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80주년을 맞은 JBL이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오디오 사업의 영역을 음악감상에서 연주와 노래, 콘텐츠 제작까지 넓힌다. 음원의 보컬과 악기를 기기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분리하는 기술을 스마트앰프와 무선마이크에 적용해 홈엔터테인먼트와 개인 수요를 공략한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다.
온디바이스 AI로 실시간 음원 분리 구현
18일 서울 성동구 틸테이블에서 열린 ‘JBL 신제품 발표 및 체험행사’에서 임상우 하만인터내셔널코리아 라이프스타일사업부 프로는 “JBL은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에서 함께 즐기는 파티 경험으로 진화시켜왔다”며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는 퍼포먼스의 시대의 중심에는 JBL 밴드박스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JBL은 3월에 출시한 AI 기반 스마트앰프 겸 스피커인 ‘JBL 밴드박스 트리오’를 선보였다. 동시에 신제품 ‘JBL 이지싱마이크’와 ‘JBL 이지싱마이크 미니’도 처음으로 공개하고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보컬 제거 기능을 시연했다.
밴드박스는 기타 연주자가 사용하는 앰프와 이펙터, 스피커, 연습도구를 하나의 기기에 통합한 제품이다. 기존에는 원하는 음색을 만들고 음원에 맞춰 연주하려면 여러 장비를 구매해 연결해야 했다. 또 클라우드 기반의 음원분리 서비스는 인터넷에 연결해야 하고 연주 중 조작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JBL은 전용 프로세서가 기기 내부에서 음원을 분석하는 ‘스템 AI’를 밴드박스에 적용했다. 사용자는 블루투스로 재생한 음악에서 보컬과 기타, 드럼 소리를 실시간으로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다. 원곡에서 기타 소리만 뺀 뒤 직접 연주하거나 보컬을 없애 반주음원처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클라우드 기반의 AI와 달리 음원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보내지 않으며, 인터넷 연결 상태와 관계없이 실시간으로 트랙을 분리할 수 있어 연습이나 공연 중 발생할 수 있는 지연과 연결 문제를 줄였다. JBL은 온디바이스 방식의 실시간 음원분리 기술을 업계 최초로 스피커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밴드박스는 개인연습에 초점을 맞춘 ‘JBL 밴드박스 솔로’와 합주와 버스킹 등 소규모 공연을 겨냥한 ‘JBL 밴드박스 트리오’ 등 두 가지 라인업이 있다.
또 JBL은 밴드박스에 기타 앰프와 이펙트의 음색을 구현한 모델링 기술도 넣었다. 사용자는 전용 ‘JBL 원’ 애플리케이션에서 이퀄라이저와 이펙트, 믹서 설정을 조절하고 원하는 기타 음색을 저장할 수 있다. 여러 개의 페달과 앰프를 사용하던 과정을 하나의 기기로 줄여 장비 구매와 설치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노래방부터 숏폼까지…마이크로 넓힌 창작경험
이지싱마이크와 이지싱마이크 미니는 밴드박스의 온디바이스 음원분리 기술을 노래와 콘텐츠 제작에 활용한 제품이다. 음악을 재생한 뒤 마이크 버튼을 누르면 원곡 가수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사용자는 보컬 음량을 25%, 50%, 100% 등으로 조절해 원곡 가수의 목소리를 일부 남기거나 반주만 재생할 수 있다.
JBL 파티박스 등 스피커에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2.4㎓ 무선 연결로 최대 30m 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사용시간은 10시간이다. 마이크 본체에 음량조절과 보컬제거 버튼을 배치해 노래나 공연을 멈추지 않고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특히 이지싱마이크 미니는 제품 크기를 줄이고 연결 대상을 넓혔다. 보조입력과 USB 연결 기능을 갖춘 블루투스 스피커에 동글(USB-C 무선수신기)을 꽂아 사용할 수 있어 JBL 제품이 아닌 스피커와도 연결 가능하다. 음성을 선명하게 전달하는 보이스부스트와 개별 이퀄라이저 설정 기능도 제공한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동글을 연결하면 인터뷰 녹음과 팟캐스트, 라이브 방송에도 활용할 수 있다. 링 형태의 손잡이와 자석 클립이 있어 옷에 마이크를 고정한 채 브이로그와 숏폼 콘텐츠도 촬영할 수 있다. 마이크 2개가 동글 하나에 각각 연결되는 듀오 제품도 함께 출시해 2인 방송과 인터뷰, 듀엣 노래 수요를 겨냥하기도 했다.
JBL은 홈엔터테인먼트와 개인 크리에이터 시장이 성장하면서 간편한 조작과 높은 음질을 동시에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스피커와 앰프, 마이크, 앱을 연동해 음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며 콘텐츠를 제작하는 오디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경훈 하만인터내셔널코리아 프로는 “‘메이드 투 비 허드(Made to Be Heard)’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브랜드가 돕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과거 태그라인 ‘데어 투 리슨(Dare to Listen)’이 타인의 경험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었다면 새 태그라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브랜드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한편 JBL은 이날 창립 80주년 기념 한정판 스피커 ‘JBL L100 클래식 80’도 공개했다. 1970년에 출시한 가정용 스피커 L100의 디자인과 음향 특성을 계승한 제품으로 천연 오크 캐비닛과 갈색 쿼드렉스 폼 그릴을 적용했다. 전 세계에서 800쌍만 생산하며 제품마다 한정판 번호판과 JBL 수석엔지니어의 서명을 새겼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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