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울린 디자인의 K5, 1세대는 더 예뻤다고?!

2000년대 중반 폭스바겐 그룹에서 활약한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가가 기아자동차에 합류한 이후부터 기아차는 ‘디자인의 기아’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디자인에 큰 변화를 가져왔어요.

이 시기 기아차는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에서 국산차 최초로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도 그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때, 기아차가 탄생시킨 모델 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됐던 차는 바로 오늘의 주제이자 현대 쏘나타의 영원한 경쟁자, K5예요. 


쏘나타를 울렸던
디자인 엘리트, K5

현재까지 기아차의 패밀리 룩 디자인 요소 중 하나로 이어져 오고 있는 타이거노즈 그릴이 당시 기아차의 중형 세단이었던 로체 이노베이션(페이스리프트)에 양산차 최초로 적용되면서 21세기 기아차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정립되기 시작했어요.

이후 기아차는 타이거노즈 그릴을 접목시킨 포르테, K7 등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디자인의 기아’라는 이미지를 조금씩 대중들에게 심어주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이미지에 방점을 찍은 모델이 바로 로체 이노베이션의 후속모델이자 두 번째 K시리즈, K5라고 평가받아요.

2010년 최초 출시된 1세대 K5는 기아차 특유의 타이거노즈 그릴뿐만 아니라 그릴 양쪽으로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날렵한 형상의 헤드램프 디자인과 어울러지는 등 차량을 매우 날카롭고 스포티한 중형 세단으로 탄생시켰어요. 1세대 K5는 출시 후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휩쓸기도 했는데요. 한국차 중에서는 처음으로 2011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제품 디자인 부문 최우수상(Best of the Best)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죠.

1세대 K5는 독특한 광고로도 주목받았는데요. 모스 부호를 활용한 광고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어요. 광고에서는 ‘띠이-띠-띠이-띠띠띠띠띠’ 라는 소리로 사람들의 머릿속을 계속해서 맴돌게 했었죠. 이 소리는 바로 K5를 뜻하는 모스 부호로, 차량명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일조하기도 했어요.

이처럼 이색 마케팅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월등한 디자인으로 1세대 K5는 출시 직후 당시 중형 세단의 영원한 1인자인 줄만 알았던 현대 쏘나타를 꺾고, 잠시나마 1위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내수시장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행사했어요.


디자인으로 모든 것을 뒤집다
3세대 K5(DL3)

2019년 11월, 3세대 K3(DL3)의 디자인은 최초로 공개되자마자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어요. 기존 1, 2세대의 디자인에서 탈피한 역동적인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받았죠.

3세대 K5는 이전 세대 대비 전장과 전폭을 확대하면서도 전고를 20mm 낮추고 패스트백 스타일로 차량을 디자인해 더욱 스포티한 세단의 모습을 구현했어요. 아울러 전면부 디자인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너비를 확장하면서도 헤드램프의 경계를 허물도록 했으며, 주간주행등(DRL)은 심장박동을 연상시키는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등 대중의 시선에 각인되는 강렬함을 자랑했죠.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한번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평을 받은 3세대 K5는 11월 말 사전계약이 시작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는데요.

당시 기아차 역대 모델 중 최단 기간인 사흘 만에 사전계약대수 1만 대를 돌파하는 등의 돌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죠. 참고로 그전까지의 사전계약 1만대 돌파 최단기록은 2014년 6월 출시된 카니발 16일로, 기존 기록을 무려 13일이나 단축시키는 등 기아차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로 소비자들로부터 빠른 반응을 야기했어요. 이러한 신기록의 이유에는 앞서 설명했듯이 1세대만큼 강렬했던 3세대 K5의 디자인의 힘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그렇게 3세대 K3는 2019년 12월 출시 후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을 평정하기 시작했어요. 출시 후 이듬해 2020년부터 형제차이자 경쟁차종인 쏘나타 판매량을 압도했는데요. 이에 K5는 2020년 처음으로 국산 중형 세단 연간 판매 1위에 자리에 오르는 영광을 맞았어요.

이후 이듬해 2021년 상반기까지 계속해서 판매량에서 쏘나타 대비 우위를 점했는데요. 현재까지도 쏘나타 판매량과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며 중형 세단 1위의 자리를 다투고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3세대 K5 출시 초창기 소비자의 50% 이상이 2030세대라는 점이었다는 거예요. 스포티한 디자인 덕분에 3세대 K5는 젊은 층 사이에서 유독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중형 세단 시장에서 긴 시간 승기를 거머쥘 수 있었던 셈이죠.


돌아온 페이스리프트 시간!
2025 K5

그리고 지난 10월 25일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K5의 상품성 개선 모델, 즉 페이스리프트의 디자인이 최초로 공개됨과 동시에 국내 사전계약이 실시됐어요. 그 다음주인 11월 2일, 기아자동차는 K5 페이스리프트, ‘더 뉴 K5’를 국내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죠.

