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한 IAEA와의 별도 협정 협의 의향을 공식 통보했다. 공식 협의 개시를 뜻하는 절차다.
정부가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정 체결 협의에 나서겠다는 의향을 공식 통보했다. 7일 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오스트리아 빈 본부 기자회견에서 이를 확인했다. 핵잠 도입을 위한 양측의 공식 협의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다만 넘어야 할 문턱은 적지 않다.

"CSA 14조, 그 예외 조항"
그로시 총장은 "한국이 포괄적 안전조치협정(CSA) 제14조에 따른 별도 약정에 관해 IAEA와 협의를 시작할 의향을 사무국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IAEA에 이미 관련 신고 자료를 제출했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CSA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약속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NPT는 핵무기 비보유국의 핵물질 무기화를 금지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IAEA와 CSA를 맺고 사찰 등 안전조치를 받도록 한다. CSA 14조는 별도 협정 체결을 통해 비보유국의 군사용 핵물질 사용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데, 그 대표적 사례가 핵잠이다.

"브라질도 호주도 수년째 협의 중"
문제는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핵잠 도입을 위한 IAEA와의 별도 협정 체결은 아직 선례가 없다. 한국보다 먼저 핵잠 도입을 추진 중인 브라질과 호주도 수년째 IAEA와의 협의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 핵잠에 쓰일 핵연료 공급의 키를 미국이 쥐고 있는 만큼, 한미 간 협상 속도가 IAEA 협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월 서울 면담이 남긴 것"
이번 통보가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아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그로시 총장은 지난 6월 서울에서 만나 한국의 비확산 의무 준수 의지를 평가하고 핵잠 도입을 위한 협력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 그로시 총장도 이날 "앞으로 투명한 정신 아래 협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절차의 첫 단추가 국제기구 쪽에서 먼저 꿰어진 셈이다.

핵잠은 잠항 시간과 작전 반경에서 재래식 잠수함과 차원이 다르다. 그만큼 도입 과정도 기술이 아니라 외교와 규범의 문제로 먼저 풀어야 한다. IAEA와의 협의, 그리고 미국과의 핵연료 협상이라는 두 갈래를 어떻게 맞물려 갈지가 관건이다. (사진 출처=코리아타임스, 연합뉴스, 다음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