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문다혜 비공개조사 원칙”…경찰청장 “신변위협 땐 안전조치 검토”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가 음주운전으로 입건된 가운데 조지호 경찰청장이 비공개 수사가 원칙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문씨의 신변 보호를 위해 필요하면 안전조치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11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씨의 출석 조사 공개 여부를 묻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에게 “조사는 모두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배 의원이 “문씨가 소환에 불응하는 것인가”라고 질의하자 조 청장은 “일정을 조율 중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용산경찰서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조사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관할) 경찰서에서 조사하는 게 원칙”이라며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만약 출석하는 사람의 신변에 위협이 있다면 (신변안전 조치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문씨에게 단순 음주운전이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느냐는 여당 의원들의 질의엔 원론적으로는 검토 대상이라면서도 “사실관계를 확정한 다음에 판단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이 사고 발생 후 5일이 경과한 이날까지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조사 시기는) 케이스마다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이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 “문씨의 음주운전 관련 언론 보도는 발생 후 12시간 만에 나왔지만, 대통령이 아끼는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은 음주운전 사실이 보도되기까지 40일 걸렸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전 대통령이라고 해서 비위 사실을 흘리는 것이 있을 수 있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 청장은 문씨의 음주운전 사실을 첫 언론 보도 직전에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교롭게 그렇게 됐지만, (비위 사실을 흘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문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 51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술을 마신 채 차를 몰고 차선을 변경하던 중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9%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문씨가 음주운전에 따른 교통사고를 낸 만큼 향후 조사 과정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나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으로 혐의가 변경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