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거잭'이 '동그란' 모양인 '놀라운' 이유

자동차 실내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거나, 블랙박스 전원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시거잭 소켓'.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출처:온라인커뮤니티

집에서 쓰는 전기 콘센트는 모두 납작한 '11'자나 '돼지코' 모양인데, 왜 유독 자동차의 전원 소켓만큼은, 거의 100년 가까이 불편해 보이는 '동그란 구멍' 모양을 고집하고 있을까요?

여기에는, 지금은 거의 사라져버린 '이 물건'에서부터 시작된, 아주 재미있는 자동차의 역사와, 한번 정해지면 절대 바뀌지 않는 '국제 표준'의 무서운 힘이 숨어 있습니다.

모든 것은 '담배'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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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그란 구멍의 정체는, 이름 그대로 원래 '담배(Cigar)'에 불을 붙이기 위한 라이터였습니다.

최초의 발명: 1920년대 초반, 지금처럼 일회용 라이터가 없던 시절, 운전 중에 성냥이나 기름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의 힘으로 코일을 뜨겁게 달궈 불을 붙이는 방식의 '시가 라이터'가 발명되었습니다.

'동그란' 모양의 탄생: 당시의 기술로는, 열선 코일을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달굴 수 있는 형태가 바로, 이 '원통형 플러그'를 소켓에 밀어 넣는 방식이었습니다. 즉, 지금의 '동그란 모양'은 순전히 담배 불을 붙이는 목적 하나만을 위해 탄생한 디자인인 셈이죠.

어떻게 '전원 공급'의 표준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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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에 이르러, 이 편리한 시가 라이터는 대부분의 미국 자동차에 기본으로 장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운전자들은 곧, 이 '뜨거운 동그란 구멍'이 사실은 아주 훌륭한 '12V 직류 전원 공급 장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새로운 발명품의 등장: 사람들은 이 전기를 활용하기 위해, 시거잭 소켓에 꽂을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들을 발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전등, 전기면도기, 그리고 오늘날의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충전기의 조상뻘 되는 제품들이죠.

'국제 표준'으로 굳어지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미 널리 퍼진 이 수많은 액세서리들과의 '호환성'을 위해, 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는 시대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모양의 전원 소켓을 만드는 대신, 기존의 '동그란 시거잭' 모양을 그대로 '12V 전원 소켓의 국제 표준'으로 사용하기로 약속한 것입니다.

'동그란' 모양의 숨겨진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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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오래된 디자인은 자세히 뜯어보면 의외의 장점도 많습니다.

견고함: 어떤 방향으로 꽂아도 작동하며, 웬만한 진동에도 쉽게 빠지지 않는 견고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함: 구조가 매우 단순하여, 제조 단가가 싸고 고장이 잘 나지 않습니다.

자동차의 시거잭 소켓은, '담배'라는 과거의 유산이, '전기'라는 현재의 필요와 만나 탄생한, 자동차 역사의 살아있는 화석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이제는 USB 포트에 밀려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이지만, 이 동그란 구멍 하나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100년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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