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정부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 커져...비용 감당 의문 지적도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공동 개발 분담금 1조원 깎은 인도네시아가 튀르키예 등 다른 나라의 신형 전투기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일부 한국 방산 마니아들 사이에는 인도네시아와의 계약 자체를 해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 11∼14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방산박람회 'IDEX 2025' 기간에 튀르키예와 5세대 전투기인 칸(Kaan) 48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과거 TF-X로 불린 칸 전투기는 튀르키예가 미국에서 도입한 F-16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2010년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8년 본격 양산될 예정이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이 계약은 약 100억 달러(약 13조7000억원) 규모이며 향후 10년 동안 해당 전투기 생산과 인도가 진행될 예정이다.
보도대로라면 인도네시아는 튀르키예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전투기를 처음 도입하는 나라가 된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지난달 말에는 프랑스산 최신예 라팔 전투기와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 등을 추가로 도입하는 내용의 국방 협력 의향서(LOI)도 체결했다.
이 같은 사실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카르타를 찾아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난 뒤 공개됐다.
또 이달 초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산 J-10 전투기 구매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앞서 지난 1월에는 인도와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원) 규모의 초음속 순항미사일 도입 협상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프라보워 정부가 전임 정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무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2016년부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에도 참여했지만 최근까지 한국과 분담금과 기술이전 문제로 불협화음을 냈다.
당초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비의 20%인 약 1조700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분담금은 1조6000억원으로 줄었고, 최근에는 기술을 덜 이전받겠다는 조건으로 1조원이 깎인 6000억원으로 줄었다.
와중에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KF-21 자료가 담긴 비인가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외부로 빼돌리려다가 적발돼 한국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가 납부한 분담금은 4000억원 규모다. 남은 분담금의 최종 납부 기한은 협의 후 정해질 예정이다.

국내외 방산 관련 전문가들은 1990년대 말 '동티모르 사태'를 계기로 1999∼2005년 미국으로부터 무기 수입을 금지당한 경험 때문에 인도네시아가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몇 년 전부터 무기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 프라보워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전국 무상급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대규모 예산 구조조정을 하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무기 구입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프라보워 대통령의 무상급식 정책 등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 1월 해양경비대를 포함한 여러 부처의 예산 160억 달러(21조9000억원)가 삭감됐다고 SCMP는 전했다.
국내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약속한 공동개발 분당금을 내지 않고 규모를 줄이는 대신 타국산 전투기를 연달아 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인도네시아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의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