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K9 자주포로 군사력 1위 자리 굳혔다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2026 군사력 평가에서 이집트는 세계 19위, 아프리카에서는 1위로 평가됐다. 전통적으로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북아프리카 국가 가운데에서도 독보적인 순위다. 이집트는 한국과 2조원 규모의 K9 자주포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군사력을 크게 강화했다. 이 계약은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이집트의 지정학적 전략 재편을 반영한 결과다. 이집트는 광대한 국토와 해안선을 가진 만큼 재래식 화력과 동원력 모두 중요하게 본다. 특히 K9 자주포는 이집트군이 필요로 했던 기동성과 강력한 화력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무기체계로 평가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평가 순위는 숫자가 아니라 한국 방산기술의 전략적 가치를 증명하는 성과다.

해상 표적까지 명중시키며 깊은 인상
이집트가 K9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해상 표적 타격 능력이다. 이집트는 북쪽으로 지중해, 동쪽으로 홍해를 끼고 있고, 수에즈 운하를 보유한 해상 요충지다. 2017년 현지 테스트에서 K9 자주포는 해상 표적함을 곡사로 명중시키는 성능을 입증했다. 이 시험은 지상 고정표적뿐 아니라 해상에서 이동하는 표적에 대해서도 정확한 명중률을 보였다. 이런 특징은 이집트군에게 해안 방어 능력 강화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K9은 단순한 육군 화력이 아니라 해상 전장에서도 활용 가능한 다목적 포병 시스템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이집트는 해안 요충지 주변에서의 전투력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

K9, 세계 최초로 해군용으로도 활용
이집트는 K9을 해군 전력으로도 운용하는 세계 최초 사례를 만들었다. 이집트 해군은 최대 40km 사거리 155mm 포탄과 분당 6~8발의 발사 속도를 기반으로 해안 접근 적함정 타격용 기동형 해안포로 K9을 활용한다. 지난해 카이로 방산전시회에서는 마스트형 레이더 및 열상감시장비를 장착한 K11‑N 사격지휘장갑차가 공개돼 해안포 능력이 더욱 강조됐다. 이 전시 장비는 해안 감시와 포병 사격지휘를 결합해 해상 위협 대응 능력을 극대화한다. 이집트는 이처럼 해군력 강화 전략과 K9의 다용도성을 결합하며 전력의 질적 확장을 이뤘다. 이런 시도는 단순한 자주포 도입이 아니라 군 전체 전력의 통합적 강화를 목표로 한다.

사막 환경도 OK, 국산 엔진으로 신뢰성 확보
이집트 K9에는 국산 SMV1000 엔진이 탑재돼 극한 사막 환경에서도 높은 신뢰성을 보인다. 기존 수출용 자주포에는 독일 MTU 엔진이 사용됐으나, 수출 승인 문제가 반복되며 대체 엔진이 필요했다. 이 문제는 국산 엔진을 기반으로 한 SMV1000이 해결했으며, 이집트 사막에서 1만 km 주행 테스트를 성공하며 성능을 검증했다. 초도 물량은 한국에서 납품되고, 이후 잔여 물량은 카이로 외곽 국영 공장에서 현지 생산된다. 이런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협력은 단순 수출을 넘어 장기적 산업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기초가 된다. 이집트는 이를 통해 방산 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 내 군사 산업 기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10년 프로젝트의 결실, 최대 규모 계약
이집트의 K9 도입은 단기간의 결정이 아니라 10년에 걸친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2017년 현지 성능 테스트가 시작된 이후, 2021년 시시 대통령이 직접 K9 시험을 참관하기도 했다. 이후 2022년 한·이집트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가격 협상은 난항을 겪었지만, 방사청장의 직접 방문과 협상을 통해 최종 계약이 체결됐다. 계약 규모는 K9 200문과 탄약운반차량 100대로, 이집트는 주변 국가들과의 긴장 관계를 고려해 물량 공개를 신중히 유지했다. 계약금은 **한국 수출입은행 대출로 최대 80%**가 지원되는 조건으로 체결됐다. 이처럼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은 이집트가 전력 강화와 안정적 도입을 동시에 이뤄낸 배경이다.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 주변 국가 관심도 상승
이집트 K9 계약은 단일 K9 계약 중 최대 규모이자 아프리카 최초 대규모 수출 사례다. 이집트는 현역 병력 31만 명과 M1 에이브람스 전차 1360대를 보유한 기갑 강국이며, K9 200문 추가로 아프리카 최강의 포병 전력을 갖추게 된다. 이번 성과는 주변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집트 현지 생산 라인을 활용해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로 수출 확대를 노린다. 특히 알제리, 모로코 등 주변 강국들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집트가 지중해·홍해 전략 요충지에 위치한 만큼, 여기서의 성공은 곧 아프리카 전체와 중동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흐름은 한국 방산의 세계적 입지를 넓히는 중요한 전환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