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아파트 질렀다”…30대 ‘내집 마련’ 늘어났다는데 [부동산 라운지]

이석희 기자(khthae@mk.co.kr) 2023. 3. 1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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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새 매입 10% 늘어
“아파트값 급등기때 학습효과
떨어지자 기회삼아 먼저 나서”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박형기 기자]
부동산시장 침체로 아파트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30대의 수요는 굳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출 규제는 완화되고 고점 대비 가격 20~30% 내린 급매물들을 노린 매수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연령대별 아파트매매거래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1월 전체 아파트매매거래 1만7841건 중 30대가 매입한 아파트는 총 4350건으로 집계됐다. 비중으로 따지면 약 24%로 4채 중 1채는 30대가 사들인 것이다.

30대의 아파트매수세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 집계가 완료된 가장 최근 3개월(지난해 11월~올해 1월) 연속으로 매입건수가 증가했다. 전체 매매거래량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만8570건에서 1만7841건으로 약 4% 감소하는 사이 30대의 매입건수는 3969건에서 4350건으로 약 10%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40대의 매입비중이 가장 높은데 1월(4374건)은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40대와 더불어 최근 아파트 시장의 주축 세력인 셈이다.

30대들의 매수세가 늘어난 원인은 우선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가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생애최초 주택구입시 LTV 상한을 주택가격과 지역에 상관없이 일괄 80%로 높였다. 대출한도 역시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했다. 첫 집 마련 문턱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시장에 호가를 대폭 낮춘 급매물들이 쏟아져 나온 것 역시 영향을 끼쳤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아파트 가격 하락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장기간 매물이 팔리지 않자 매도자들이 호가 하락 경쟁을 시작한 게 지난해 말부터 였다”며 “1월 들어 고점 대비 20~30% 하락한 초급매들이 소화되기 시작했는데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들인 30대들이 주력 매수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독 30대 수요자들이 고금리를 뚫고 매수에 나선 현상은 지난 부동산 폭등기 이후의 학습효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MZ세대는 지난 급등기를 지나오면서 내집 마련을 하지 않은 경우라도 기본적으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지식 자체가 높아진 상황이고 간접경험을 통해 등락 흐름을 지켜봤다”며 “이 중 일부가 최근 급락을 기회로 삼아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의 영향으로 30대의 매수세는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기 때문에 30대들이 주로 눈여겨보는 중저가 아파트 구입시 유용한 상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섣부른 매수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박합수 교수는 “초급매물들은 이미 자취를 감춰 추격 매수를 하기엔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라며 “SVB 사태로 금리인상 압박이 낮아지긴 했지만 그보다 더 큰 리스크인 경제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매수를 고민 중이라면 적어도 하반기까지는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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