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파이', 웨이브 '피의게임2'로 진정성 보여줄까 [현장+]

조회 1302023. 4. 26.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피의게임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인터넷방송인 '파이(본명 강다온)'는 미디어 간담회가 끝난 직후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간담회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자리에서는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듯 말문을 잇지 못하다 덱스(본명 김진영), 하승진 등 함께 참석한 피의게임2 참가자들의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파이가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은 서바이벌 웹 예능 '머니게임' 방영 당시의 논란을 의식할 수 밖에 없었던 현장 분위기가 결정적이었다.

'머니게임'의 굴레? "다른 모습 보여드릴 것"

지난 2021년 공개된 머니게임은 동명의 네이버웹툰 IP를 참조해 다양한 참가자들의 생존 경쟁을 유도하는 리얼 예능으로, 마지막 화에 가까워질 수록 참가자간 갈등이 고조되며 숱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파이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는데, 방영기간을 기준으로 정확히 2년 만에 새로운 서바이벌 예능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25일 진행한 간담회에서 집중을 받기도 했다.

피의게임2 참가자들이 25일 열린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에 참석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답변하고 있는 덱스(사진 가운데)나 주변 참가자들의 표정만 봐도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사진=웨이브)

실제로 이날 진행한 간담회에서는 첫 번째 순서로 오는 28일 공개되는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피의게임2 연출자와 출연진이 참석한 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피의게임2를 연출한 현정완 MBC PD와 함께 홍진호, 하승진, 덱스, 파이, 넉스, 신현지, 이진형, 유리사, 현성주, 윤비, 케리건메이, 후지이 미나 등 서출구를 제외한 출연자 전원이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피의게임2 참가자 중 한 명인 박지민 아나운서는 이날 행사를 진행하는 사회자 역할을 맡아 현정완 PD와 참가자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발표회에서 사회를 맡은 박지민 아나운서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확보한 개인 질문을 이어나갔고, 파이 차례에서 "머니게임에 이어 피의게임2로 돌아왔는데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 예정인가"라고 물었다.

피의게임2 티저에서 공개된 파이. (사진=웨이브)

이에 대해 파이는 담담한 목소리로 "제가 머니게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아쉽고 안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이번에 도전하는 피의게임2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한 것 같다"며 "좋든 나쁘든 파이라는 사람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한 플레이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개인별 사전 질의응답이 끝난 후 재개된 현장 Q&A 시간에서도 파이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다. 첫 질문부터 파이와 머니게임 당시 논란이 언급됐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질문 기회를 받은 모 매체 기자는 해당 질문을 하기 위해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전하며 현정완 PD에게 "파이가 머니게임 때 논란이 있었는데 제작진 입장에서 캐스팅 당시 부담감이 없었느냐"고 물었고 뒤이어 파이에게 "머니게임 이후 멘탈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피의게임2라는 서바이벌 예능에 다시 나온 것이 용감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그는 홍진호에 대한 질문도 추가했지만 이미 현장에 동석한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파이, 캐스팅, 부담감, 용기'라는 키워드가 뇌리에 박혔다.

현정완 MBC PD가 취재진의 질의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웨이브) 

현정완 PD는 고민없이 마이크를 집어들었다. 그는 "참가자를 섭외할 때 개인적으로 세 가지 기준을 정했다"며 "각 분야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분들, 서바이벌 예능을 감안할 때 이 캐릭터는 우승까진 아니어도 참가자들과 함께 녹여내면 잘 어울릴 것 같은 분들, 지원받거나 섭외하는 과정에서 매력적이면서 서바이벌 경력이 없더라도 충분히 활약할 것 같은 분들이 그 기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정완 PD는 "파이가 머니게임에서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지, 그리고 환경이 다른 서바이벌 예능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궁금했다"며 "그런 점에서 (캐스팅에 대한 부담감 같은 부분은) 제작진과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고 파이를 비롯한 플레이어에게는 생존만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 요청드렸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파이의 차례가 다가오자 현장 사회자이자 함께 피의시즌2를 촬영한 박지민 아나운서는 파이에게 "(파이가 받은 질문이) 제가 앞서 드렸던 질문과 유사한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편하게 해도 되고 안 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박지민 아나운서의 말은 머니게임 논란이 상기되면 파이의 멘탈이 흔들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나온 배려처럼 보였다.

