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와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내놓은 2026년형 신차 가격표가 달라졌다.
25%에 달하는 ‘트럼프 관세’의 부담을 더는 흡수하기 어려워진 제조사들이 결국 가격을 손대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눈치를 보며 기존 모델은 그대로 두고, 새로 출시되는 연식 변경 모델만 조용히 인상하는 방식이다.
아우디, 신차값 최대 653만 원 인상…관세 폭탄 결국 소비자 몫
아우디는 지난 21일(현지시간) 19개 차종의 2026년형 모델을 공개하며 가격을 올렸다. 인상 폭은 최소 800달러에서 최대 4700달러까지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11만 원에서 653만 원에 이른다.

전기 SUV ‘Q4 e-트론’은 800달러 올라 시작가가 약 7200만 원으로 책정됐고, 고성능 대형 세단 ‘S8’은 1년 만에 4700달러 상승해 1억 8000만 원대에 진입했다.
입문형 세단 ‘A3’ 역시 1900달러(약 260만 원) 인상되며 4만 달러 벽을 넘어섰다. 대신 모든 신차 구매자에게 무상 정기점검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격만 오른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들은 아우디의 조치가 사실상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판매 차량을 유럽과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구조상 관세를 피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 최대 110만 원 인상…물가 상승률보다 낮게 묶었다
현대차도 연식 변경 모델 가격을 일부 손봤다. 다만 인상 폭은 상대적으로 작다.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는 795달러 올라 약 110만 원 인상에 그쳤고, 쏘나타는 400달러(약 56만 원), 투싼은 495달러(약 69만 원), 싼타페는 500달러(약 70만 원) 올랐다.
미국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2.9%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가 “관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셈이다.
업계는 이번 인상이 시작일 뿐이라고 본다. 미국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제조사들은 이미 차량 한 대당 평균 52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720만 원을 관세로 부담하고 있다.
당장은 소비자 가격이 평균 1% 남짓 오르는 데 그쳤지만, 연말 들어 2026년형 모델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채우면 차값이 전년 대비 4~8%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을 이후 본격 폭등 전망…소비자 지갑 더 무거워진다

문제는 미국산 차량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엔트리급과 소형차종은 상당 부분을 해외 공장에서 조달하기 때문이다.
워런 브라운 전 GM 전무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GM 트랙스의 가격만 올릴 경우, 바로 윗급 모델인 이쿼녹스와 가격이 겹치게 된다”며 “연쇄 인상은 피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결국 자동차 회사들이 선택한 ‘연식 변경 인상’ 전략은 당장의 방패일 뿐이다. 올가을 이후 미국 시장 전반에 걸쳐 본격적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 향후 어떤 파장이 이어질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