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타이어 비교] 미쉐린 PS5 vs 콘티넨탈 MC6 vs 한국 EVO3

자동차의 성능은 파워트레인에서 시작돼 타이어 끝에서 마무리된다. 고성능 슈퍼카라도 성능 나쁜 타이어로는 제 성능을 내기 어렵다. 고출력과 성능 나쁜 타이어의 만남은 고성능 흉기를 만들어 낼 뿐이다. 물론 고성능 차 소비자들 다수는 그 성능에 걸맞은 타이어를 찾는 것이 보통이다. 고가의 타이어가 졸겠지만 무작정 최고가 제품을 고집하기도 어렵지 않은가? 자동차가 그렇듯 타이어에도 체급이 나뉘는데, 오늘 우리가 테스트하는 타이어는 중상등급 타이어들이다.

미쉐린 제품 중에서는 파일럿 스포트 5(이하 PS5)를 골랐다. PS5는 미쉐린 라인업에서 최고 성능을 가진 PS4S 보다 한 단계 아래 위치하는 모델이다.(향후 PS4S는 PS S5로 업그레이드된다. 현재는 일부 스포츠카들의 OE 타이어만 나오는 중)

콘티넨탈 제품 중에서는 맥스콘택트6(이하 MC6)를 준비했다. 우리는 오래전에 이 타이어의 성능을 확인했는데, 한국 타이어의 V12 EVO2 등을 가볍게 눌러버리는 성능을 보였다.

국내 대표 중에서는 한국 타이어의 벤투스 S1 evo3(이하 evo3)를 가져왔다. 이 타이어는 고성능 타이어인 evo2의 후속격 모델인데 evo2 보다 성능이 살짝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벤투스 EVO Z가 한국 타이어의 최상위 모델로 자리하면서 자연스레 등급이 하나 떨어져 중상급 제품군이 됐다. 규격(사이즈)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 고성능 타이어들의 가격은 50만 원대 혹은 그 이상을 쉽게 넘나든다. 일부 OE 타이어는 1본 당 100만 원을 넘어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성비 좋은 제품들을 찾는 소비자층도 많아졌는데, 여기서의 가성비 타이어란 단순히 가격이 저렴함 것이 아닌 적정 성능과 타협할 수준의 가격을 가진 제품들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시장서 인기 많은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RE004, 한국 V12 EVO2, 금호 PS71 등급의 입문형 타이어가 100~300마력 급 차량에서 가성비 좋은 타이어로 꼽힌다면 오늘 비교하는 타이어들은 200~400마력대 성능을 가진 자동차에서 쓸만한 타이어들이다. 물론 더 높은 출력을 가진 차에도 사용은 가능하지만 통상 이런 차들에는 미쉐린 PS4S, 콘티넨탈 스포트콘택트7, 한국 EVO Z 등의 최상등급 타이어들이 널리 쓰인다. 이제 비교를 시작해 보자.

타이어 제원

시험용 타이어의 규격은 275mm 급 편평비 35에 19인치다. (275 / 35 R19)이 사이즈는 다양한 타이어 제조사들이 갖고 있는 범용 규격 중 하나로 윈터 타이어에서 서킷용 타이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나온다. 시험용 차는 BMW M3 컴페티션으로 xDrive(AWD)가 기본이지만 대부분의 시험 항목에서 2WD(후륜구동) 모드를 이용했다. 타이어들의 DOT(생산 일자)는 모두 2023년 하반기였는데, MC6만 재고가 없어 2년 된 재고를 구해 사용했다. 이 부분이 아쉽다고 생각할 소비자도 있겠지만 통상 보관이 잘 되었을 경우 3년 정도는 제 성능이 유지된다는 것이 타이어 제조사들의 의견이다. 또한 일부 타이어 제조사들은 5년까지도 성능이 유지된다고 말한다. 그러니 콘티넨탈이 불리한 조건이라 생각하지는 말자.

타이어 무게

타이어의 무게는 자동차의 성능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가 가벼운 휠(Wheel)을 통해 가속 및 연비의 이점을 얻으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쉽게 말해 가벼울수록 유리한 것들이 많아진다. 무게는 MC6가 가장 가볍게 나왔다. 최근 테스트 결과를 보면 콘티넨탈이 가벼운 경우가 많았다. 다음은 evo3였는데, 아쉽게도 1본이 100g 정도 무거웠다. 약간의 생산 편차가 있다는 얘기다. 미쉐린 PS5는 무게 편차는 없었지만 MC6 대비 약 1kg 이상 무거웠다.