피의게임2 간담회에 참석한 파이. (사진=웨이브)

마이크를 잡은 파이는 담담하면서도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나갔다. 파이는 "머니게임이 나온 지 2년이 지났는데 시청자분 중에서는 여전히 저를 안 좋게 보시는 분도 많다"며 "몰론 제가 (머니게임) 안에서 잘못한 행동이나 논란에 대해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이는 "저라는 사람이 10년간 방송을 진행했는데 다양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더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으로 지내왔다"며 "그런 와중에 현정완 PD님이 피의게임2에 도전해보는 것 어떻겠냐고 먼저 말씀을 해주셨고 많이 고민하다 용기 내서 출연하게 됐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서출구 외에 나머지 피의게임2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웨이브)

울컥하는 모습 대신 의연한 태도로 답변을 이어간 파이는 현장에 참여한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자신을 향한 답변에만 응대할 뿐 조용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머니게임 관련 논란으로 수차례 홍역을 앓기도 했던 데다 다시 한 번 서바이벌 예능에 출연한다는 부담감 등 복합적인 감정들이 교차하는 것처럼 보였다. 발표회가 끝난 후 가장 먼저 현장을 빠져 나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멋쩍은 표정을 지었던 파이의 모습에서 2년 전 머니게임 당시 논란에 대한 반성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피의게임2, 관전 포인트는

오는 28일 웨이브에서 공개되는 피의게임2는 지난 2021년 11월 공개된 서바이벌 예능 '피의게임'의 후속작이다. 피의게임은 게임에 참가한 플레이어들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상금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리얼리티 서바이벌을 표방했는데 당시 영화 '기생충'을 연상케 하는 '지하실' 등의 장치를 통해 '탈락해도 탈락한 것이 아닌' 반전의 묘미를 선사하는 등 독특한 서바이벌 예능으로 주목받았다.

시즌2격인 피의게임2는 전작과 달리 국내가 아닌 인도네시아 발리를 무대로 서바이벌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피의게임에서도 플레이어로 참가했던 박지민 아나운서와 덱스가 피의게임2에 다시 출연하는 가운데, 이번엔 전작보다 인원수가 늘어나 총 14명이 최대 상금 3억원을 두고 생존 경쟁을 펼치게 됐다.

피의게임2 캐릭터별 포스터. (사진=웨이브)

피의게임2의 관전 포인트는 '수위의 자유도'로 압축할 수 있다. 전작의 경우 MBC, 쓰리와이코퍼레이션, 태그미디어 등이 제작에 참여하고 웨이브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편성했지만 지상파 방송(MBC)에 본편을 동시 공개했던 만큼 수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피의게임2는 MBC와 웨이브가 공동 제작한 데다 웨이브에만 독점 공개되는 만큼 전작에서 보여주지 못한 '날 것' 이상의 표현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정완 PD는 "지상파 방송에서 공개됐던 것과 달리 수위가 쎄다"고 운을 뗐고 참가자 중 한 명인 덱스 역시 "촬영본을 짧게 나마 봤는데 지상파에서 풀어낼 수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어 하승진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극적인 것을 다 담았다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방송인 겸 포커플레이어 홍진호가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웨이브)

피의게임2를 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전작 대비 업그레이드 된 게임을 들 수 있다. 제작진은 두뇌, 피지컬, 정치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를 자부하는 참가자들이 참여한 만큼 예능적 요소가 강했던 전작을 보완하기 위해 별도 게임팀을 두는가 하면 게임회사에 자문을 구할 만큼 치밀하고 수준높은 게임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현정완 PD는 "피의게임2 기획 당시 전작인 지하실 장치나 감정선이 녹아든 드라마적 요소를 살리면서도 부족했던 게임적 요소와 플레이어들의 게임 스타일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섭외 단계부터 각 분야 최고들이 모인 만큼 제대로 된 판을 깔아주고 싶었고 국내에서 소화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발리로 나갈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피의게임2만의 고난도·대형 스케일은 출연자들의 소감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방송인 겸 포커플레이어인 홍진호는 "방송을 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서바이벌 장르를 좋아해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나가봤지만 피의게임2가 가장 힘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피의게임2 모든 출연자가 정신·체력적으로 역대급 힘듦을 느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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