살려 강한 파워와 효율까지 갖췄으니 가치는 더욱 커진다. 독일 라이벌 대비 합리적인 가격은 덤이다. 다양한 장점은 올드하고 따분할 것 같은 대형 세단의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며 새로운 소비층을 유입하기에도 충분하다. 플래그십을 바라보는 부담이 줄어들고 단번에 구매 리스트에 올려놓을 수 있는 차가 S90 T8 리차지다.

 한편, 볼보차 S90 T8 리차지의 가격은 8,64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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