트레드 홈 깊이

트레드 홈 깊이를 보자. 이는 평가 항목이 아닌 참고용이다. 트레드 홈이 깊어지면 빗길 배수성이나 내구성에서 이점이 생기지만 다른 성능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생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적정 홈 깊이를 가지면서 성능과 내구성까지 득하는 것인데, 이런 시험을 제대로 일정 수준으로 마모를 시켜가며 꾸준히 성능을 점검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시험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같은 조건에서 최소 1만 km 이상을 달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니까. 트레드 홈 깊이를 봤을 때 패턴 중앙부를 기준으로 가장 깊은 것은 PS5였고, 다음은 evo3로 나왔다. 이 둘 사이의 격차는 크지 않았지만 측면 트레드까지 보면 확실히 PS5가 두툼하다. 반면 MC6는 중앙에서 측면 패턴까지 다른 타이어 대비 얇은 트레드를 갖추고 있었다. 이번에는 타이어 패턴의 단단함을 확인하는 경도 측정이다. PS5는 중앙부가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나왔으며 측면이 소폭 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를 감안해 평균적으로 73 정도로 보면 맞을 듯하다. MC6는 다른 타이어 대비 대비 뚜렷하게 부드러운 편이었는데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69 정도를 보였다. 에보 3는 균일하게 70을 나타냈다. 이제 본격 성능을 보자. 국내 소비자들이 관심이 많은 것은 마른 노면 성능이다. 그래서 이 영역을 중점적으로 테스트했다.

마른 노면 제동

마른 노면 제동 시험 결과는 최장과 최단거리를 제외한 평균값이 기준이다. 계측기는 Vbox 3i라는 제품인데 최대 3.6cm의 오차를 갖는다. 시험 결과 미쉐린의 PS5가 약 32.5m 수준을 보여 최고의 성능을 기록했다. 제동뿐 아니라 엔진 출력이 걸릴 때도 가장 안정적이었는데, 종 방향 성능이 매우 좋았다. 2위는 MC6였는데, PS5 대비 약 1.8m 가량 차이(34.3m)가 났다. 에보3도 34.7m 수준으로 MC6의 성능에 따라붙었다.

원선회

이번에는 선회로에서 횡 방향으로 버티는 능력을 보자. 코너링 한계라고 생각하면 쉽다. 여기서는 PS5와 MC6가 같은 수준인 약 76km/h 내외의 한계 속도를 보였다. 반면 에보3는 이들 보다 2km/h 한계 속도가 낮았다. 코너링 한계만 보면 제법 성능 차이가 난다.

핸들링

이번에는 핸들링이다. 여기서 다양한 항목을 평가하는데, 미세한 조작 응답성에서 가장 우수한 것은 PS5였다. 트레드 패턴의 강성감도 무난했다. 다음은 MC6였는데 패턴이 조금 소프트한 느낌을 보였지만 나름대로 좋은 응답성을 이어갔다. 반면 에보3는 상대적으로 조금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슬라럼

이번에는 슬라롬 테스트를 통해 핸들링과 전체적인 균형을 확인했다. 정해진 구간을 통과하며 계측기가 기록한 시간을 점검한다. 슬라롬은 코너링과 가속이 맞물리는 환경이라 타이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큰 편이다. 덕분에 종합 성능을 판단하기에 쉬운 항목이기도 하다.연습이 많이 필요한 항목이라 오토뷰 내에서도 편집장이 이를 담당한다. 통상 회당 편차는 최대 0.05초를 넘지 않는다. 여기서 가장 빠르게 콘 사이를 통과한 것은 7.10초를 기록한 PS5였다. 또한 이런 성능이 꾸준히 유지되었다. 다음은 MC6였는데 코너링 한계나 핸들링 감각은 좋았지만 코너링 이후 파워가 걸릴 때 살짝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 7.33초에 목적지에 도달했다. 3위인 에보3는 이보다 0.1초 이상 떨어진 7.46초 기록을 냈는데, 슬라럼 후반으로 가면서 성능이 갑자기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었다.

서킷

그렇다면 서킷 환경에서는 어떨까? 오토뷰는 BMW M3와 함께 드라이빙 센터에 있는 서킷을 찾았다. 운전은 스톡카 레이서인 정의철 선수가 담당한다. 스포츠 타이어에게 중요한 조건인 만큼 랩타임 항목 배점도 2배로 늘어난다. 기록 계측에 앞서 정의철 선수가 M3용 OE 타이어로 몸을 풀며 코스에 적응했는데, 이때 나온 기록이 1분 20초대였다. 통상 M3, M4 급 모델로 전문 드라이버가 BMW 드라이빙 센터를 달리면 이런 기록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이제 본격 서킷 주행의 시작이다.

