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당 영업이익 1만달러…치킨게임에도 느긋한 테슬라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1. 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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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주 소재 테슬라 기가팩토리 전경 [사진=테슬라]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즉각 반영하는 ‘시가 전략’을 고수한 테슬라가 1년 만에 영업이익을 두 배 늘렸다.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전기차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남기는 영업이익도 1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가 최근 미국·유럽에서 판매 가격을 최대 20% 낮추며 ‘전기차 치킨게임’을 시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탄탄한 수익성에 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 매출은 243억1800만달러(약 29조933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9억100만달러(약 4조8017억원)로 49.3%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테슬라는 지난해 매출 814억6200만달러(약 100조2715억원), 영업이익 136억5600만달러(약 16조8091억원)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51.4%, 109.4% 증가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16.8%로, 전년(12.1%)보다 4.7%포인트 높아졌다.

테슬라는 지난해 차량 136만9611대를 생산해 고객에게 131만3851대를 인도했다. 세단인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등 보급형 전기차의 인도 실적은 124만7146대, 고급형 세단 모델S와 SUV 모델X의 인도량은 6만66705대로 집계됐다.

전체 차량 인도량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지난해 테슬라는 차량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영업이익 1만394달러(약 1279만원)를 남긴 셈이다. 동일한 기준으로 계산하면, 현대차는 지난해 차량 한 대당 249만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불과 2019년까지만 해도 테슬라는 차량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188달러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듬해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테슬라의 차량 한 대당 영업이익은 2020년 3992달러, 2021년 6968달러로 높아졌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이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탄소배출권 거래권 수익, 생산 공정 혁신, 원자재 가격 상승분 전가, 소프트웨어 판매 수익 등이 꼽힌다.

테슬라는 최근 미국·유럽·중국 등 전 세계에서 전기차 판매 가격을 대대적으로 인하했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6만5990달러에 판매된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는 5만2990달러로 19.7% 낮아졌다. 여기에 세액공제 7500달러를 적용하면 미국 내 모델Y 롱레인지 실제 판매 가격은 4만5490달러로 낮아진다.

이는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RWD(4만5500달러), 기아 EV6 롱레인지 RWD(4만8700달러)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아직 미국에 전기차 공장이 없어 지난해 8월 시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테슬라는 현지 브랜드가 내수 시장을 점령한 중국에서도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모델3는 26만5900위안(약 4840만원)에서 22만9900위안(약 4180만원)으로 13.5% 저렴해졌고, 모델Y는 28만8900위안(약 5250만원)에서 25만9900위안(약 4730만원)으로 10% 낮아졌다.

가격 인하를 단행한 뒤 테슬라 판매량은 즉각 늘어났다. 중국상업은행에 따르면 이달 9~15일 중국에서 테슬라는 1만2654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한 실적이다. 미국에서도 테슬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공장 가동 중단과 공급망 문제 등 어려움에도 한 해 동안 이런 결과를 얻었다”며 “1월 현재까지 받은 주문은 생산량의 두 배로 테슬라 역사상 가장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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