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사태' 장기화 속 일본에 '일부 개인정보' 위탁 지속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라인프렌즈 매장. 이곳을 운영하는 IPX는 라인야후의 완전자회사인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이 지분 52.16%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윤상은 기자

네이버가 일본 라인야후 지분을 당분간 매각하지 않기로 한 입장을 재확인한 가운데, 라인야후 자회사인 라인플러스를 통해 이용자 개인정보 중 일부를 일본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엑스퍼트(전문가 연결 서비스) 등 일부 서비스에서 라인플러스의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4일 <블로터>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는 이용자식별자정보, 영상·음성정보 등 일부 개인정보를 일본으로 넘기고 있다. 네이버는 엑스퍼트와 웨일 브라우저의 영상통화·화상회의 기능에 라인플러스의 SDK를 도입했다. SDK는 일종의 소프트웨 개발도구 모음으로, 복잡한 프로그램 개발 과정을 간소화한다. 이 경우에는 엑스퍼트와 웨일 브라우저 이용자가 라인플러스의 SDK가 활용된 서비스를 이용할 때 네트워크를 통해 개인정보 일부가 일본으로 옮겨간다. 영상·음성정보는 회의·통화 종료 즉시 파기되고, 이용자식별자정보는 1년 동안 보관된다. 네이버 측은 "(서비스) 효율화를 위해 라인플러스 기술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인야후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개인정보처리방침 중 '개인정보의 제공 및 위탁' 설명 갈무리. 네이버는 라인플러스의 SDK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본으로 일부 개인정보를 이전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네이버 홈페이지 갈무리

앞서 라인야후는 일본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2026년 3월까지 네이버와의 시스템 분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인플러스와 네이버의 협력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야후가 라인플러스 지분을 100% 보유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도 지분관계를 바꿀 계획이 없어 이른바 '라인야후 사태'가 라인플러스와의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Y주식회사(라인야후) 지배구조. 파란색은 한국 사업, 분홍색은 이커머스, 초록색은 글로벌 금융사업, 주황색은 일본 금융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다. /출처=일본 에디넷, 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윤상은 기자

라인플러스는 경기 성남시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일본 라인야후의 자회사다. 네이버와는 관계기업으로 분류된다. 라인플러스의 최대주주는 라인야후가 지분 100%를 보유한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이다. 라인야후의 최대주주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A홀딩스다. 이에 따라 라인플러스의 최상위 지배기업은 소프트뱅크다.

한국의 행정안전부 격인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라인야후를 대상으로 네이버와의 지분관계를 정리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앞서 발생한 라인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네이버가 위탁 관리하는 시스템 때문이었다는 이유에서다. 라인야후는 올해 3월 일본 정부에 마지막으로 제출한 보고서에서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와 공유하던 시스템·네트워크 분리를 대부분 마쳤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단기적으로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라인플러스와의 협력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네이버 측은 라인플러스를 통해 일본으로 넘어가는 개인정보와 관련해 "업무 처리 때문에 이전될 뿐 제3자가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홈페이지에 게재한 개인정보처리방침에 '이용자의 사전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외부에 제공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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