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기반 항체약물접합체(ADC) ABL206으로 처음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이번 임상1상 시험계획(IND) 승인은 개별 파이프라인 성과를 넘어 회사가 구상해온 차세대 ADC 전략이 실제 임상 국면으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전임상 단계 위주의 조기 LO에서 임상2상 이후 단계의 후기 LO로 사업 전략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ABL206은 후속 이중항체 ADC들의 개발 방향과 사업 전략을 가늠하는 기준선 역할이다.
이중항체 ADC 첫 임상, 전략 전환 신호
25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6일(현지시간) ABL206의 임상1상 IND를 승인받았다. ABL206은 B7-H3 및 ROR1 표적 이중항체에 토포이소머레이스 I 억제제를 링커로 결합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이중항체 ADC다. 회사는 이번 임상1상을 통해 ABL206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IND 승인을 통해 에이비엘바이오가 차세대 ADC 전략을 본격화한 이후 처음으로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는 데 주목한다. 그동안 회사의 ADC 연구는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었던 만큼 임상 진입 자체가 전략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 연구 중심의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임상 개발 국면으로 이동했다는 점이 부각된다. 단기 성과보다는 개발 구조가 임상 환경에서도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ABL206을 통해 ADC 사업이 단순한 연구 포트폴리오를 넘어 임상 자산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보는 분위기다. 특히 업계는 이중항체 플랫폼을 ADC로 확장하는 시도가 실제 임상 체계에 안착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첫 사례라는 데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번 임상은 구조적 안정성과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206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차세대 ADC 개발을 본격화하고 처음으로 임상에 진입한 이중항체 ADC"라며 "에이비엘바이오의 ADC 사업도 임상 단계에 올라 순항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세대 ADC인 이중항체 ADC가 단일항체 ADC의 적응증 확장 한계를 넘어서는 일종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줄 것"이라며 "글로벌에서 개발 속도가 선두권인 만큼 더욱 큰 관심을 받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ABL206, 조기 LO→후기 LO 기준선으로
ABL206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 전략 전반을 가늠하는 기준선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이 있다. ABL206이 차세대 ADC 파이프라인 중 처음으로 임상 단계에 진입한 후보물질이기 때문이다. 후속 이중항체 ADC들의 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선행 자산이라는 시각이 자리 잡는다. 시장은 향후 파이프라인 확장의 출발점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조기 LO' 중심 바이오텍에서 '임상 후기단계 및 상업화'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번 IND가 주목받는 이유다. 12~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2026)에서 이상훈 대표는 덴마크 바이오텍 '젠맵'을 눈여겨봤다고 밝힌 바 있다. 젠맵은 이중항체 신약을 상업화해 로열티 기반 수익을 확보한 뒤 인수합병(M&A)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다시 구축해온 기업이다.
이 대표는 JPM2026 기간 중 열린 합동 인터뷰에서 "네옥바이오가 보유한 2개 물질은 임상2상까지 갈 것"이라며 "펀딩은 마얀크 간디 네옥바이오 대표가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빅파마들이 동양권에서 중국 다음으로 한국을 지목했지만 초기 기술뿐 임상2상이 없다"며 "우리는 임상2상을 많이 해서 상업화하는 것이 향후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이중항체 ADC가 기존 단일항체 ADC의 적응증 확장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지를 ABL206을 통해 확인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단일 타깃 기반 ADC가 가진 적용 범위의 제약을 구조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 단계라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중항체 ADC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임상 진입 자체가 의미 있는 지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경쟁구도보다는 구조 검증이 우선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네옥바이오 주도, 미국 중심 확장 실험
ABL206의 임상 개발은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가 주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회사는 차세대 ADC 전략을 본격화하는 시점부터 미국 현지에서 개발과 사업화를 병행하는 모델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개발 주체를 분리함으로써 글로벌 임상과 사업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운용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역할을 구분한 구조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네옥바이오의 지분 88%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대표도 등기임원으로 경영을 총괄 중이다.
미국법인을 통한 개발에는 현지에서 파트너링, 자금조달, 기업공개(IPO), M&A 등을 추진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네옥바이오에서 발생한 성과는 에이비엘바이오와 공유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자회사를 통한 개발이 독립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화 방식은 임상 진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임상1상에서는 모든 초기 임상과 마찬가지로 안전성과 내약성 검증이 핵심과제로 제시된다. 이후 임상 확장 단계에서는 개발 속도와 비용, 외부 협력 전략이 함꼐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후기 임상으로 갈수록 자원 배분과 파트너링 전략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ABL206이 기술뿐 아니라 회사의 개발·사업 운용 능력까지 함께 평가받는 자산이라고 인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206의 임상개발은 네옥바이오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다"며 "네옥바이오는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회사 운영과 임상 개발을 진행하지만 IPO와 M&A 등이 성공할 경우 해당 성과가 에이비엘바이오에 공유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중항체 ADC가 차세대 모달리티로 글로벌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네옥바이오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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