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자르는 고통" 이수근도 앓은 '이 병'…2040 남성 급증, 왜?
개그맨 이수근은 지난달 유튜브 채널 '김승우WIN'에 출연해 '통풍 전문가'급 지식을 뽐냈다. 그는 "통풍이 있다. 약을 계속 먹고 있다"며 통풍 치료를 위해 일본의 병원을 찾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약을 먹어도 술을 마시면 통풍 발작이 온다"며 "꿈에서 누가 칼을 들고 와서 다리를 자르거나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놀라 깨는데 (자다가) 통풍이 와 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통 요산 농도가 6㎎ /dL 이상이면 통풍을 일으킬 수 있는 고요산혈증으로 보는데, 퓨린이 많은 음식을 먹을수록 요산 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퓨린은 주로 액상과당이 포함된 탄산음료를 비롯한 가공식품, 과일주스, 육류 중에 특히 살코기, 등푸른생선, 맥주 등에 함량 돼 있다. 퓨린은 분해 과정에서 요산으로 변하고 적정량의 요산은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고요산혈증은 혈액 중 요산 수치가 과도하게 많은 상태로 별다른 증상이 없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통풍은 주로 엄지발가락에 생기지만 발목과 무릎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20~40대 젊은 세대에도 점차 흔한 병이 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2014년 30만8728명에서 지난해 53만5100명으로 약 73% 증가했다. 특히 2040 남성 환자의 경우 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데 10년 전 대비 20대는 약 167%, 20대는 109%, 40대는 83%가 늘었다. 2023 기준 전체 통풍 환자 2명 중 1명(48%)에 해당할 정도다.
젊은 층에 통풍이 급증하는 이유는 첫째 잦은 음주와 배달 음식,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등 푸린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가 늘었기 때문이다. 둘째, 부족한 신체활동에 신진대사가 늦춰져 비만을 유발하고 혈액 내 올라간 요산 수치 배출이 저해돼 통풍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신기능 저하 환자나 비만,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있는 환자는 통풍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4배 높다.
무증상 고요산 혈증은 증상은 없지만, 혈액 속에 요산의 수치가 높은 상태로 우연히 혈액 검사를 했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통풍 발작이 오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일 때는 통증을 줄이고, 염증과 요산 수치를 낮춰주는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엄지발가락으로 초기에는 발열감과 바늘로 찌른 것과 같은 통증을 느낀다. 대개 밤에 통증이 심해져 몇 시간 이내 사라지기도 하지만 몇 주간 지속되기도 한다. 염증 발생 부위가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극심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만성화되면 관절에 변형이 동반되고 통풍 결절이 형성되기도 한다.
통풍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퓨린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가급적 적게 먹고 곡류, 미역을 비롯한 해조류, 저지방 우유, 아메리카노, 사과, 바나나 등 퓨린이 적거나 요산 배출을 돕는 음식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요산 배출을 돕기 위해 하루 2리터씩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되며, 하루 500㎎의 비타민C 섭취도 요산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통풍은 평생 요산 수치를 조절해야 하는 질환으로,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식단을 조절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발작을 대비해 상비약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유근 병원장은 "혈중 요산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수분 섭취를 늘려 혈중 요산을 정상 이하로 조절하는 등 장기적인 예방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며 "약을 꾸준히 먹는 것 다음으로 요산을 만드는 퓨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주의하고, 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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