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UAE에 22조 원 '풀패키지' 수출 초읽기… F-35 거절당한 UAE의 선택

미국이 F-35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때, UAE는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를 손에 넣으려 했던 계획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죠.

그런데 그 공백을 채울 전투기로 지금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기종이 바로 우리의 KF-21 보라매입니다.

더욱 놀라운 건 그 사업 규모입니다. 무려 1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2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풀패키지 계약이 협상 막바지 단계까지 와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전투기 몇 대를 파는 게 아닙니다. 기술이전, 현지 생산, 차세대 블록 3 공동개발까지 모두 묶인 패키지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그리고 지금 협상 테이블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금부터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22조 원짜리 사업, 도대체 무엇이 포함되어 있나


우선 이 사업의 규모가 왜 이렇게 큰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KF-21 전투기 50대의 단순 도입 가격이 22조 원이 될 리는 없습니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사업은 단순 구매 계약이 아니라 기술이전, UAE 현지 라이선스 생산, 그리고 KF-21 블록 3 공동개발 참여까지 모두 포함한 말 그대로 '풀패키지' 사업으로 보입니다.

UAE가 원래 도입하려 했던 F-35가 50대였기 때문에 KF-21도 대략 50대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UAE 현지에서 직접 조립·생산하는 라이선스 생산 라인 구축, 그리고 KF-21의 다음 세대인 블록 3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비용까지 모두 합산되면 22조 원이라는 숫자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것이죠.

한마디로 말해서 UAE는 단순히 완제품 전투기를 사는 게 아니라 전투기 산업 자체를 자국에 이식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입니다.

경쟁자는 F-16과 유로파이터, 그런데 결론은 이미 났다?


이 사업에 우리만 뛰어든 건 아닙니다. 미국의 F-16과 유럽의 유로파이터 타이푼도 경쟁 기종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 기종 모두 UAE의 선택을 받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F-16은 UAE 입장에서 보면 F-35를 거절당한 대안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격이 낮습니다.

애초에 F-35를 원했던 나라가 구형 F-16으로 만족할 리 없는 것이죠. 유로파이터 타이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UAE는 이미 프랑스제 라팔을 대량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같은 유럽산 4.5세대 전투기를 또 들여올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선택지는 사실상 KF-21 하나뿐인 셈입니다.

UAE 언론에서도 이미 상당히 구체적인 KF-21 도입 논의가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으며, 이미 기종 선정은 사실상 KF-21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협상의 핵심 걸림돌, '소스 코드' 문제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왜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은 걸까요? 핵심은 '소스 코드' 문제입니다.

UAE를 포함한 중동 국가들은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뿐 아니라, 자국이 원하는 무장을 직접 통합할 수 있도록 소스 코드 제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에 진통이 생긴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소스 코드라는 개념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점입니다. 전투기의 소스 코드는 단일한 하나의 덩어리가 아닙니다.

항법 장치 관련 코드, 레이더 관련 코드, 데이터링크 관련 코드 등 종류가 무수히 많습니다.

우리도 미국으로부터 KF-16의 일부 소스 코드를 받아서 JDAM 같은 GPS 기반 무장을 직접 통합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레이더나 데이터링크에 관한 핵심 소스 코드는 미국이 이스라엘에도 제공하지 않을 만큼 철저히 통제하는 영역입니다.

결론적으로 UAE가 항법 장치 수준의 소스 코드를 원한다면 협상 여지가 있지만, 레이더와 데이터링크에 관한 핵심 코드까지 요구한다면 그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어떤 나라도 줄 수 없는 영역에 해당합니다.

지금 협상은 바로 이 경계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지를 두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KF-21 두 번째 수출국, 필리핀 아닌 UAE가 되나


이번 협상이 타결된다면 KF-21의 두 번째 수출국은 필리핀이 아니라 UAE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그 규모도 필리핀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22조 원이라는 금액은 우리 방산 수출 역사상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에 해당할 것이죠.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번 협상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중동 언론에서는 사우디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사우디의 경우 노후화된 구형 F-15를 대체할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UAE 협상이 마무리되는 흐름에 따라 사우디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중동 시장에서 KF-21이 하나의 표준 전투기로 자리 잡는 그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기술이전 딜레마, 22조를 잡으려면 어디까지 내줘야 하나


이 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은 사실 따로 있습니다. 22조 원이라는 거대한 계약을 손에 쥐기 위해 우리는 기술을 어디까지 내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방산 수출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적극적인 기술이전과 현지화 전략이었습니다.

아예 기술이전을 거부하는 방식으로는 이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킬 수 없다는 현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수준입니다. 현지 생산 라인을 구축해 주는 것과 전투기의 핵심 두뇌인 임무 컴퓨터의 소스 코드를 통째로 넘기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우리 방산 당국은 이 경계를 어디에 설정할지를 두고 지금 가장 고민스러운 협상을 이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22조 원은 분명 매력적인 숫자입니다. 그러나 그 숫자 뒤에 따라오는 기술 유출의 리스크와 장기적인 자주국방 역량 보호라는 가치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이번 협상의 진짜 승부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