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급식조리사 1인당 136인분 담당..."10분도 못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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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이 해야 할 일을 혼자서 하려니….”
지난 31일 오전 10시께 인천 서구 당하동의 인천해든초등학교 급식실. 급식조리사(조리실무사) 채명희씨(53)는 2천100여명이 먹을 양의 얼갈이 된장무침을 준비하기 위해 쉴새 없이 배추를 다듬는다.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잠시 자리에 앉아 10분 만에 점심 식사를 마친 채 씨는 다시 식판 설거지를 시작한다. 채 씨는 “이곳에는 조리실무사 1인당 150명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 인력으론 팔이 4개여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같은 시각 중구 영종동의 중산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하는 김영지씨(가명·50)도 상황은 마찬가지. 김씨는 뜨거운 수증기를 얼굴에 맞으며 2천여명이 먹을 찌개를 끓인다. 김씨는 “기름냄새가 가득해 머리가 어지러워서 바깥바람을 쐬고 싶지만, 지금 인력으로는 10분만 쉬어도 배식 시간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참고 일한다”고 했다.
인천지역 학교 급식실에 조리실무사 인력이 부족해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인천시교육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20일 공립학교 조리실무사에 대한 인력 충원을 위해 조리실무사 301명을 모집했다. 시교육청이 실제 채용한 조리실무사는 152명으로 절반 수준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조리실무사들의 임금 대비 근무 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 모집해도 지원을 잘 안 한다”고 했다.
이로 인해 학교 조리실무사들은 쉴 틈 없는 노동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근무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몸이 아파도 병원도 가기 힘들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의 ‘학교 급식실 노동자 작업조건 실태 및 육체적 작업부하 평가’ 결과, 인천의 조리실무사는 1인당 점심 식사 인원 136.8명을 담당한다. 이는 서울(140.3명)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많다.
지역 안팎에서는 인력 충원을 위해 임금 인상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경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사무처장은 “최저 임금 수준에다 최악의 근로 환경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것은 방치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말로만 인력을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리실무사의 노동 여건이 열악한 건 알고 있다”며 “노동계와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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