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의 보수 쇠퇴 vs 고이즈미의 개혁 갈등…日 정치권 리더십 경쟁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2024. 9. 22. 06: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민당 총재 선거 양강구도
패션으로 보수·개혁 이미지 강화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 사진=EPA·연합뉴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9월 27일에 치러진다. NHK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8%로 차기 총재 적합 인물 1위,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23%로 2위를 차지했다. 자민당 지지층 내에서는 이시바(29%)와 고이즈미(27%)의 격차가 2%포인트로 좁혀졌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민당 내에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정치 성향을 가진 인물로 국방 및 안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도 자주 ‘국방 전문가’로 불리며 일본의 군사력 강화와 헌법 개정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주로 자민당의 중견층과 기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으며 안정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자민당 내의 개혁파보다는 보수 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

반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상대적으로 개혁적이고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일본 정치의 젊은 스타로 자민당 차기 총재 후보로서 주목받고 있다. 그의 부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정치적 유산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며 독자적인 개혁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공개적인 지지를 얻으면서 그의 정치적 입지는 한층 더 탄탄해졌다. ‘킹메이커’로 알려진 스가는 고이즈미를 차기 리더로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일본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는 고이즈미의 총재 선거에서 유리한 기반을 마련해줬다.

이시바 시게루와 고이즈미 신지로의 패션 스타일은 그들의 정치적 메시지와 리더십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반영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두 후보의 각기 다른 정치적 배경과 성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패션을 중심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사진=EPA·연합뉴스


 

 커프스 링크로 보수 상징
 이시바의 패션으로 본 안정적 리더십


이시바 시게루는 주로 아메리칸 스타일의 넉넉한 슈트를 선호하는데 이는 그의 정치적 경험과 성실한 이미지 그리고 보수적인 리더십을 대변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자주 선택하는 남청색과 회색 슈트는 안정감과 신뢰성을 상징한다.

남청색은 대중에게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주며 회색은 차분함과 겸손함을 나타내는 색상으로, 그의 차분한 정치 스타일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색상 선택은 정치적으로 경험이 풍부하고 보수적인 리더로서 이시바가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하게 뒷받침한다.

레지멘탈 또는 스트라이프 넥타이는 전통적인 정치인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시바가 주로 착용하는 레지멘탈 넥타이는 정치적 격식을 중시하고 전통을 존중하는 그의 성향을 반영한다. 이 스타일은 단순한 패션 선택을 넘어 그의 보수적 성향과 안정적인 리더십을 강조하는 중요한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자주 착용하는 스트라이프 넥타이는 보수적인 유권자들에게 신뢰와 일관성을 상징하며 정치적 경험이 깊은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한다.

또한 커프스 링크는 이시바의 시그니처 아이템 중 하나로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격식과 정제된 이미지를 나타낸다. 커프스 링크는 슈트 스타일에서 세부적인 디테일에 신경 쓰는 사람들의 선택이며 이는 이시바가 정치적 성실성과 철저함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커프스 링크를 착용함으로써 대중에게 세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주며 보수적인 리더십 이미지를 강화한다. 이러한 패션 스타일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강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이시바는 패션을 통해 안정적인 리더십과 신뢰감을 표현함으로써 자민당의 보수적 유권자들과 깊이 연결되고 있다. 전통적이고 정제된 그의 패션은 외형적인 것뿐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와 일관성을 유지하며 그가 강조하는 정책적 목표와 맞아떨어진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9월 6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통을 입고 포켓치프로 개혁 이미지 강조
 고이즈미의 패션 속 혁신 리더십


고이즈미 신지로는 이시바와 대조적으로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스타일을 통해 개혁적이고 젊은 리더십을 강조한다. 그는 주로 세미 와이드 스프레드 셔츠와 핏이 날렵한 남청색 슈트를 착용하는데 이러한 스타일은 젊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며 개혁을 추구하는 그의 정치적 성향과 맞닿아 있다.

핏이 날렵한 슈트는 그가 지향하는 개혁적이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이즈미의 슈트 스타일은 전통적인 일본 정치인의 넉넉한 슈트 스타일과는 차별화돼 그가 변화를 추구하는 현대적인 리더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패턴이 거의 없는 솔리드 넥타이와 포켓치프는 고이즈미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그가 강조하는 세련됨과 깔끔한 리더십 이미지를 반영한다. 남청색 넥타이는 이시바와 마찬가지로 신뢰와 안정감을 나타내지만 고이즈미는 보다 현대적이고 간결한 스타일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상징한다.

여기에 포켓치프는 그의 패션에 약간의 세련된 포인트를 더해주며 대중에게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진지한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이러한 패션 선택은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 전통 의상을 자주 착용하는 것도 고이즈미의 정치적 메시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다. 지역 행사나 전통적인 축제에서 유카타와 같은 전통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데 이는 그가 단순히 젊고 현대적인 리더가 아니라 일본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며 이를 정치적 가치로 삼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지역 축제에서 유카타를 입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은 고이즈미가 일본 사회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이를 현대 정치에 통합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그는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스타일을 통해 과거의 정치적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리더로서 자신을 포지셔닝하고 있다.

패션을 통해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개혁과 혁신, 전통에 대한 존중이라는 중요한 정치적 요소와 맞물려 있으며 이는 그를 차세대 리더로서 자리매김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구로 작용한다.

기자회견하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사진=EPA·연합뉴스



이시바는 자민당 내 영향력 감소와 지지층 확장이 구체적인 과제다. 당내에서 그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고 특히 젊은층과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매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는 전통적 보수층 외에도 넓은 지지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이즈미는 정책 성과 부족과 자민당 기득권 세력과의 갈등 해결이 주요 과제다. 그는 환경부 장관 시절 뚜렷한 성과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당내 보수적 기득권 세력과의 갈등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개혁적 이미지에 걸맞은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당내 지지를 강화하는 것이 도전 과제다. 패션 측면에서 보수와 개혁으로 나뉘는 두 사람 중 누가 자민당 차기 총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