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기대했는데...컨셉만 좋았던 총체적 난국 한국 신작 드라마

넷플릭스 '캐셔로' 리뷰

넷플릭스가 연말 야심 차게 내놓은 '캐셔로'는 '돈이 곧 힘'이라는 자본주의적 생존 논리를 히어로물의 문법으로 치환한 작품이다. 이준호, 김혜준, 김병철 등 화려한 캐스팅과 웹툰 원작의 기발한 상상력을 등에 업고 출발했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8부작 시리즈는 히어로물 특유의 쾌감과 현실 비판적 메시지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휘청거린다.

'내돈내힘'이라는 양날의 검

'캐셔로'의 최대 강점은 단연 설정의 참신함이다. 소지한 현금의 양에 비례해 괴력을 발휘하는 강상웅(이준호 분)의 능력은, 선의를 베풀수록 자신의 경제적 토대가 무너진다는 역설적 딜레마를 낳는다. 이는 '무한한 힘'을 가진 기존 히어로들과 차별화되며, 흙수저 청년 세대가 느끼는 상실감과 희생의 가치를 영리하게 연결한다.

그러나 이 신선한 설정은 서사가 진행될수록 동력을 잃는다. '돈을 써야 힘이 난다'는 물리적 제약이 초반부의 유머와 긴장감을 담당하지만, 중반 이후 거대 악인 '범인회'와의 대결 구도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설정의 디테일보다는 전형적인 초능력 액션물의 관습에 매몰된다.

캐릭터의 평면성과 서사의 기시감

배우들의 열연은 훌륭하다. 이준호는 짠내 나는 소시민적 면모와 히어로적 고뇌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김혜준과 김병철 역시 극의 활력을 더한다. 하지만 캐릭터 조형 자체는 평면적이다.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들과 대척점에 선 빌런 조나단(이채민 분)과 조안나(강한나 분)는 넷플릭스 장르물에서 흔히 봐왔던 '절대악'의 전형을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 전개 방식에 있어 한국형 히어로물의 고질적인 문법인 억지스러운 신파와 권선징징식 결말이 반복된다는 점은 뼈아프다. 사회 비판적인 시선으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가족애'와 '희생정신'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로 성급하게 회귀하는 지점은 장르적 세련미를 기대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긴다.

소문난 잔치, 부족한 영양가

기술적인 완성도는 나쁘지 않다. 다만 CG와 액션 연출이 화려할수록, 그 속에 담긴 서사의 빈약함은 더욱 도드라진다. '캐셔로'는 현실의 고단함을 히어로물로 달래려 했으나, 정작 히어로물로서의 장르적 카타르시스도, 사회 고발적 메시지도 명확히 획득하지 못한 채 '설정의 재미'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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