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년 전 레이싱카, 오늘날 혁신의 상징으로” 벤츠, 美 페블비치서 가장 뜨거운 순간 만들었다

[엠투데이 이정근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세계적인 클래식카 축제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2025'에서 브랜드의 역사와 미래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전시와 주행 퍼포먼스로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115년 전 제작된 벤츠 프린츠-하인리히(1910년형)로 찰스 A. 체인 트로피(Charles A. Chayne Trophy)를 수상하며 기술 혁신의 전통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페블비치 오토모티브 위크의 시작을 알린 투어 델레강스(Tour d'Elegance)에서는 1910년식 프린츠-하인리히 자동차(출력 80마력, 5.7리터 4기통 엔진)가 선두로 나섰다. 마르쿠스 브라이트슈베르트 메르세데스-벤츠 헤리티지 CEO가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해당 차량은 4밸브 기술, 이중 점화 방식, 카단 구동축 등 혁신적 엔지니어링이 적용된 모델로, 당시 유럽 주요 자동차 경주였던 '프린츠-하인리히 경주'를 위해 제작됐다. 현재 전 세계에 단 두 대만 남아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클래식 센터가 원형 그대로 복원해 이번 무대에 선보였다.

하이라이트인 17일 일요일 콩쿠르 델레강스 본 행사에서는 포뮬러 1 7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와 함께 프린츠-하인리히가 다시 주목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954~55년 후안 마누엘 판지오가 월드 챔피언십을 제패한 W 196 R F1 머신, 그리고 현재 시즌에 출전 중인 메르세데스-AMG F1 W16(조지 러셀, 키미 안토넬리 드라이버)을 함께 전시했다. 이와 더불어 1914년식 메르세데스 115마력 그랑프리 머신이 민간 컬렉터 소유 차량과 함께 공개되며, 다임러와 벤츠가 합병 이전부터 모터스포츠의 초창기를 어떻게 이끌었는지를 보여줬다.

행사 주최 측은 프린츠-하인리히 차량을 올해의 찰스 A. 체인 트로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 상은 1987년 제정돼 해당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진보적인 기술을 갖춘 자동차에 수여된다.

근처 라구나 세카 레이스웨이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는 75주년 포뮬러 1을 기념해 전설적인 레이스카들을 선보였다. 1954년 데뷔해 최대 290마력을 발휘한 W 196 R과, 스포츠카 세계선수권을 제패했던 300 SLR, 그리고 스털링 모스의 이름을 딴 2009년식 SLR 맥라렌 스털링 모스가 주행을 펼쳤다. 특히 1955년 밀레 밀리아에서 모스와 데니스 젠킨슨이 세운 불멸의 기록이 다시 회자되며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이번 페블비치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타게이즈 시어터(Stargaze Theatre)'도 큰 관심을 모았다. 드라이브인 극장 콘셉트로 꾸며진 전시관에서는 영화 속에 등장한 메르세데스 차량들이 직접 전시됐다. 1997년작 쥬라기 공원 속 M-클래스, 1984년 비벌리 힐스 캅의 380 SL, 2009년 행오버의 220 SE, 1956년 상류사회(High Society)의 190 SL 등 명작에 등장했던 차들이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메르세데스-AMG는 콘셉트 AMG GT XX를 통해 새로운 퍼포먼스 비전을 제시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는 비전 V(Vision V) 콘셉트로 럭셔리 MPV의 미래를 미리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미국 시장 전용 25대 한정판 S 680 에디션 에메랄드 아일을 공개하며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했다.

메르세데스-벤츠 헤리티지 CEO 마르쿠스 브라이트슈베르트는 "프린츠-하인리히는 115년 전 이미 혁신적 엔지니어링의 상징이었다"며 "이번 수상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지속적으로 이어온 기술력과 헤리티지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의 콘셉트 AMG GT XX는 새로운 차원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과거와 미래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