이번에도 PS5가 가장 빨랐다. 다음으로 0.1초 미만의 차이로 MC6가 좋은 성능을 냈다. 최고 랩타임의 비교이기에 성능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이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0.2초 내외의 차이가 난다. 반면 에보3는 PS5 대비 1초나 느렸다. 이렇게 짧은 서킷에서 1초의 차이는 생각 보다. 인제나 영암처럼 스케일이 큰 코스였다면 기록은 더 벌어졌을 것이다. 또한 여러 바퀴를 돌 때마다 시간차는 증가한다. 놀라운 것은 PS5의 능력이었는데, BMW와 미쉐린이 튜닝한 M3 전용 파일럿 스포트 4S를 상대로 매우 선전했다. 물론 1초라는 차이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횡그립이 강하기로 유명한 BMW M 전용 타이어를 상대로 RE(애프터마켓)용 타이어가 보인 능력은 대단했다. 이렇게 국내 소비자분들이 중시하는 마른 노면에서 다양한 시험을 마친 결과 PS5가 가장 좋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젖은 노면 핸들링

이제 유럽시장에서 중시하는 젖은 노면으로 가보자. 유럽에 시판되는 타이어들은 젖은 노면 성능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먼저 핸들링부터 시험했다. 시험은 젖은 조면 원선회로와 직선로에서 이뤄졌는데, 여기서는 MC6가 가장 좋은 감각을 보였다. 배수성도 무난했고, 코너링 환경에서도 가장 안정감 있는 성능을 보여 신뢰감을 높였다. 패턴 디자인도 한몫했을 것이다. 다음은 PS5였는데,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빗길 코너링 감각서 MC6에 소폭 밀리는 느낌이었다. 한국 타이어도 젖은 노면에 강한데, 아쉽게도 에보3는 이번에도 3위를 기록했다.

젖은 노면 제동

젖은 노면 제동에서는 PS5가 또다시 극적인 성능을 냈다. 2위인 MC6 보다 2m 이상 짧은 평균 제동거리를 보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른 노면이건 젖은 노면이건 PS5는 제동력에서 충분한 신뢰감을 줬다. 당초 젖은 노면 제동에서 역전할 것이라 예상던 에보3는 이번에도 3위에 머물렀다.

정숙성

이번에는 일상 주행 영역을 확인하자. 정숙성 시험이다.(* 원래 시험을 진행할 때는 타이어 패턴 손상이 없는 상태서 가장 먼저 진행한다.) 정숙성은 2개 노면을 대상으로 했는데, 여기서는 MC6가 가장 뛰어난 정숙성을 보였다. 그리고 에보3가 2위로 올라섰다. 1위와 격차는 조금 크 편이지만 그래도 선방했다. 반면 지금껏 상위권을 랭크 하던 PS5가 가장 소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회전저항

이번 시험 항목은 회전저항이다. 시속 40km에서 시작해 중립 상태로 차량이 달린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 항목은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주행 연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여기서는 드디어 에보3가 1위에 올랐다. 그러나 2위와 오차 내외의 수준이라 동일한 점수를 득하게 됐다. PS5는 그립이 좋았기 때문인지 다른 타이어 대비 상대적으로 저항이 많았다.

승차감

이번에는 승차감이다. 타이어 성격상 서브젝티브와 오브젝티브 측면을 합산해 평가했다.서브젝티브 측면에서는 에보3가 가장 우수했습니다. 쇼크가 들어왔을 때 날카로운 진동을 최대한 억제해서 불쾌감이 적었다. 다음은 MC6였는데, 사이드월 강성은 높은 느낌이었지만 패턴이 부드러워 작은 진동을 잘 처리하는 모습이다. 반면 PS5는 전체적으로 하드한 성향을 보였다.오브젝티브 결과도 같았는데, 충격이 들어올 때 PS5가 다소 거친 느낌이 컸다. 그래서 승차감 부문에서는 에보3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이제 가격이다. 통상 같은 지역을 대상으로 5~7곳을 지정해 조사를 벌이며 장착비 포함 가격을 기준으로 했다. 조사 당시 가장 낮은 가격을 가진 것은 평균 24만 원의 MC6였고 가장 비싼 것은 PS5로 30만 5천 원 정도에 달했다. 국산인 에보3는 MC6 보다 평균 2~3만 원 높은 가격을 가진 보였다.

종합

이제 최종 결과를 보자. 앞서 본 것처럼 우리는 다양한 항목을 비교했는데, 그 결과 미쉐린의 PS5가 최종 승자가 됐다. 특히 국내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마른 노면에서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이렇게 중상 등급 타이어 중에서 가장 좋은 성능을 가진 것은 PS5로 나왔다. 고성능 차를 보유했거나 보다 빠른 코너링에 관심이 큰 소비자에게 PS5는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MC6도 가격 대비 좋은 성능을 냈다. 또한 후속 모델 MC7의 데뷔를 앞두고 있기에 PS5와의 한판 승부가 기대된다.한국 에보3는 다양한 성능서 수입 타이어에 밀렸지만 승차감에서 뚜렷한 이점을 보였다. 유사한 가격대 타이어에서 승차감을 노린다면 무난한 선택이 될 것이다. 오토뷰는 이미 올해 초부터 다양한 타이어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다. 다양한 올웨더 타이어를 비롯해 고성능 4계절 타이어 및 최신 컴포트 타이어, 타이어 특성에 따른 성능 차이 등 다양한 비교를 진행 중에 있다. 올해는 더 다양한 타이어 콘텐츠로 독자님들을 만날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겠다.

정리=오토뷰 로드테스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