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한 50억 베팅…크래프톤 다음 성장에 건 승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블로터DB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것의 배경은 회사 미래가치에 대한 확신이 꼽힌다. 실적 정점 국면에서 대표가 보수를 다시 회사 주식으로 돌렸다는 점에서 시장에 대한 저평가 인식과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낸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분율 2.98%로 상승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근 자사주 2만1144주를 장내 매수 방식으로 취득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23만원, 총 매수 금액은 49억5296만원이다. 이번 매입으로 김 대표의 보유 주식 수는 55만4055주에서 57만5199주로 늘었다. 김 대표의 총 보유 지분율도 2.98%로 증가했다. 취득 자금은 근로소득 등 전액 자기자금이다.

특히 이번 매입은 김 대표가 지난해 받은 보수 80억원의 60% 이상을 다시 회사 주식에 재투자한 셈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보수 수령 이후 현금화가 아니라 재베팅을 택했다는 건 향후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달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대표의 연임 안건이 상정되는 만큼 이번 매입은 연임을 앞둔 대표의 책임경영 의지를 부각하는 카드로도 읽힌다. 단순히 말로만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금을 다시 회사 주식에 투입하며 시장과 이해를 같이하겠다는 신호를 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해석은 최근 크래프톤이 확정한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3개년 동안 총 1조원 이상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소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회사 차원에서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다 분명하게 제도화한 셈이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시장에서는 회사의 환원 정책 강화와 대표의 자사주 매입이 맞물리면서 크래프톤이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을 함께 강화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음 성장'에 건 자신감

더 주목할 대목은 이번 매입이 크래프톤의 사업 전환 국면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배틀그라운드(PUBG) 단일 지식재산권(IP)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구조적 과제로 본다. 결국 시장이 묻는 건 배틀그라운드 이후다.

김 대표의 50억원 매입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변 성격이 짙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이후를 대비해 게임 IP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IP의 장기 흥행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신작과 신규 프랜차이즈 발굴로 수익원 다변화에 나선 상태다. 최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인공지능(AI) 핵심 기술 공동 개발,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로보틱스와 AI도 차세대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중장기 전략이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대표 본인은 그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크래프톤은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하겠다는 메시지도 분명히 하고 있다. 현금배당 도입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신사업 투자와 글로벌 시장 공략도 지속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표 개인의 자사주 매입 역시 이런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행동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김 대표는 현재 회사 주가가 본질적 가치와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번 주식 매수를 결정했다"며 "크래프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강한 기대를 바탕으로 회사 미래에 대한 확신을 행동으로 직접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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