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중국문화, 원어민 교사와 함께 배워요

지난 25일 저녁 창원경일고 2층에 있는 경일학원 공자학당에서 원어민 중국어 교사와 수강생들이 회화 수업을 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지난 25일 저녁 창원경일고 2층 한 교실에서는 중국어 대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원어민 중국어 교사와 한국 성인들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이곳은 '경일학원 공자학당'이다.

경일학원 공자학당은 중국어 저변을 넓힌다는 취지로 2016년 4월 문을 열었다. 학생과 교사,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과 중국문화 수업을 하는 곳이다.

임채동 창원대산고 교사는 7년 넘게 다니다 보니 간단한 회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중국어를 배우는 것도 있지만, 가까이 있는 나라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지리가 전공이어서 중국 지리와 역사도 공부해오던 상황이었는데, 문화를 이해하려면 언어가 필요해 시작했지요."

공자학당은 매년 겨울방학 때 학생, 여름방학 때 교사를 대상으로 각각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임 교사는 중국 산동대학 국제교류센터가 주관한 21일간 연수에 두 차례 다녀오기도 했다. 매번 창원과 부산지역 교사 45명 정도가 모여 참여했다고 한다.

지웬신(紀文馨) 원어민 중국어 교사가 지난 25일 저녁 창원 경일학원 공자학당에서 회화 수업을 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지난 25일 저녁 창원경일고 2층에 있는 경일학원 공자학당에서 수강생들이 원어민 중국어 교사의 회화 수업을 듣고 있다. /이동욱 기자

김기정 창원경일고 1학년 학생은 색다른 미술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원어민 중국어 교사가 참여해 학생들에게 쉬운 단어나 문장을 가르쳐주며 대화했고, 봄 춘(春) 자나 팬더 모양을 만드는 전통 종이공예도 함께했다.

"좋아하는 영화나 음식 등을 이야기하면서 원어민 선생님과 가까워졌어요. 덕분에 중국어뿐만이 아니라 다른 언어에도 호기심이 생겼어요. 다양한 언어를 쓰는 원어민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어요."

미술과 중국어를 복수 전공한 김가현 창원경일고 교사는 "학생들이 원어민 선생님들과 소통으로 더 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태국, 미국 원어민 선생님과 교류도 추진했는데요. 놀다시피 한두 마디 주고받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외국인과 교류가 어렵지 않다고 느끼면 성공한 것 같아요."

지난 25일 저녁 창원경일고 2층에 있는 경일학원 공자학당에서 원어민 중국어 교사와 수강생들이 회화 수업을 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교재를 중심으로 진도를 나가면서 딱딱한 수업을 하기보다 원어민 교사와 수강생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이 공자학당 특징이다. 예를 들면 원어민 교사의 고향 이야기, 다양한 중국 문화·지명·음식 등을 놓고 1시간 20분가량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 서로 잘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일도 잦다. 교사와 수강생이 함께 배우는 시간이다.

중국 산동대학 대학원 과정 연구생들이 공자 아카데미가 있는 부산 동서대로 파견을 와서 각 지역 학교로 흩어져 공자학당 원어민 교사로 일한다. 경남교육청 원어민 중국어보조교사(CPIK)로 중국 각 지역 사범대학 출신자들이 국외 연수를 오는 사례도 있다.

경일학원 공자학당에는 한 해 동안 원어민 교사 2명이 함께 수업한다. 지웬신(紀文馨)·치후이후이(祁慧慧) 교사는 각각 지난해 10월, 올 2월부터 창원경일고에서 학생과 시민을 가르치고 있다. 수강생들과 일정을 맞춰 통영, 창녕, 경주, 거제 등 인근 지역과 한국의 문화유적을 탐방하기도 한다.

지웬신 교사는 공자학당 수업이 즐거운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어나 중국문화를 배우기 원해는 오는 분이 많아서 마음이 편안해요. 특별한 동기를 유발하지 않더라도 모두 자신이 다짐을 하고 와서 노력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요."

공자학당 시민 대상 평생교육인 중국어 회화 수업은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저녁 5시 30분~6시 50분, 7시~8시 20분 기초반과 중급반 등으로 나눠 진행한다. 수강생은 주 1회 80분 수업을 듣는데, 15주간 한 학기 수업이 이뤄진다. 한 학기 수강료는 9만 원이다. 자세한 문의는 창원경일고(055-285-0450)로 하면 된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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