참고로 더 뉴 K5는 출시 전 약 1주일 기간 동안 사전계약 6,000대를 돌파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지금부터 이전 모델 대비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변경됐는지 간단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먼저 외관 디자인이에요. 이미 출시된 모닝 및 쏘렌토 페이스리프트에서 볼 수 있었던 기아차의 최신 디자인 언어,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가 적용됐어요. 오퍼짓 유나이티드에는 총 네 가지의 속성이 존재하는데요. 더 뉴 K5에는 그중 ‘미래를 향한 혁신적인 시도(Power to progress)’가 반영됐다고 해요.

이에 따라 기존에 심장박동을 연상시켰던 주간주행등(DRL)은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으로 재해석되면서 DRL이 헤드램프 하단에서 상단으로, 그리고 범퍼 하단까지 확장됐어요. 아울러 그 아래 범퍼의 형상 또한 날개 형상으로 변경됐죠.

후면부의 경우 최신 기아차 모델과 동일하게 차폭과 입체감을 강조하도록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도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해 범퍼 아래까지 내려간 것이 눈에 띄는데요. 전면부는 그렇다 쳐도 후면부 디자인의 경우 사람마다 호불호가 꽤나 갈리고 있다고 하죠.

실내의 경우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및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보여요. 이와 아울러 하단에 배치된 인포테인먼트 및 공조 전환 조작계를 수평으로 배치시켜 실내 공간을 개방감 있게 구성했다고 하는군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기본으로 적용했으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영상, 음원 콘텐츠 등을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플러스가 탑재됐어요.

그밖에도 기아차는 더 뉴 K5 실내에 12스피커 크렐(KREL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 트렁크, 진동 경고 스티어링 휠, 에어컨 애프터 블로우, 뒷좌석 6:4 폴딩 시트 등 다양한 언전 및 편의사양을 갖추도록 했어요.

더 뉴 K5 파워트레인의 경우 페이스리프트 전과 동일하게 국내에서는 2.0 가솔린, 1.6 가솔린 터보, 2.0LPi, 2.0 가솔린 하이브리드 등 총 네 가지로 운영돼요. 현행 쏘나타 디 엣지 N라인에 탑재된 2.5 가솔린 터보 관련해서는 아직 감감무소식인데요. 스팅어 단종 후 K5에 고성능 라인업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소식일 수 있어요.

이와 관련하여 기아차는 한국경제 등 국내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한 결과라고 답했다고 해요. 물론 향후 탑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여 추후 신규 엔진 라인업이 신설될 여지를 남겨 두었죠.

트림 구성에도 변화가 있어요. 기존 트렌디, 프레스티지, 노블레스, 시그니처 등 네 가지로 구성됐던 트림에서 트렌디가 삭제되면서 세 가지로 축소됐어요.

본래 트렌디 트림은 가격이 2,500만 원 이하로 책정돼 K5 중 가성비 라인업을 담당했는데요. 이는 K5에 기본 품목을 확대하는 등 기초 상품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보여요. 참고로 더 뉴 K5부터 엔트리를 담당하게 된 프리스티지 트림의 경우 변경 전 대비 114만 원이 인상됐어요.

기존 트렌디 트림 삭제로 K5 가격 인상 체감폭은 약 400만 원 정도 상승했다고 볼 수 있어요. 최신 K5의 가성비 모델을 기다렸던 분들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구체적인 더 뉴 K5의 트림별 가격은 2.0 가솔린이 2,784만 원부터 3,447만 원 사이, 1.6 가솔린 터보는 2,868만 원부터 3,526만 원, 2.0 LPI는 2,853만 원부터 책정됐어요.

참고로 2.0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아직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 혜택 적용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는데요. 혜택 적용 전 가격으로는 프레스티지 3,326만 원, 노블레스 3,662만 원, 시그니처 3,954만 원이에요. 각 모델별 가격 인상액은 100~250만 원 정도 사이라고 보시면 돼요.

더 뉴 K5 출시로 인하여 올해 상반기 출시된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쏘나타 디 엣지와 본격적으로 경쟁 구도를 다시금 시작할 것으로 보여요. 쏘나타 디 엣지는 변경 전 혹평받은 디자인을 최신 현대차 디자인 언어를 적용해 풀체인지급으로 변경하여 큰 주목을 받은 바 있어요.

지난 5월 출시된 쏘나타 디 엣지는 10월까지 변경 전 K5와 비슷한 판매량을 보여 줬는데요. 과연 더 뉴 K5가 출시된 이후 국산 중형 세단을 찾는 소비자들의 선택은 어디로 기울어질지 궁금해지는군요.


아직까지도 1세대 K5가 등장했을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가 않는데요. 약 10년 뒤인 3세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K5는 스포티함과 강렬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어요.

이제 K5는 ‘오퍼짓 유나이티드’라는 기아차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죠. 페이스리프트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와 판매 실적은 어떤 양상을 보일지, 그리고 앞으로 몇 년 뒤 공개될 4세대 K5는 또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지 기대가 되네요.

이미지 출처 - 제조사 홈페이지, 모터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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