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의 민낯 “공직사회 괴롭힘, 이 정도였어?”... 징계 공무원 30% 급증, 병들어가는 조직

지난해 144명 징계 받아.. 전년 比 29.7%↑
교육부 > 해경청> 경찰청 > 법무부 > 소방청
지자체 중 ‘경기’ 최다.. 서울·전북 등, 제주 ‘0’
국가·지방공무원법 “피해 보호책 명시 없어”

공직사회의 암묵적인 괴롭힘 문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한때 청년들의 취업 희망 1순위였던 공무원 직종이 업무 강도와 박봉으로 인기가 추락하는 데 이어, 이제는 ‘직장 내 괴롭힘’까지 급증세로 나타나면서 우려를 더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우월적 지위 등을 남용해 동료 등 조직 내 공무원에게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안겨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이 전년 대비 29.7% 증가한 144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이 더 이상 소수의 문제가 아님을 여실히 드러내는 수치로 보고 있습니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받은 국가·지방 공무원은 지난해 144명으로, 전년(111명)보다 29.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를 막론하고 모두 늘었습니다. 중앙부처 국가 공무원은 58명에서 85명, 지방자치단체 소속은 53명에서 59명으로 증가세를 기록해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여줬습니다.

가장 많은 징계자가 발생한 중앙부처는 교육부로, 불과 1년 만에 0명에서 28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이어 해양경찰청(26명), 경찰청(24명), 법무부(18명), 소방청(9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고 고용노동부와 국방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은 징계자가 각 1명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같은 기간 지자체에선 경기(30명)가 가장 많았습니다. 제주는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관련 징계자가 없었습니다.   

징계 유형별로 중앙 공무원은 견책(46명), 감봉(44명), 정직(38명), 강등(10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방 공무원은 견책이 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정직(33명), 감봉(31명), 강등(6명)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임은 중앙 공무원과 지방 공무원 모두 각각 5명으로 파면은 없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현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거나 피해 공무원을 보호하는 구체적 조항조차 없다는 게, 한층 더 우려를 키우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과는 달리 공무원 조직 내 괴롭힘에 대한 대응책이 미비해, 지난 21대 국회에서 민간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기준법과 마찬가지로 공무원 조직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발생 때 신고나 조사, 피해자 보호 조치 등을 규정한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폐기됐습니다.

22대 국회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담긴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이 지난 6월 발의됐지만 계류 중입니다.

양 의원은 “공직사회 내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은 높아졌지만, 피해자 보호와 조직문화 개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며, “더 이상 괴롭힘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체계적이고 법적인 보호조치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