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극장가에서 공포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 2019년 한 작품이 개봉 이후 7일 연속으로 정상을 지켰습니다. 한국 공포 영화로는 처음 있는 기록이었습니다.
가족의 얼굴을 한 무언가가 집에 들어온다
2019년 8월 21일 개봉한 '변신'은 한 가족이 겪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작품입니다. 어느 날부터 집 안에서 가족들이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분명히 아버지인데 아버지가 아닌 것 같고 동생인데 동생이 아닌 것 같은 순간이 반복됩니다. 누군가의 모습으로 모습을 바꾸는 존재가 집 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공포의 핵심이 바깥이 아니라 가장 익숙한 사람에게 있다는 설정이 특징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믿지 못할 때
이 작품의 긴장은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보다 식탁과 거실에서 만들어집니다. 평범한 대화 중에 상대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가장 서늘하게 다가옵니다. 가족들은 서로를 확인하려 하지만 확인할수록 더 혼란에 빠집니다. 집이라는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이 가장 위험한 곳으로 바뀌는 구조입니다. 오컬트 장르의 익숙한 장치를 가족 드라마 쪽으로 끌어온 점이 자주 언급됐습니다.

배우들의 1인 다역에 가까운 연기
모습을 바꾸는 존재가 등장하는 설정이라 배우들의 연기 부담이 특히 컸습니다. 같은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어떤 장면에서는 전혀 다른 존재를 표현해야 했습니다. 성동일과 장영남이 가족의 중심을 맡아 평범함과 이질감을 오갑니다. 배성우는 가족을 돕기 위해 찾아오는 인물로 등장해 이야기의 다른 축을 담당합니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7일 연속 1위와 76만 명의 주말
'변신'은 개봉 직후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7일 연속 정상을 지켰습니다. 개봉 첫 주말에는 76만 9,692명을 동원하며 여름 극장가의 판도를 흔들었습니다. 주말에는 공포 영화를 덜 선택한다는 통념을 깬 결과라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보도에서는 한국 공포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첫 사례로 소개됐습니다. 앞선 흥행작 이후 오랜만에 나온 한국 공포 흥행작이라는 평가도 뒤따랐습니다.

165만을 넘기며 마무리된 성적표
이 작품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165만 명 선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개봉 이후 꾸준히 관객을 모은 끝에 9월 7일 이 선을 넘어섰습니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 아니었기에 체감되는 성과는 더 컸습니다. 여름 시즌이 끝난 뒤에도 입소문이 이어지며 장기 상영으로 연결됐습니다. 지금은 OTT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늦여름마다 다시 언급되는 작품이 됐습니다.

Copyright © 그 시절 우리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